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공감/책#만화2013. 1. 6. 21:16

 

 

 

내 인생의 반을 거의 만화와 함께 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난 만화를 좋아했다.

어린시절 오빠가 친구한테 빌려왔던 보물섬같은 만화를 시작으로

초등학교때는 작고 두터웠던 일본 해적판 만화들하며

여러편의 만화들이 종합선물세트처럼 묶여 한달에 한번이나 두번쯤 나오는

아이큐점프,영점프,윙크,나나등을 아파트에 일주일에 한번씩오는 차에서 빌려보기도 했다.

아주가끔은 용돈을 모아 사서보기도 했는데 새책의 비닐을 뜯으면서 느꼈던 기대감으로

두근두근했던 마음은 말로 표현할수가 없다. 
그 책들이 지금은 다 어디로 사라졌는지 알수없지만 이때 샀었던 정식수입 된

드래곤볼 만화책 한 권이 1500원이였던게 아직도 기억난다. 
 

 

 

 


그러다 언제부턴가 만화방이 아닌 책 대여점들이 들어서고,

그때부터 2백원씩하는 단편 만화들을 중고등학교시절 학교 하교길에

세네권씩 거의 하루도 빠지지않고 빌려봤으니 족히 몇 천권은 읽지 않았나 싶다.

엄마가 그 때 몇번인가 화가나서 찢은 만화책값을 고스란히 물어주기도 했건만

내 만화사랑을 멈출수는 없었다.
나보고 만화책 보는것처럼 공부했으면 서울대는 갔을거라고 지금도 가끔 말할 정도니...ㅎ

 

 

 

그렇게 만화책을 읽으면서 학창시절 만화가의 꿈을 키우기도 했지만

내가 만화책을 많이 안보기 시작한게 언제부터였더라...
아마 20대 중반쯤이였을거다...

인터넷이 활발해지고 불법다운로드등이 성행하며 대여점들이 하나둘 문을 닫고

이제는 책보다 웹툰이 더 대세가 되어버렸지만

만화란것은 책으로 보지않고 모니터로 보면 읽는 맛이 떨어진달까...

책을 직접 넘기며 타이핑 글씨가 아닌 작가가 손으로 써넣은

깨알같은 작은글씨 하나까지 꼼꼼히 읽는것을 좋아하던 나였기에

어느때부터인가 만화 보는것을 서서히 멀리하게 되었다.

 

 

 

 

나이가 든 탓인지...예전만큼 재밌는 만화를 찾기도 쉽지않고

서점을 가도 지금은 아는 만화보다 모르는 만화가 훨씬 많아져 버렸지만

가끔씩 만화가 보고싶을때 손이 가는건 케케묵은... 5년이나 10년도 더 된 학창시절 재밌게 봤던 만화들이다.

 

생각해보면 그 당시 내가봤던 만화의 대다수가 일본 만화였다는 사실을 나중에 알고

꽤 쇼크를 먹은적도 있었더랬다.

그때는 해적판이라서인지 일본이름이 전부 우리나라 이름으로 번역되어 나왔으니까...


그 중 몇개의 이름은 아직도 기억난다.

시티헌터의 남주인공 이름이 우수한이라던가...

오늘우리는의 두 주인공 승태나 호준, 크레이지보이의 내가 좋아했던 남자 남장희,

이런것들이 내가 볼 당시의 아주 익숙한 이름이였던지라

나중에 정식판에서 일본이름으로 나온걸 봤을때 상당히 이질적인 느낌이였다.

아직도 해적판의 그 이름들이 훨씬 친숙하고 정겹다고 할까...

 

근데 해적판이 아닌것 중 웃긴건 소년탐정 김전일.

원제가 긴다이치 소년 사건부이던가...

말그대로 주인공의 일본 이름이 긴다이치이건만 해적판부터 사용했던 제목이 워낙 익숙해서인지

여전히 김전일로 번역된다.

물론 주인공 이름만 그렇고 그 외 할아버지고 주변인물이고 죄다 일본이름을 사용하는데 참으로 웃긴 만화야 ㅋ

 

 

 

어쨌든 내 만화취향은 어렸을때부터 오빠의 영향을 받아서인지 심히 잡다하다.

한창 연애를 꿈꿀 소녀의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순정만화보다는 폭력성향이 다분한 학원물을 좋아하고

이토준지의 만화처럼 독특하고 흥미로운걸 즐겨보며 소년탐정 김전일이나 코난같은 추리물에 빠져들었다.

 

 

 

 

 

 

 

 

 

 

 

뭐 지금은 추억이 되어버린 내 만화 일대기를 나열하자면 끝이 없는 관계로 각설하고

요새는 간간히 재밌다는 웹툰을 찾아보는 정도인데

얼마 전 친구의 추천으로 오랜만에 재밌게 읽은 만화 사채꾼 우시지마에 대해 말할까 한다.

