요즘들어 늦은밤 혼자, 방에서 불꺼놓고 공포스릴러 영화보는 재미에 빠져있다.

사실 몇 년전만해도 이런게 대수롭지않은 일상이었는데
한참 많은 스릴러 호러영화를 섭렵하면서 어느순간 관심이 멀어져 버렸고,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이에 열중하고..더불어 남친이 생기면서 그동안 내 취미생활을 즐길만한 여유가 없었다고나 할까?

 

지금은 남친의 직업상 거의 원거리 연애를 하고 있으니 남는게 시간이요,
블로그에 엃매이는 상태에서 벗어나니 그닥 밖을 나돌지 않는 생활패턴을 가진 나에게
퇴근 후 무료함을 달래줄 무언가가 다시 필요해졌다.

그래서 미드나 영화를 다시 찾아보기 시작했는데...
역시 나에겐 삶의 자극제로, 평안한 일상에 적절히 긴장감을 느끼게 해주는데엔 공포스릴러 장르만한게 없더라.

 

특히 개인적으로 귀신이나 악령보단 현실감있는 스릴러쪽을 선호하는 편인데,
이런건 한국에선 개봉 안되는 경우가 많아서 굳이 찾아보지 않으면 접하기 힘든지라 한동안 잊고살았더니
그동안 볼만한 영화들이 꽤 많이 나왔다.

 

 

 

 

 


그 중에서도 며칠 전 봤던 '백컨트리'란 영화가 인상적이다.
이건 살인마가 나와 쫒고쫒기는 숨막히는 추격전이 있는것도 아니고..
어디한군데 절단되는게 예사인 요즘 스릴러영화들처럼 피가 난무하거나 놀랄만한 반전이 있는것도 아니고..
지금 생각해보면 등장인물 딱 네사람 나오는(그 중 두명은 한 5분 나오려나?) 정말 별 내용 없는 영화였다.
어떻게 이 단순한 내용으로 90분을 만을었을까 싶을정도지만
신기하게도 보는내내 지루하진않았으니 감독의 뛰어난 연출에 박수를 쳐주고싶다.

 

사실 좀 자극적이고 스펙타클함을 즐기는 나로썬
내용이 예측가능할만큼 반듯하고, 제한된 설정안에서의 진행이 밋밋하다는이유 때문에 실화영화를 그닥 좋아하진 않는다.
난 그냥 대놓고 허구성과 상상력이 풍부한 이야기들을 좀 더 치밀하고 쫄깃쫄깃하게 풀어주는 영화가 좋다.

 

그럼에도 극사실적인 느낌으로 단지 두사람의 하이킹을 따라다니는 '백컨트리'가 기억에 남는건
평소 내가 전혀 인지하고있지 않았던것에서 나온 긴장감...

아니 쉽게말해 그냥 순전히 '곰'때문이다.


그동안 곰이란 동물을 덩치크고 힘이쎄고 물고기와 과자를 얻어먹으려 재주부리는 귀여운녀석...정도로 인식하고 있었기에 생긴 괴리감이랄까...
물론 야생곰은 당연히 다를거라 생각했지만...
내가 야생에서 살아본게아니니 그동안 실감하지 못했던것의 실체화를 제대로 보여줬다.

 

 

 

 

우리나라는 산에서 곰을 만날 확률이 희박하다지만 해외에선 곰의 공격으로 인한 인명사고가 간간이 일어난다고 한다.

영화 내용과는 전혀 관계없지만

이 영화의 실존인물을 찾다가 우연히 2011년 8월에 해외에서 일어났던 일을 보도한 데일리메일의 전문을 보고 기함을 했는데 이 내용을 보고나면 영화가 매우 시시하게 느껴질수도 있겠다.

 

 

곰에게 산채로 먹힌 19세 러시아 소녀

 

당신딸의 끔찍한 비명소리를 듣는다는건 미치는 일이다.
당신의 딸이 살기위해 곰과 싸우며 결국 죽어가는 목소리를 듣는건 정말 끔찍한 일일것이다.
이것은 한 러시아소녀(19세)를 딸로둔 어머니가 겪은일이다.
그녀의 딸이 산체로 곰과 곰의 새끼들에게 먹히는것을 전화로 생생히 들은것이다.

한 시간이 넘게 죽음과 사투를 벌인 올가 모스칼요바(19세)는 죽기 전 엄마에게 3번 전화를 걸어
"엄마, 곰이 저를 먹어요. 엄마 너무 아파요, 엄마 도와 주세요"라고 말했다.

그녀의 친모 타티아나는 말했다.
"처음에는 딸이 장난치는줄만 알았지만 금세 진짜 완전히 겁에질린 목소리와 고통에 찬 목소리를 듣게됐고
곧이어 진짜 곰의 으르렁거리는 소리와 무언가를 씹는 소리가 들렸다. 나는 그 순간 너무  놀래서 쇼크로 죽는줄만 알았다."

타티아나가 모르는사이 이미 그 곰에게 그녀의 남편인 이고르 트쉬가넨코프(올가의 새아빠)가 죽은뒤였으며
그는 목이 부러지고 두개골이 박살난상태로 죽었다. 그때 딸은 70야드(64미터) 떨어진곳에서 목격하고는 도망쳤지만 어미곰에게 다리를 잡히고 말았다.

