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공감/책#만화2018. 7. 27. 01:26

 

 

 

이 만화를 처음 접했던 건 14~5년쯤 전이다. (정확하진 않지만 그 당시에 6권까지 나왔었다)
지금이야 인류멸망과 같은 소재가 영화나 만화에 상당히 흔하지만, 그 당시만해도 상당히 신선한 소재였다.

사실 순정만화의 관점으로 대중성은 바사라가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세기 말 소재의 세븐시즈가 좀 더 내 취향이다. (이 작가는 소녀소녀한 순정만화 그림체로 어떻게 이런 스토리들을 담아내는지...)

 

 

 

세븐시즈

 

 

 

 

일상생활에서 평범하게 잠든 후 눈을 뜬 그곳은 전혀 낯선 곳이었다.
옷도 다 입혀져있고, 운동화도 신켜져있고, 하물며 가방에 본인의 짐도 들어있다.

바다 폭풍의 한가운데, 그 곳에서 낯선 사람들을 만나 표류하다가 어떤 섬에 도착했지만, 그 곳은 이상한 기류가 감도는 전혀 모르는 세계였다.

 

 

세븐시즈

 

 

세븐시즈

 

 

 

 

소행성이 지구에 떨어져 지구의 환경이 급격히 변할것을 예측한 과학자들이 있었다.
세계 각 정부는 인류의 멸망가능성을 예견하고, 마지막 보험을 들기로 했다.

 

 

 

 

 

 

 

젊고 건강한 인간을 선별해 냉동보존해서 재앙이 지구를 덮치는 동안 잠들게 한다.
재앙이 끝나고 사람이 생존할 수 있는 환경으로 돌아왔다고 컴퓨터가 판단할 때, 그들을 해동시켜 방출한다.
그렇게 선별된 7명. 7seeds는 인류의 마지막 희망(씨앗)이 된 것이다.

 

 

 

 

 

 

물론 지구에 딱 7명만 살아남아 있는건 아니고, 각 나라마다 7명씩 몇 개의 팀을 만들었다.
일본은 봄,여름A,여름B,가을,겨울로 5개의 팀을 만들었는데 미래에 보낼 인간을 추리고 추리다 인원이 넘쳐 마지막으로 계절과 관련있는 이름까지 선발기준에 넣은 것이다.

각 팀에 이 상황을 아는 가이드 겸 서포트가 한명씩 붙어 8명씩 다섯팀, 일본에서는 총 40명의 사람들이 미래로 보내졌다.

그들의 목표는 오직 살아남아 자손을 남겨 인간이라는 종족을 유지해 나가는 것.

 

 

자신들이 원래 살았던 시점에서 수십, 수백년이 지났을지 모르는 지구는 이미 그들이 알던 곳이 아니었다. 전혀 낯선 식물과 곤충과 동물들, 그리고 변해버린 지형과 환경...

 

그들은  각자 온갖 위험 가득한 것들로 변해버린 지구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한다.

 

 

세븐시즈

 

 

 

 

각각의 사연의 가진 사람들과, 각기 다른 5개의 팀이 멸망해버린 세상에서 엮어나가는 이야기는 정말 현실성 가득하면서도 작가의 상상력이 빛난다.

 

워낙 이런류의 독특한 스토리를 좋아하는 나는 그때 여기까지만 보고도 '와~ 이만화 미쳤다.' 했는데 만화특성상 연재속도가 느린관계로 이후 몇 권 더 보다가 사실 잊고있었다;;

 

 

 

그리고, 얼마 전 카카오에 바사라 연재덕에 생각나 찾아봤더니 작년에 드디어 35권을 끝으로 완결이 났더라 ㅠ

 

현재 다시 처음부터 보면서 지금 12권쯤 읽고있는데, 정말 읽으면 읽을수록 이 작가 천재인가?라는 감탄뿐이 안나왔다.

영화라면 스토리작가, 배우, 연출을 맡는 감독이 각각 따로있지만 그 모든걸 혼자 다 하면서

어떻게 이런 스토리를 이런식으로 끌고 나갈 수 있는지...

