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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즈니 공주케릭터의 변천사② (알라딘/포카혼타스/뮬란/공주와개구리/라푼젤/메리다와마법의숲/겨울왕국) by S

Y&S 2014. 3. 3. 01:41

 

2014/03/01 - 디즈니 공주케릭터의 변천사① (백설공주/신데렐라/잠자는숲속의공주/인어공주/미녀와야수) by S

 

그럼 앞의 포스팅에 이어 다시 시작.

 

 

 

1992년 알라딘 (Aladdin)

 

 

 

알라딘은 원래 중국소년이다.


하지만 실제 내용은 중국이 배경처럼 전혀 느껴지지 않기에 보통 사람들은 알라딘을 아랍인으로 알고있다.
뭐 원작이야 어쨌든 아라비안 나이트의 천일야화등을 통해 이미 알라딘을 중국소년으로 보기엔 무리가 있고,
디즈니 애니메이션 역시 자스민 공주와 함께 중동의 아랍인처럼 묘사해놓았지만

여행을 다니며 마지막 중국을 보여주는걸 보면 제작자들은 어느정도 이 부분을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

 

 

 

 

배경이 배경인만큼 디즈니는 알라딘에서 환상적인 꿈의 세계을 만들어냈다.
애니메이션보다 더 유명한 'A whole new wolrd' 라는 명곡을 탄생시켰으며, 디즈니 애니메이션 사상 최초로 2억 달러가 넘는 수익을 거둔 작품이다.


유럽인의 모습이 아닌 최초의 이국적인 공주의 출현이며, 까무잡잡한 피부의 자스민은 모든 공주를 통틀어 가장 섹시한 공주라고 생각된다.
디즈니 프린세스 라인 중 공주보다는 알라딘이라는 상대 남성캐릭터가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유일한 애니메이션.

 

 

 

 

 

1995년 포카혼타스 (Pocahontas)

 

 


디즈니에서 최초로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는 애니메이션 포카혼타스.
사실 아메리카 개척시대에 백인 개척자와 인디언 족장딸과의 애절한 사랑이야기를 담은 이 애니메이션의 내용은 거의 다 허구이다.

 

극중 포카혼타스와 사랑에 빠지는 '존 스미스'가 포카혼타스 사망 7년 후 공표한 내용을 바탕으로 했는데
포우하탄 부족이 자신이 포함된 일행을 납치했고, 죽음의 위기를 맞은 그들을 포카혼타스가 눈물로 호소하여 구해냈다는 이야기는 발표시점이 애매한데다 진술의 일관성도 없었기 때문에 사실로 여기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한다.

 

포카혼타스가 백인 남성과 결혼한것은 사실이지만 대상은 존 스미스가 아니었고, 그녀가 백인과 인디언 사이의 전쟁을 막았다고하지만 실제 원주민과 백인은 평화롭게 지내지도 못했다.
백인들은 정복한 땅에서 원주민이 사라질 때까지 공격하였고, 여자와 아이들까지 죽였다.

 

 

 

 

솔직히 이 애니메이션은 백인의 입장에서 진실을 아름답게 포장한것같아 마음에 들지 않는다.

게다가 남주인공 존 스미스가 실제 사기꾼이라고 생각하면 더욱 보고싶지 않다.


어찌됐든 실화를 표방하기 때문인지 남주인공과 여주인공이 마지막에 맺어지지 않은 유일한 디즈니 애니메이션이 아닐까 싶다.

 

인디언의 특징을 살려, 각지고 광대뼈가 도드라진 선이 뚜렷한 얼굴을 지니고 있는 포카혼타스.
실제 애니메이션에선 그럭저럭 괜찮은데 캐릭커쳐는 좀 남성스러운 얼굴이라고 해야하나;;

 

 

 

 

1998년 뮬란 (Mulan)

 

 

 

위진남북조시대 최초여성장군이었던 실존인물 '화목란'을 바탕으로 한 캐릭터 뮬란.