곰이 그녀의 몸을 장난감처럼 다룰때 그녀는 엄마에게 몇번이고 전화를 시도했고, 전화를 받고 놀란 타티아나는 이미 죽은것을 알지못하는 남편에게 계속 전화를 했으나 당연히 응답이 없었다.

그녀는 곧바로 시베리아 동쪽끝에 위치한 테르말니이 마을소속 경찰들에게 알렸다.
그녀는 당장 강을넘어 그들이 낚시간곳으로 가줄것을 부탁했다.

두번째 전화가왔다.

약해진 올가 목소리에는 "엄마, 곰이 갔다가 다시왔어. 3마리 새끼를 데리고 와서 날 먹고있어.."라고 했다.

첫번째 전화가 온 후 거의 1시간 후 마지막 전화가 걸려왔다. 올가는 그녀가 죽기 직전이라는것을 직감했다.
곰은 떠난상태였다.

 "엄마, 이제 더이상 안아파요. 아무 느낌 안나요. 그동안 엄마한테 잘못했던일들 다 용서해주세요. 엄마 너무 사랑해요"라고 했다.

타티아나는 살아생전 딸의 목소리를 그렇게 마지막으로 듣게되었다.

30분뒤 이고르의 동생 안드레이는 경찰들과 함께 그 현장에 도착하였고, 어미곰은 이고르의 시신을 계속 먹고있었다.
시신은 매우 훼손된 상태였다.

올가 또한 죽은상태였고 경찰은 6명의 사냥꾼을 출동시켜 어미와 어미새끼 3마리를 사살하라고 명령했다.


 

 

 

 

곰은 호랑이같은 고양이과 맹수들과는 다르게 한번에 사냥감의 목을물어 죽이는것이 아니라, 살아있는채로 먹는다고 한다.

어찌보면 실로 매우 잔인한동물이 아닐 수 없다.

 

 

 

 

참고로 곰을 만났을 때 대처법

 

곰은 검은곰과 회색곰(그리즐리곰)이 있다.

검은곰이 사람을 의도적으로 공격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사람이 새끼에게 접근하거나, 곰의 먹기에 접근하거나 또는 갑자기 마주치거나, 먹을것이 부족해 배가고파 먹이를 뺏기위해 공격한다.
곰과 마주칠 경우 등을 보이지 말고 마주 본 상태에서 서서히 뒷걸음으로 곰과 멀어져야 하며
곰은 시속60km로 달리기때문에 등을 돌리고 도망가면 잡힌다.
검은곰은 나무도 잘타기때문에 나무위로 도망가면 안되고, 죽은척해도 먹이로 오인할 수 있다.
검은곰은 죽은것도 먹기때문.

회색곰은 검은곰보다 훨씬 더 크고 공격적이다.
회색곰을 만나면 나무위로 도망가도 된다.
최악의 경우 쓰러져 죽은 척하면 회색곰은 코로 냄새를 맡아보고 그냥 지나간다.

 

어쨌든 곰은 마주치지 않도록 하는게 상책인데
검은곰은 사람의 인기척을 들으면 미리 피하기 때문에 산행중 큰소리로 동료들과 이야기하며 일부러 소리를 내어 곰이 사람의 기척을 알아채고 스스로 피하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정면으로 곰과 마주친 상황에서는 오히려 시끄럽게 하거나 물건을 던지면 곰을 공격을 부추길 수 있으므로 주의할 것.


곰에게 뿌리는 베어스프레이는 산행시 가급적 지참하고 다니고 베어스프레이를 뿌릴때는 5~6m거리에서 바람의 방향에 주의해 쏴야한다. 급할시는 맞바람이라도 호흡을 멈추고 뿌리도록하자.
 

 

위의 내용을 대충 요약하자면 검은곰 만나면 별 대책도 없고, 회색곰을 만나더라도 나무를 못타는 관계로 죽을 위험이 매우 높으니 그냥 곰 출현가능성있는 깊은 산속은 들어가지 말라는거...

 

 

 

 

원래도 등산을 지극히 싫어하는 나는 영화보면서
내 남자친구가 나보고 저렇게 무거운거 잔뜩 짊어지고 산 타자고했음 진즉 승질내고 그만뒀을텐데 저 여자 참 성격좋네~ 그동안 나한테 캠핑가자고 그리 졸라도 벌레싫다고 안갔는데 반성좀 해야하나...하고 생각했다가 곰에게 습격당하는거 보고나니 앞으로 등산과 캠핑따윈 절대 안갈듯 ㅡㅡ;;

 

그나저나 백컨트리영화 포스팅하다가 이게 영화얘기인지...곰얘기인지...또 삼천포로 빠졌다;;

결론은 영화에서 실제 곰이 나오는 장면은 20분도 채 안되지만 영화보고 난 후 곰밖에 생각나지 않을만큼 인상깊었단 소리다 ㅋ

 

 

 

 

 
 
 
Posted by 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