 

 

특히 스토리 진행방식이 좀 독특한데,

팀이 5개나 되기때문에 한 스토리에 적응될만하면 작가는 다른팀을 번갈아 보여주면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각 팀별로 처한 상황이 다르고, 각 캐릭터가 능력이나 성격도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벌어지는 사건사고들. 팀들이 조우하면서 나타나는 현실적인 문제들.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고, 시간의 흐름도 순서대로만 진행되는것이 아닌지라 조금 정신없이 느껴질수도 있지만, 난 보면서 소름돋았다. 

조각난 퍼즐을 맞추듯 하나하나의 스토리를 보여주다가 조금씩 전체 그림이 완성되어가데, 각 스토리마다 빠져들게하는 흡입력 또한 대단하다. 

 

바사라 때도 느꼈지만 캐릭터의 심금을 울리는 심리묘사는 말할것도 없다.

특히, 겨울팀과 여름A팀의 에피소드는 진짜 ㅠㅠ

인간적인 묘사가 디테일한 여류 순정만화 작가가 감성을 담아 SF를 그리면 이런식의 스토리가 나오는구나 싶다.

 

 

 

 

 

이 만화를 보면서 단 하나 불만인건, '하나'와 '아라시'의 서로를 향한 절절한 사랑의 감정이 난 살짝 거슬렸다.

인류멸망한 상황에서 보통 저렇게까지 옛 연인에 대한 감정을 주체못하나??? 물론 자고 일어났는데 하루아침에 없어졌으니, 초반의 충격이야 당연히 이해하지만 가족이고 친구고 주변사람 다 없어졌는데, 둘 다 연인만 찾고있는 그 둘에게 묘한 거부감이 든달까...

특히 아라시...왠지 볼수록 짜증나 ㅠ (바사라의 슈리는 정말 내 애정캐였는데, 이건 어쩌면 영 정이 안가는 캐릭터 탓일지도 모르겠다.-_-)

이렇게까지 두 연인의 만남을 별로 응원하지 않으면서 본 만화는 처음인 듯;;

 

물론 인류의 마지막 희망에 사랑이라는 감정선도 넣고싶은 작가의 의도는 알겠는데... 아직 내가 끝까지 다 본건 아니니까 이건 좀 더 지켜봐야겠다.

 

 


 

뭐 이거야 내 취향이니 넘어가고, 재미있는 사실 하나를 짚어보자면,

바사라와 세븐시즈 둘 다 일본 지형을 기본배경으로 한다.

예전에 바사라가 중세 판타지 분위기를 풍기고 있어서, 당연히 시대적 배경이 과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요번에 바사라를 다시 보면서, 창왕의 성지에 폐허가 된 현대문명의 모습이 잠깐 나온걸 보고 깜짝놀랐다.

 

 

 

< 바사라 5권 중 >

 

 

 

그럼 이미 번성했던 현대문명이 멸망하고서, 오랜시간이 지나 그 위에 왕국이 세워졌다면,

멸망 직후의 이야기인 세븐시즈는 오히려 바사라보다 훨씬 더 먼저 일어난 일이 된다.

물론 이 둘이 하나의 세계관으로 연결된다는 가정하에지만...

 

 

어찌됐든 세븐시즈는 9권까지 모든팀의 등장이 끝나고, 10권과 11권에선 과거 재앙 직후 마지막 쉘터에서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리고 12권부터 이제 각 팀들이 조우하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스토리를 이끌어가는 능력이 워낙 탁월하신 분이라 믿고보는 타무라유미의 '세븐시즈' 다.

 

 

 

"눈을떴을때 너희는 천국에 있을 수도 있고, 지옥에 있을 수도 있다. 어느쪽이든 강인하게 살아남기를 바란다."

-세븐시즈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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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7/26 - [순정만화추천] 타무라유미의 '바사라' by S

 

 

 

 

 

 

 

Posted by Y&S
생활공감/책#만화2018. 7. 26. 01:27

 

 

 

요즘 카카오페이지에서 제목만 봐도 알만한 추억속의 만화들을 하나 둘 연재한다.