 

제목에서 알수있듯이 주인공은 사채꾼이다.
당연하게도 전혀 정의로운 인물도 목적이나 꿈을 가지고 노력하는 인물도 아니다.
돈을 빌려준 대상에게 어떤수를 쓰던 돈을 받아내는...어찌보면 사회악인 존재이다.
그렇지만 이 사채꾼 우시지마가 완전한 주인공이라기엔 만화 소재의 배경으로 간간히 들러리같이 나올 뿐이다.


이 만화는 옴니버스 형식의 매 다른 주제를 가지고 각 회의 주인공이라 할만한 인물이 따로 있다.
거의 사회의 인간군상들이라 할수있는 사채를 빌려쓰는 채무자들...

말하자면 도박꾼, 마약중독자, 매춘부, 불량배, 백수, 된장녀 이런 사람들부터해서

제대로 된 사고방식을 지니지 않은 온갖 사람들이 얼마나 인생의 끝까지 내몰릴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너무나 현실적이고 극단적인 경우를 보여주며 그들에게 끝까지 희망을 주지 않는데
이게 여타 일반적인 만화들과 매우 다른 점이다.

 

 


여기에 나오는 사람들의 종착역은 거의 절망이고 죽음이다.
새 인생을 발견하고 제대로 사는사람이 가뭄에 콩나듯 나올때가 있으나

그 사람이 그렇게 되기까지 무수한 인생의 끝을 맛보며 고생을 한 후이다.


때문에 이 만화는 보는내내 이렇게 살지 말아야지 하는 경각심을 일깨우는데
희망만을 논하며 정의감을 일삼는 만화보다 어찌보면 더 삶에 피가되고 살이되는

교훈적인 만화라고 생각된다.

 

 

 

 

만화라는것은 때론 현실도피적 성격을 지닌다.
내 현실이 만화같이 흘러가지 않기 때문에 그 만화의 주인공이 되어 멋진남자를 만나기도 하고

천하무적 히어로가 되기도 한다.
때문에 만화를 다 보고 현실로 돌아오면 내 지금의 평범한 삶이 약간은 허무해질때가 있다.
시험을 망쳤거나 백수일때 처럼 안좋은 상황이라면 더더욱 말할것도 없다. 

 

그렇지만 사채꾼 우시지마는 오히려 반대다.
이 만화를 보고있으면 지금의 내 상황이 충분히 나쁘지 않구나라는걸 새삼 깨달으니까...

그런고로 이 시대의 젋은층들이 보고 이런 과오들을 범하지 않도록 상당히 권하고 싶은 책이다.

 

 

 

 

 

사채꾼 우시지마의 수많은 에피소드중 내가 보면서 충격적이고 인상깊었던 내용을 하나 소개하자면

첫권에 나오는 허영심많은 한 젊은 여자의 이야기다.

 

대기업에 다니는 평범한 회사원에 남자친구도 있는 그녀는 남의 이목을 너무 의식하는탓에

무리해서 명품을 걸치고 비싼 음식점을 가고 돈이모자르자 사채업자한테 돈을 빌리면서

 

그녀의 인생은 걷잡을 수 없이 망가지기 시작한다.

 

 

 

사채꾼 우시지마는 이렇게 철저히 망가지는 한 인간의 모습들을 그려낸다.

 

물론 매우 극단적이지만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내 인생이 비관적으로 느껴질때

꼭 한번 봤으면 하고 추천하는 만화 사채꾼 우시지마이다.

 

 

 

 
 
 
 
Posted by 두여자 Y&S

댓글을 달아 주세요

  1. 지나가는이

    리뷰 잘봤습니다. 우시지마 팬으로써 공감가네요.

    2013.02.25 09:25 [ ADDR : EDIT/ DEL : REPLY ]
  2. scathe

    잘읽었습니다. ㅎ_ㅎ
    한가지 말씀드리자면 김전일은 성이 김 이름이 전일이 아니라 ㅎ_ㅎ

    金田一一라는 이름으로 金田一를 킨타이치 라고 읽고 성이며 一를 하지메 로 읽어서

    풀네임은 킨다이치 하지메 라고 부릅니다. ㅎ_ㅎ;

    킨다이치 라는 성씨도 이곳에서는 그렇게 드문 성은 아니기에...

    그냥 읽으면서 한마디 하고 갑니다 ~ 행복하세요~

    2013.07.20 02:36 [ ADDR : EDIT/ DEL : REPLY ]
    • 아하 그렇군요~
      일본이름을 한국이름으로 바꾼거군요..
      어쨌든 만화에서는 전일아 전일아~라고 부르니까여 ㅋ
      그게 우리식으로 부르기 자연스러우니까 번역해 놓은거겠지만

      근데 왜 주인공 이름만 한국식으로 바꿨을까여?^^;;

      2013.07.20 09:58 신고 [ ADDR : EDIT/ DEL ]
  3. brad

    사채라는게 무섭네요.

    차이건, 집이건...

    너무 일반화 되어 있다는 것이 호러.

    2014.09.05 22:43 [ ADDR : EDIT/ DEL : REPLY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