 

디즈니에서 위아더월드를 표방하고 싶었는지 최초로 프린세스 라인에 아시아인을 추가했다.
게다가 그동안 서구사회가 생각하고 있던 동양 유교적 사상(순종적 여성상)을 깨고 인식전환을 시도했다는데 큰 점수를 주고싶다.

 

여자는 남자 잘만나 집에서 애낳고 살림이나 해야하는, 전쟁에 나선것조차 반역이 되는...그런시대에서
뮬란은 시대적상황을 깨고 진취적이고 강인한 모습을 보여준다.

(디즈니는 점점 더 여성을 강한 캐릭터로 만들고 있다.)

 

 

 

 

동양인의 대표캐릭터로 만들어놓은 뮬란을 보면 서양인들이 동양인을 얼굴을 대충 어떤식으로 생각하는지 알수있는데, 쌍꺼풀없이 가늘게 치켜올라간 찢어진 눈이 같은 동양인의 입장에선 예뻐보이지 않을수도 있으나,
실상 서양인들이 매력적으로 보는 이상적인 동양인은 뮬란같은 인물이라고 한다.
사실여부를 떠나 실제로 세계무대에서 활약하는 동양인 모델을 보면 장윤주처럼 그러한 특징이 두드러진 인물들이기도 하고...


어쨌든 동양사상을 접목시켜 동서양이 조화를 이룬 꽤나 잘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다.
하지만 큰 스케일에 비해 전개과정에서 위기가 어이없을 정도로 순식간에 해결되는 디즈니만의 비현실감은 역시 만화는 만화구나라는 생각이 들게하는건 사실.

 

 

 

 


2009년 공주와개구리 (The Princess and the Frog)

 

 

 

디즈니만의 '공주법칙깨기'가 최고조에 다른 작품이다.


시작부터 개구리왕자의 동화를 덮으면서 이게 원작대로 진행되지 않을거란 걸 보여준다.

돈 많고 꿈을꾸던 백인소녀(주인공 친구)가 아닌, 꿈을 가지고 있지만 현실적인 성격의 웨이트리스 흑인여성을 주인공으로 채택하고, 왕자역시 돈없고 바람둥이의 한량같은 녀석이다.

 

'티아나'가 개구리왕자한테 키스하는 계기도 사랑이 아닌 자신의 레스토랑을 세우기 위한 목적이다.

뭐 결국엔 티아나도 개구리로 변해 두 개구리가 같이 험난한 여정을 하며, 진실한 사랑을 하게되지만 말이다. 

(개인적으로 서로 개구리의 모습으로 거부감없이 사랑을 느끼는게 적응 안되긴 하지만;;)

 

 

 

 

디즈니는 1992년 알라딘부터 연속적으로 유럽백인 여성이 아닌 공주를 채택했다.
아랍인, 인디언, 아시아인 그리고 마지막으로 흑인 공주 캐릭터의 탄생은 어찌보면 당연한 수순이었는지도 모른다.
 
어찌됐든 세계적으로 팔아먹으려면 각 인종이 있으면 좋은건 사실이니...

(이렇게 생각하는 내가 때에 찌들은 것인가ㅜㅜ)

 


내용자체가 나쁘진 않았다고 생각하는데, 그다지 흥행하지 못한건 뚜렷히 기억에 남을만한 명곡이 없었기 때문 아닐까도 싶다.

뭐 그걸 떠나서 뮬란에선 중국풍의 노래를, 공주와 개구리에선 흑인풍의 노래를... 이런식으로 각 애니메이션의 색에 맞게 노래를 만들어 삽입시키는 디즈니의 능력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공주와 개구리를 끝으로 이제 디즈니 2D애니메이션이 막을 내렸다.

캐릭터나 전체적 분위기가 조금 아동틱하고 확연히 디즈니스러웠던 만화.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클리셰 중 하나는 동물이나 사물이 꼭 주인공을 따르며 도와준다는건데
공주와 개구리는 주인공편의 조력자가 죽는 유일한 디즈니만화가 되었다.

