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공감/드라마#TV2013. 2. 20. 02:32

 

 

 

얼렁뚱땅 흥신소(2007)

 

 

 

난 원래 집에 TV가 없는 관계로 입소문이 나는 드라마만 완결 후 몰아서 시청하는 편이다. 영화는 평점을 많이 참고하여 선택하는 편이지만, 드라마는 미드, 영드, 한드에 상관없이 시청률은 그다지 신뢰하지 않는 편이다. 내 경험에 의하면 영화는 평점이 낮으면 정말 재미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드라마는 시청률이 낮아도 정말 재미있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아마 그 이유는 영화야 개봉 후 얼마간은 하루에도 몇 번씩 상영하기 때문에 언제라도 볼 수 있지만, 드라마는 동시간대에 3개의 방송사에서 방영하기 때문에 어느 하나를 선택하여 볼 수 밖에 없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게 일단 한 드라마를 선택해서 본다면 내용이 이어지므로 계속해서 보게 되는 경향이 강하다. 즉, 아무리 그 완성도가 높아도 다른 화제성 드라마에 밀리게 된다면 드라마가 끝날 때까지 그 판도를 뒤집기는 힘들다는 뜻이다.

 

'얼렁뚱땅 흥신소'는 동시간대에 방영되던 드라마 '이산'에 밀린 경우이다.('이산'이 아무리 대박을 쳤다해도 '얼렁뚱땅 흥신소'의 시청률은 이해하기 힘들 정도로 낮았었다. 애국가 시청률인 2~3%를 유지했으니 말이다.) 드라마를 나중에 몰아서 보는 나의 경우엔 드라마의 방영 횟수가 긴 대하사극은 보통 잘 보지 않게 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과 달리 난 '이산' 대신 '얼렁뚱땅 흥신소'를 보았다. 물론 드라마의 길이 뿐 아니라 사람들의 평도 큰 몫을 했지만, 더 큰 이유는 주연 배우들 때문이라고 해야할 것이다. 여기에 출연하는 모든 주연 배우가 공교롭게도 내가 엄청 좋아하는 배우들이었다.

 

 

 

'얼렁뚱땅 흥신소'는 '연애시대', '동갑내기 과외하기'의 작가인 박연선 작가가 집필한 드라마로, '대장금'과 마찬가지로 첫 방영 전에 이미 모든 드라마의 분량을 찍어 완성도와 작품성을 높인 경우였다. 이런 경우 나중에 시청자의 의견을 반영할 수 없다고는 하지만, 난 이 경우가 시청자에게도 더 좋은 작품으로 다가설 수 있다고 생각하는 일인이다. 그래서 그런지 드라마 매 회 끝에 에피소드가 한 편씩 소개되는 등 깨알같은 재미와 완성도를 자랑한다.

 

드라마의 내용 또한 정말 참신하다. 고종이 숨겨놓았던 금이 숨겨진 곳을 찾는 4인방과 그들을 번번히 훼방하는 쪽의 두뇌 싸움과 대결이 내용의 주를 이루는데 한마디로 '보물찾기 드라마'이다. 이 드라마는 내용이 치밀하게 구성되어 있어 작은 단서조차도 허투이 넘길 수 없다. 하지만, 내용이 너무 어렵거나 복잡하지는 않다. 곳곳에 웃음 코드가 있어 신나게 웃을 수 있으며, 친절하게 설명해주는 편이라 내용을 따라가기에도 쉬운 편이고, 무엇보다 주연을 비롯하여 단역까지 배우들의 연기가 살아있으니 재미는 확실히 보장할 수 있다.

 

사람들은 이 드라마를 매니아 드라마니, 컬트 드라마니, 저주받은 드라마니 하지만, 그래도 재미있음을 부정하지는 않는다. 시청률이 낮았어도 명작으로 기억되는 드라마는 얼마든지 많다. 만약 이 드라마를 아직 보지 않았다면, 이 드라마 또한 숨겨진 보석이니 놓치지 말라고 말해주고 싶다.

