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공감/연극#영화2013. 1. 28. 19:08

 

 

 

 7번방의 선물

 

 

 

이 영화는 내 취향의 영화는 아니였다. 사람의 뒤틀린 욕망이 나오는 심리물이나 머리에서 김이 나도록 머리를 쓰게 만드는 스릴러물, 화려하고 멋진 사람들과 특수효과로 눈이 핑핑 돌게 만드는 환타지나 액션물만 일부러 찾아 보러 다닐 정도로 착한 영화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있는 편이었다. 이 거부감은 나이가 들수록 심해졌는데 자극적인 소재의 미디어에 많이 접할 수록 심해지는 것 같았다. 착한 소재로 착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영화가 말초신경을 자극할 리도 없는데다가 이런 영화일수록 눈물을 뽑아내야 하기 때문에 사람들의 보편타당한 감정에 기대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내용의 반복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애초에 코미디 영화라는 말에 속아 보게 되었다고나 할까. 코미디 영화 '박수건달'을 너무 재밌게 봤기에 코미디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가지고 실컷 웃고 나오자라는 생각에 예매한 영화다. 보고나니 이 영화 코미디 영화가 아니라 코미디 영화의 탈을 쓴 감동 영화였다. 웃는 부분조차도 감동을 위해 준비된 초석이었을 뿐..

 

'7번방의 선물'은 쉴새 없이(농담이 아니다. 영화를 보는 내내 울었다.) 눈물샘을 자극하고, 사회에서는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던 죄수들이 주인공에게 인간적으로 감화되어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도와주며, 주인공과 그 딸은 너무나 착하고 순수하다. 얼핏 착한 영화의 모든 정석이 그대로 담겨 있는 영화인 듯 보인다. 절대로 내가 평소에 보던 그런 류의 영화는 아니였다.

 

하지만 이 영화..감동 영화 중에 최고로 꼽고 싶다. 처음에는 정말 슬퍼서 터졌던 눈물샘이 화장실을 다녀와도 1분만에 터지고, 나중에는 용구와 어린 예승의 장면만 나와도 터지고, 마지막에 용구가 등장해서 손만 흔들어줘도 터졌다. 나이 먹어 눈물 흘리는 것도 힘들어서 이젠 나도 세상에 찌들었나보다라는 생각까지 들던 차에 오랜만에 원없이 울었던 듯싶다.

 

게다가 내용 전개에 허술한 면도 있지만(이런 장르의 영화에서 스릴러 영화처럼 치밀해질 필요는 전혀 없다고 생각한다) 사람의 마음이 따뜻해지는 에피소드로 가득 차 있어 포스터만 보아도 푸근해지는 영화이다. 이렇게 착한 영화에서 착한 평점을 받을 만한 영화는 생각해봐도 몇 없을 듯..이런 각박한 세상에 한번은 꼭 봐야할 영화가 아닌가 싶다.

 

 

 

 

 

 
 
 
 
Posted by 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