반가움을 느끼며 보려했다가, 작은 모바일 스크린에 불편함을 느껴 되돌아 나오면서, 역시 예전형식의 만화들은 웹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걸 새삼 느꼈다.

 

지금의 만화는 웹과 모바일에 최적화되어 예전보다 훨씬 심플하면서, 쎄련되고, 보기 편해졌지만,
20년 전 종이로 된 만화책을 빌려, 구석구석 엑스트라가 혼자 중얼거리는 작가의 깨알같은 작은 손글씨까지 읽으며 즐거움을 느꼈던 나에겐, 지금 이러한 시대적 변화들이 조금 안타깝기도 하다.

 

그리고 나역시 언제부턴가 쭉 나열된 컬러 스크린만화가 익숙해졌다.
예전처럼 칸을 나누어 연출하고, 한땀한땀 펜선으로 효과를 내고, 흑백의 톤을 사용해 만들어진 종이책의 만화들이 오히려 보기 어색해진 지금은, 이렇게 세상과 내가 함께 변해간다는걸 문득 깨닫게 한다.

 

 

 

바사라

 

 

 

뭐 그건 그거고, 옛날 추억의 만화 타무라유미의 '바사라'가 얼마전에 카카오페이지에 올라온 걸 보고 반가움과 추억이 새록새록 되살아났다.

 

순정만화를 별로 선호하지 않았던 나에게 기억에 남을만한 순정만화는 몇 안되는데, 그 중 다섯 손가락안에 꼽을만큼 인상적이게 봤던 만화가 바로 '바사라'이다.

 

보통 두 남녀주인공이 한번 만나면, 우연이든 뭐든 하루가 멀다하고 부딪히면서 애정을 쌓아가는 여타순정만화들과 다르게 이건 남녀 주인공이 한번 만나는걸 보려면 아주 애간장이 다 탄다.
이게 과연 순정만화인가 싶을정도로 총27권의 장편만화에서 둘이 만나 같이 보낸시간을 다합치면 한 세네권쯤 되려나?;;

 

이 둘이 다음엔 대체 언제만나는지 기대하면서 보는게 이 만화의 최고묘미인데, 너무도 안나와서 이미 몇 권이 훌쩍 지나있기도 한다;;
보통 이정도면 남녀사이의 빠른진행을 기대하는 사람들한테는 지루해질 법도 하다.

하지만 두 주인공이 각자 많은 사건을 겪고, 수 많은 사람들을 만나 관계를 형성하고, 정신적으로 성장해가며 펼쳐지는 이야기들에 어느새 빠져든다.

그 와중에 마른우물의 단비처럼 가끔씩 펼쳐지는 둘의 접점과 러브모드는 독자의 감성을 충분히 충족시켜준달까.

난 조금은 뻔하디 뻔할 수 있는 클리셰의 로맨스를, 세계관과 엮어 특별한 스토리로 이끌어가는 작가의 능력에 정말 찬사를 보내고 싶다.

 

 

 

바사라

 

 

 

 

사실 주인공 둘이 각 지역을 돌며 사건을 벌이는 와중, 항상 아슬아슬하게 어긋나 서로의 정체를 모른채, 매번 절묘하게 만났다 헤어지는 설정이 약간 부자연스러운 건 어쩔 수 없다.
하지만 작가의 탄탄한 스토리 진행과 연출, 그리고 클라이막스를 위해 이 부분 정도는 애교로 봐주자.

 

 

특히 이 작가는 인간적이면서도 세심한 묘사, 그리고 감성을 묘하게 자극시키는 감정표현 능력이 정말 뛰어난데,
두 사람이 서로의 정체를 알게되는 절정을 지나 후반부로 치닫는 부분은 지금봐도 울컥하게 만든다. (소녀감성이 충만했던 어릴때는 정말 펑펑 울었다.)

 

 

바사라

 

 

 

사실 너무도 유명한 만화라 이 글을 찾아 들어오는 사람들은 대부분 봤을테지만 그래도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여기서 잠깐 대략적인 바사라의 스토리를 소개하겠다. (스포주의) 

 

 

 

 

배경은 네 명의 왕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일본.

