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공감/연극#영화2014. 5. 18. 15:42

 

 

 

누군가 나에게 좋아하는 영화장르가 뭐냐고 물어보면

스릴러호러물을 좋아한다...라고 말하고 실제로도 좋아하긴하지만
그중에서도 난 사실 슬래셔무비...더 나아가 하드 고어무비 마니아였다.

 

슬래셔무비라하면 호러영화의 한 종류로
뜬금없는 연쇄살인마가 등장하고, 별 이유도 개연성도 없이 무자별 살인을 아주 잔인하게 저지르는 비급 영화장르이다.

 

사람들을 잔인하게 베고 자르고 피튀기는 장면들이 주를 이루는 이 장르는

쫒고 쫒기는 스릴러물의 긴장감을 넘어서 인간의 자극적인 호기심을 충족시키고자하는 독특한 취미였달까...

 

자라면서 오빠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남들이 연애인 좋아할때 난 그보다 게임을 즐기고, 순정만화보다 특이한 내용의 만화류를 좋아하고, 연애소설보단 무협소설을 즐겨보는 등
이런저런 여타 여자들과 다른 취향을 지녔지만 아마 그 중에서 이 취미가 가장 마니악하지 않았나싶다.

 

 

 


물론 처음부터 이런류를 즐겨봤던건 아니고,
단순 스릴러 영화들로 시작해서 한 집단의 무리들이 특정 살인마에게 쫒기고 쫒겨 아슬아슬하게 살아남거나 예상치 못하게 죽는 긴장감 넘치는 슬래셔무비를 무수히 찾아보다 보면, 어느새 수위가 높은 하드 고어무비까지 접하게 된다.

 

하지만 흥미위주의 이런 비급 슬래셔 무비들 중 수준있게 잘 만들어진 영화가 사실 많지 않기때문에
이것도 어느정도 보다보면 단순히 잔인하고 끔찍한 장면만을 보여주기 위한, 별 내용도 없는 허접한 삼류영화가 대부분이다.

보는 수위가 점점 높아지면서 종국엔 보다보다 역겹고, 반복되는 패턴에 질려 어느순간 흥미를 잃고 빠져나왔는데
이때가 백수였던 20대 중후반 무렵으로,
나라는 인간 성향은 집에서 놀면 게임중독과 이런영화나 보면서 폐인이 된다는 걸 몸소 체득한바이다-_-;;


워낙 내 성격이 무엇이든 쉽게 빠져들고, 어느날 순식간에 빠져나오는지라 지금은 가끔 생각날때  일년에 한두편 보는 정도?

 

 

 

 


하지만 이런 영화들을 즐기면서 볼 수 있었던 건
살덩이와 피들이 다 '영화'이고 만들어진'연출'이고 또한 분장되어진 '가짜'라는걸 확실히 알고 있기 때문이다.
좀비영화를 즐기는것처럼, 철저히 나에게 일어날 수 없는, 전혀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되는 심리적 방어벽 바깥의 일로써 [관람]할 뿐이지
현실로 돌아오면 난 길가다가 도로를 건너는 동물들만 봐도 혹시나 사고날까 조마조마하며 그쪽으로 눈도 돌리지 못하는 심약한(?) 마음의 소유자인것이다.

 

그런고로 난 정말 이런 잔인한 영화나 폭력성있는 만화들을 보면, 정신이 이상해지고 범죄율 증가에 영향을 미친다는거에 찬성할 수 없다.
그런류의 사람들은 원래부터 환경에의해 그런 마음과 정신을 지니고있다가

접했던 지식에 의한 모방범죄를 저지를지언정

나같은 평범한(?) 사람이 이런류의 영화를 본다고 현실로 그런일을 보고싶거나 하고싶은 충동을 느끼진 않는다는거다.

충동적인 청소년들에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하는데 글쎄...
중고등학생 정도면 이미 할거 못할거 구분 다 할줄 아는 나이 아닌가?
개인적으로 청소년때는 살인을 저질러도 특례를 받는 '소년법'을 적용시키는 나이를 대폭 낮춰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뭐 이런얘기까지 하자면 끝도없으니 각설하고

 

 

 

 

 

뭐 어찌됐든 '쏘우'같은데서 나오는 끔찍한 장면들을 밥먹으면서 아무렇지 않게 볼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슬래셔무비들을 섭렵했건만
가뜩이나 얄팍한 내 기억력으로 똑같은 패턴의 별반 내용도 없는 그것들이 지금까지 남아있을리는 만무하다.

기억속에서 이것저것 섞이고 사라져 지금은 제목조차 떠오르는게 거의 없는데, 그런와중에도 아직까지 가끔 생각나는 하드한 슬래셔 무비들이 몇 편있다.

 

재미를 떠나서 몇 년이 지난 지금까지 기억에 남아있다는건
잔인성도 잔인성이지만 아마도 스토리랑 어우러져 충격적으로 심리를 자극하는 장면들이 있었기 때문일거다.