 

 

 

'얼렁뚱땅 흥신소' 오프닝

 

 

 

 

예지원(정희경 역)

 

 

예지원은 이 드라마에서 황금빌딩의 타로 가게 주인 '정희경' 역을 연기했다. 직업부터 해서 모든 생활이 곧 사기인 희경은 속물에 여우에 푼수이지만, 기본적으로 선하고 정에 휘둘리는 노처녀이다. 하지만, 그녀의 실제 능력은 섣불리 판단해서는 안될 것이다 ㅋ '얼렁뚱땅 흥신소'에서 그녀의 연기는 놀라울 정도여서 드라마를 본 모든 사람들에게 '그녀가 아니였으면 누가 이 역을 맡을 수 있었을까?' 라는 찬사를 받았다. 예지원은 '올드미스 다이어리' 때부터 무한사랑을 바치고 끊임없이 관심있게 지켜보는 배우로 친구같고 언니같이 친근한 사람이다.

 

 

 

 

류승수(김용수 역)

 

 

류승수는 같은 황금빌딩에서 만화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용수 역을 맡아 연기했다. 용수는 희경과 같은 또래로 나오며 엄청나게 게으르지만 만화를 모두 섭렵하여 얕고 넓은 지식을 지녀 이들 중 두뇌 역할을 맡고 있다. 실제로도 희경, 무열의 3인방 중에서 가장 머리가 좋으며 가슴아픈 과거를 안고 있는 인물이다. 류승수는 딱히 기억나는 작품은 없지만 연기 잘하는 배우라고 생각하는 배우였다. 그는 '얼렁뚱땅 흥신소'에서 배가 나오고 머리는 헝클어진 폐인같은 노총각으로 나오지만, 꾸미면 또 나름 멋진 배우이다.

 

 

 

 

이민기(박무열 역)

 

 

이민기는 황금빌딩에서 태권도 도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무열 역을 맡아 연기했다. 박무열은 단순 무식하지만 올림픽에서 메달을 딸 만큼 태권도를 잘해 3인방 중에서 행동파를 맡는 인물이다. 그는 이 드라마에서 유은재를 짝사랑하는데 사랑도 단순무식하게 무조건 밀어붙이지만 그 또한 싫지 않고 귀엽게 그려진다. 이민기는 '달자의 봄'에서 강태봉으로 내 맘에 쏙 들어온 경우인데 그 멋지고 똑똑한 청년보다 박무열 캐릭터가 훨씬 어울리는 이유는 뭘까? ^^;;

 

 

 

 

 

이은성(유은재 역)

 

 

이은성은 네이버에서 이름을 치면 검색되고, 일년에 낸 세금이 순위 안에 드는 부자이지만, 큰 저택에서 외로이 살고, 폐소공포증을 가지고 있는 어찌보면 3인방보다 더 불쌍한 인물 '유은재' 역을 맡아 연기했다. 주위에 믿을 사람 하나 없어 미소조차 잘 짓지 못하지만, 추진력 하나는 끝내주는 유은재는 3인방에게 서서히 마음을 열고 정을 나눠간다. 이은성은 '반올림' 때 '서정민'으로 보고 처음 이때 보았는데 분명히 안 이쁘다고 생각하는 얼굴이었는데 드라마가 진행될 수록 얼굴에서 빛이 나더라;;

 

 

 

 

박희순(백민철 역)

 

 

박희순은 3인방과 유은재에게 맞서는 주먹 세계의 보스 '백민철' 역을 맡아 연기했다. 백민철 역시 겉으로는 차가워보이지만 큰 아픔이 있고, 사랑하는 여자에게 부드러운 인물이다. 박희순이라는 배우는 김윤진이 나왔던 영화 '세븐 데이즈'에서 형사 김성열 역을 맡아 많은 사람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 배우이다. 역시 이 드라마에서의 그의 연기는 최고였고, 나름 중년의 멋이 풍겨 만족스럽지만, 희경과의 러브 라인이 결과가 심히 궁금하다. 어떻게...단 몇줄로라도 알려줄 수 없나요? 작가님? ^^;;;

 

 

 

'얼렁뚱땅 흥신소'는 매 회 마지막에 번외로 2~3분 가량의 에피소드를 보여주는데, 어쩔때는 본 내용보다 더 흥미진진할 때가 많았다. 그 중에서도 이 드라마에서 출연했던 수많은 단역을 단역으로 치부하지 않고 자기 인생의 주인공이라고 표현한 이 에피소드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역시 최고~!!

 

 

 

 

 

 

 

 

 

아 그리고 처음 본 이후 며칠을 애타게 만들었던 귀요미~♥

드라마에서 가장 귀여웠던 아기 고양이 사진 한장~!!

 

 

 

 

 

 

 

 
 
 
 
Posted by 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