 

바사라

 

 

 

 

그 중 적왕이 다스리는 한 마을에 이 세상을 바꿀 운명의 아이가 태어났다.

운명의 아이 '타타라'와 그 쌍둥이 여동생으로 태어난 사라사.

세월이 지난 어느날, 이 소식을 들은 적왕의 군대가 마을에 쳐들어와 역모를 꾸민다는 명목으로 운명의 소년 타다라의 목을 베고, 마을을 불태운다.

 

 

 

 

 

사라사는 비탄에 빠진 마을 사람들을 이끌기 위해 자신이 대신 타타라가 되기로 결심하고, 마을과 오빠의 원수인 적왕에게 맞서 싸우기 위한 원정을 시작한다.

 

 

바사라

 

 

 

 

그리고 타타라가 사라사의 모습일 때, 운명처럼 만나는 한 남자.

그 남자는 바로 사라사의 원수인 적왕 '슈리'였다.

 

바사라

 

바사라

 

 

 

 

손속이 잔인하지만, 풍요로운 나라를 만들고 통치하기 위한 자신만의 이념을 가지고 있는 슈리.

마을과 가족의 원수를 갚기위해 시작했지만, 폭군에 의해 통치되지 않는 이상적인 나라를 만들고 싶어하는 사라사. 

둘은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사건에 부딪치고, 사람을 만나고, 또 잃기도 하면서 성장해 나간다.

 

 

 

 

 

 

 

 

그러면서 둘은 운명처럼 끊임없이 만나며 사랑을 키워나가고, 서로에게 너무도 소중한 존재가 된다.

 

 

 

 

 

 

 

서로가 너무도 힘들 때 만나 사랑을 나눈 마지막 밤이 지나고...

슈리와 사라사가 서로 죽이기 위한 전쟁터의 한 가운데서 만나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된 순간은 기어코 찾아온다.

 

 

 

 

 

 

 

정말 지금봐도 대단한 명장면이다.

과연 이 둘은 이후에 어떤 선택을 하고, 어떤 삶을 살게 될 것인가?

살짝 귀띔하자면 둘이 서로를 알게되는 이 장면이 15권이니까 아직도 뒤에 10권이나 스토리가 존재한다는 사실...

 

 

 

스토리가 워낙 방대해 슈리와 사라사 위주로만 넣었지만, 사실 바사라라는 거대한 작품속에서 이는 빙산의 일각일뿐이다.

 

 

 

특히 바사라는 주인공뿐 아니라 모든 캐릭터들이 상당히 입체적이다.
작품속에서 무수히 많은 개성있는 캐릭터들이 출현하여, 한명한명 주인공 주위로 몰려드는데

작가는 어떻게 이렇게 많은 캐릭터들을 자연스럽게 융화시켜 한명도 소홀함 없이 끌고나가는지 참 대단한 것 같다.

특히 이중성을 가진 슈리같은 경우는 자칫 잘못하면 캐릭터 붕괴가 일어날법도 한데, 캐릭터 성장이라는 틀로 심적변화를 정말 자연스럽게 녹아들게 했다.

 

사실 연재 속도를 따라가며 볼 당시에는 캐릭터가 워낙 많으니까 문득문득 튀어나오는 갑툭튀 캐릭터에 '얘가 누구더라?' 했는데, 전권을 한꺼번에 다시 읽으니 아~ 소리가 절로 나온다.

 
내가 생각하기에, 캐릭터에게 감정을 불어넣어 세심한 부분까지 모두 챙기는 놀라울정도의 디테일함이, 이 작가의 가장 큰 매력이 아닐까 한다.
진지한 스토리 안에서 가끔씩 던져지는 그들의 깨알같은 대사들과 개그코드가 나랑 상당히 맞기도 하고...

 

여하튼 '바사라'는 사건 진행속도도 지루하지 않게 빠른편이고, 나이가 든 지금 다시봐도 충분히 재미있는 매력가득한 만화다.

 

 

 

그리고 이 작가의 또 다른 작품으로 꼭 추천하고 싶은 '세븐시즈'가 있는데,
너무 길어져서 세븐시즈는 다음글로 넘겨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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