 

 

 

 

1. 호스텔 (Hostel,2005)

 

 

 

 

최근에 생각나서 후속편 같지도않은(?) 3편을 찾아봤을 정도로 처음봤을때 상당히 후유증이 컸던 영화이다.
허접했던 3편은 제외하더라도 1,2편은 제법 볼만한데 (물론 하드한 슬래셔무비에 익숙한 사람기준) 이 영화를 보고나면 해외여행 가기가 무서워질 정도.

 

배경은 슬로바키아 외곽지역의 한 작은마을에 있는 호스텔이다.
배낭여행 중 만난 미국인 남자 세명이 알렉스라는 브로커를 만나고, 그가 슬로바키아 브라티슬라바 지역 외곽의 호스텔을 추천하여 도착하면서 본격적인 스토리가 진행된다.

 

 

 

 

 

커다란 조직아래 마을전체가 암묵적으로 쉬쉬하며 돈을 받고 납치를 도우는 형태로

호스텔에 묵는 이런 여행객들을 대상으로 납치하여 살인하는게 영화의 주요 내용이다.


여기서 가장 충격적이었던 건 '왜'  이 사람들을 납치하는지...어떤 '목적'으로 '누가' 죽이는가이다.

 

 

 

 

 

스포를 하자면
뒷세계 거대 조직은 중간에서 자신의 고객들에게 경매에부쳐 돈을받고 사람을 팔며,
고객들은 자신이 원하는 방법으로 죽여볼 수 있는 '사람의 목숨'을 산다.
마치 돈을내고 '성'을 사는것처럼 쉽게 말이다.

 

 

 


물론 아무리 많은 돈을 준다고 해도 이런일이 서로 합의하에 진행될 수 없으니, 호스텔에 묵는 여행자들을 납치하는 방법으로 대상을 조달하는 것이다.


1편은 여행자 입장에서만 숨겨진 조직이 베일에 쌓인채 진행된다면,
2편에선 여행자와 함께 이 조직이 어떤식으로 사람을 거래하는지... 그 돈을 내고 사람을 죽이는 가해자 입장의 평범한 모습들을 함께 보여줘서 더욱 소름끼치게 만든다. 

 

그런면에서 2편까지는 볼만한 영화지만
3편은 거의 상관없는 내용으로 진행되기에 비추하는 바이다.

 

 

 

 

조금 더 말하자면

젊은 남성들이 주인공인 호스텔 1편의 처음 10분정도는
이게 삼류 성인물인가...싶을정도인지라 민망하기때문에 일단 누군가와 같이 보는건 비추이다.
(오히려 2편은 여행하는 여자들이 주인공인지라 이런면에선 담백하지만...)

 

뭐 혈기 왕성한 젊은 남성들이 배낭여행중 여자 좀 꼬셔서 한번 해볼려고하는 마음은 알겠는데 그렇다하더라도 쓰잘데기없는 부분이 많이 들어가있다.
자극성을 모토로 하는 슬래셔 무비에서 이런거 따지는것도 사실 웃기지만 ㅎ

 

어찌됐든 여기서 교훈은 주는거없이 친절한 여자 조심하자 쯤(?) ㅋㅋ

 

 

 

 

 

2. 하우스 오브 왁스 (House of Wax, 2005)

 

 

 

 

이 영화가 인상깊었던 건 왁스로 만들어진 밀랍인형이라는 독특한 소재때문이었다.

사실 이것만 뺀다면 한 의문의 살인마가 등장하고, 6명의 젊은이들이 쫒기다가 한명씩 죽게된다는 설정은 여느 슬래셔무비들과 다를바 없다.

 

우연히 도착하게 된 정적이 감도는 한 마을.

그곳엔 사람들이 아무도 보이지 않고, 사람과 똑같은 생김새의 정교한 밀랍인형들 뿐이다.

 

 

 

 

 

 

마을에 숨겨진 비밀이 하나씩 드러나고,

사실 이 밀랍인형들이 전부 원래는 실제 사람이었다는데서 그 공포감이 더해진다.

 

이 영화의 가장 충격적이었던 장면은

친구들 중 한사람이 붙잡혀 실제 왁스를 발라 밀랍인형으로 만들어지는 과정인데

나중에 친구가 발견했더니 밀랍인형으로 변해 움직일 수 없게 된 상태에서 눈동자만 움직이는 장면은 수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뇌리에 생생하다.

 

 

 

 

다른 슬래셔무비들이 여러 도구들을 이용해 단순히 죽이는데에 그쳤다면,

이건 한층 더 고차원적인 심리적 잔인함을 보여준달까...


그런면에서 슬래셔무비를 좋아한다면 이것도 상당히 긴장감있게 볼 만한 영화 아닐까싶다.

특히나 주인공 남자가 잘 생겨서 더욱 기억에 남아있는 영화 ㅋ

 

 

 

 

 

원래는 생각나는거 한 다섯편쯤 쓰려고 마음 먹었는데 쓰다보니 앞에 쓸데없는 말이 너무 길어져서 일단 두편만 올려야겠다.

추후 다시 포스팅을 하던지 말던지... -_-;;

 

 

 

 

 
 
 
Posted by 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