 

 

 

 


2010년 라푼젤 (Tangled)

 

 

 

라푼젤은 2000년대 픽사와 드림웍스에 밀려있던 디즈니가 다시 승기점을 잡은 작품이다.

 

픽사의 작품들이 워낙 탄탄하고 짜임새있는 구성으로 전 연령층을 사로잡기때문에, 디즈니와 드림웍스는 어느때부터 픽사따라잡기에 나섰다. (드림웍스의 드래곤 길들이기는 제대로 '픽사화'된 작품이라 생각된다.)

 

2006년 디즈니는 픽사를 합병하며 픽사 애니메이션을 책임졌던 존 라세터가 디즈니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참여했고, 라푼젤은 디즈니 고유의 특성을 가지면서 이런 픽사의 스토리텔링과 기술력을 제대로 흡수하여 만든 애니메이션이다.

 

 

 

 

탄탄한 스토리를 바탕으로 탑에 갇혀있던 라푼젤이 세상을 나오고 자신의 운명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는데
순수함을 간직한채 바깥세상에의 호기심을 지닌,

그러면서도 아이의 세상엔 하나뿐인 엄마(로 알고있는) '고텔'의 미움을 받을까 노심초사하는, 그 어린 소녀의 감정을 사랑스럽게 잘 표현했다.

조금 아쉬운건 자신을 키워줬던 엄마 고텔에 대한 감정이 너무 한순간에 돌아섰다는건데

자신이 아기일때 납치당했다는걸 알게됐다해도

사실 아이에겐 낳아준 엄마보다 키워준 엄마에 대한 정이 더 크지않을까 싶은데 말이다.

 

그렇지만 이런거까지 따지면 진짜 동화를 넘어서기 때문에 일단 접어두고
3D로 처음 선보인 공주캐릭터 라푼젤은 표정이 압도적으로 풍부해졌다.

디즈니만의 환상적인 배경에, 특히나 정교하고 사실적인 머리카락의 표현력은 정말 놀라울 정도인데,
2D의 섬세한 그림들이 3D로 만들어지면 이렇게까지 아름다워질수 있구나를 보여준다.


좋은 노래도 많고, 감동도 있어 개인적으로는 그 스토리의 탄탄함과 재미가 겨울여왕보다 좋았다고 생각된다.

악역 '고텔'도 상당히 이미지를 잡은 캐릭터고, 무엇보다 라푼젤의 남주인공 '유진'의 캐릭터가 디즈니 왕자들 중 가장 마음에 든다는 ㅋ

 

 

 

 


2012년 메리다와 마법의 숲 (Brave)

 

 

 

픽사와 합작해서 만든 디즈니 애니메이션이라 기대를 많이했거만 솔직히 말하면 매우 실망스러웠던 작품이다.

기존의 디즈니 색깔을 너무 버려서 어디가 디즈니 만화인지 의문이 들게했는데
공주가 출현하긴하지만 캐릭터부터 전혀 클래식한 느낌도 안들고, 동화적이지도 않고, 뮤지컬적 요소도 없으며, 공주와 사랑에 빠질만한 상대 남성이 아예 존재하지 않는 최초의 프린세스 애니메이션.

 

그렇다고 감성을 건드리는 픽사의 강점을 가지고 있는것도 아니고, 그냥 부모자식의 사랑이란 타이틀에 공주만 끼워넣은 이도 저도 아닌 뭔가 어설픈 작품이 되어버렸는데, 

그 때문인지 '메리다'는 프린세스 중 가장 이질적인 느낌이 든다.

 

공주들을 따로 모아놓고 보면 디즈니 공주캐릭터들 속에 픽사의 3D캐릭터가 하나 끼어있는듯 하다고나 할까? 

(저런 머리를 3D로 만들어낸건 인정)

 

 

 

 

만일 진짜 공주라면 가지고있을 격식이나 품위를 지켜야하는 모습에 답답해하고 그걸 깨고 싶어하는 주인공을 시도한건 알겠는데 가도 너무갔다.
주인공이 씩씩하기만하다고 현대적인 캐릭터가 된다는건 좀 아니다.

 

 

 

 


2013년 겨울왕국 (Frozen)

 

 

 

'메리다'에서 이건 아니라고 생각했는지 다시 디즈니만의 색깔로 돌아왔다.
겨울왕국에서 디즈니는 지금까지와 다르게 전반적인 스토리보다 인물의 심적 내면갈등에 굉장히 치중했다.

 

픽사와 합병에 따른 최고의 시너지를 낳은 작품으로 현재 픽사의 '토이스토리3'에 이어 역대 애니메이션 흥행순위 2위를 달리고 있다. (곧 1위도 깰 것 같지만)

 

겨울왕국의 원작이라는 안데르센동화 '눈의여왕'은 사실 전혀 별개의 내용이다.
한 아이를 납치하면서 시작되는 눈의여왕은 동화속에서 악역이며, 저 눈의여왕이 왜 저렇게 됐을까...에 모티브을 얻어 기획한 스토리가 바로 겨울여왕으로 알고있다.

 

때문에 겨울여왕(프로즌)의 엘사가 처음 악역으로 만들어졌다가(사실 디즈니의 어린이 동화답지않게 어렸을때부터 엘사의 복잡한 내면과 감정체제에서 악역으로 변모할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다)

기획단계에서 'let it go' 의 노래가 먼저 만들어지고, 그 노래를 부르는 캐릭터의 심리가 악역에 맞지않아 변경된 것이 결국 최고의 인기캐릭터를 탄생시킨 것이다.

 

 

 

생각해보면 스토리의 시점과 분량상 엘사는 주인공이 아님에도 주인공인 동생 안나보다 더 주인공처럼 각인되어 버렸으니...

 

주인공이 부르지 않은 노래가 메인 타이틀 곡으로 선정된것도 상당히 이례적이다.
물론 모든걸 내려놓고 떠나가는 그 장면이 겨울왕국의 가장 강렬했던 부분이라 그렇겠지만...  

 

어쨌든 디즈니 프린세스 애니메이션 역사상 최초로 두명의 공주가 출현했고,
사랑하는 님과의 진실된 사랑(키스)이 아닌 가족의 사랑으로 위기가 해결된 (메리다는 상대 남자배역 자체가 없었으니 제외) 특이한 케이스로 매김했다.


안나는 밝고 쾌활하고 굳센 의지로 남을 도우고 희생하려 하는...진짜 딱 전형적이고 평범한 케릭터이다.

아마 엘사를 악역으로 만들어 비호감을 유도했다면 절대 지금의 흥행은 거두지 못했으리라 본다.
(사실 스토리만을 놓고봤을때 특별히 재밌던 건 아니니까...)

 

초기 악역모델의 엘사는 검고 짧은 머리에 치켜올라간 눈이라고 하는데 지금으로선 도저히 상상이 안된다.

 

 

 

 

 

 

지금까지 디즈니 애니메이션에서 전반적으로 공주들이 어떻게 변했는지 보면 확실히 눈에띄는건 역시 성격이다.
누군가의 도움을 바라는 여리고 수동적인 성격에서 적극적으로 변하고, 자신의 운명을 직접 개척한다.

디즈니 애니메이션 법칙 중 하나는 남녀 주인공 둘 중 한명이 죽을 위기에 처하고 다른 한명이 구출한다는건데 점점 여성의 능력이 강력해지니 남자보다 여자가 더 큰 역할을 할때가 많아졌다.

 

재밌는 건 너무 공주답지 않은 공주의 모습은 오히려 흥행이 저조했다는것. (티아나와 메리다처럼)
재미를 추구한답시고 스토리와 캐릭터를 심하게 꼬아버리면 사람들은 되려 반감을 갖는다.

그렇다고 너무 있는그대로의 진부한 스토리는 눈이 높아진 관객들에게 통하지 않는다.

 

 


지금의 시대에 맞게 그 타협점을 찾되 꿈을 꿀수있게 만드는 디즈니만의 색깔을 잃지 않것.
그게 관객이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바라는게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