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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5.03.19 부산 여행 ② - 재래 시장의 끝판왕 '국제시장' by Y 10
생활공감/여행#맛집2015. 3. 19. 01:00

 

 

 

부산 여행의 둘째날은 영화 '국제시장'의 배경이었던 부산의 국제시장을 둘러보기로 했다.

역시 재래시장이며 '꽃분이네'가 있다는 것 외에는 별 배경지식 없이 간거라 약간 헤매기도 했지만 그만큼 깜짝 놀라기도 많이 했다. 솔직히 직접 가보기 전에는 외국에서 건너온 신기한 물건이 쌓여있는 2~4개 골목의 재래시장을 상상하고 있었다. 하지만, 국제시장은 여러가지 면에서 우리의 상상을 초월하는 곳이었다.

 

전날 장시간 차를 타고 부산에 와서 태종대에서 등산 아닌 등산까지 한 덕분에 피곤에 쩔어 10시가 넘어서야 겨우겨우 일어나 부랴부랴 준비하고 해운대에서 국제시장에 도착하니 12시가 되었고, 전날 포장마차에서 간단한 술안주로 배를 채웠기 때문에 국제시장에 도착했을 때는 둘다 배고파서 눈이 돌아가기 일보직전이었다.

그래서 국제시장이고 뭐고 'BIFF(부산국제영화제) 거리'에 늘어선 먹거리로 무장한 포장마차 행렬을 보자마자 먹기에 급급했다; 뭐 다 싸고 맛있었지만, 정작 국제시장에서는 배가 불러서 신기한 산해진미를 보고도 먹을 수가 없어서 눈물을 삼켜야 했다. 그러니 국제시장에 간다면 먼저 국제시장 내에서 배를 채우고 BIFF 거리에서는 후식으로 몇가지만 먹는걸 추천한다.

 

'BIFF 거리'는 국제시장을 가기 전 큰 길에 있는 거리인데 바닥에는 세계적인 영화 배우나 영화 감독의 손도장이 찍혀있다. 그리고 여러가지 길거리 음식을 먹을 수 있는 포장마차가 줄을 지어 있는데 씨앗호떡, 부산어묵, 구워먹는 치즈, 재료가 한가지만 들어있는 이색 김밥 등 부산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에서부터 어디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길거리 음식까지 정갈하고 싸고 맛나게 먹을 수 있다.

 

 

 

 

배를 어느 정도 채운 이후에야 국제시장을 본격적으로 구경하기 시작했는데 거의 2시간은 걸어서 구경해야할 정도로 넓고 또 넓었다. 품목은 재래시장에서 다루는 거의 모든 품목을 볼 수 있는데 미리 상상했던 외제 상품을 취급하는 곳은 많지는 않았고 역시 의류가 가장 많았던 듯..

 

 

 

 

그래도 역시 국제시장에서 가장 매력적인 곳이라면 일명 깡통야시장으로 불리는 먹을 것을 파는 시장인데, 호박식혜나 남부지방에서만 맛볼 수 있는 '단' 팥죽, 당면비빔국수, 옛날멸치국수 등 꼭꼭 먹어야봐야할 음식들로 가득하다.

배가 불러 터질것 같은데도 먹을 수밖에 없었던 '단' 팥죽과 국수는 맛이 정말 감동 그 자체 ㅠ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정말정말 옛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감동의 맛이었다~!

게다가 호박식혜는 한통만 산게 후회될 정도로 집맛, 손맛이 그대로 느껴지는 진국이었음~

 

 

 

 

우리는 특이하게도 '아리랑 거리'로 나오면서 국제시장 구경을 끝냈는데 다 돌아보고 나니 '아리랑 거리'로 국제시장 구경을 시작하는게 맞는 구조였다..끙; '아리랑 거리'의 특별한 점은 바로 아래와 같은 국수와 김밥 등을 파는 이 끝도 없는 특이한 광경이 입구에 펼쳐져 있다는 점이다. 국제시장에는 젊음의 거리, 조명의 거리 등 여러 이름을 가진 거리로 시작되는데 아리랑 거리로 가장 먼저 들어선다면 싸고 간단하게 요기를 해결할 수 있다. 게다가 그 맛이 일품이라 절대 놓칠 수 없는 곳이다. 손님이 끊임없이 몰려들어서 처음에는 앉아서 먹다가도 나중에는 다른 손님에게 밀려나 일어서서 먹게 되지만 기분이 나쁘기는커녕 그게 당연시 여겨지는 특유의 분위기도 너무 좋았다 ㅎ

 

 

 

 

태종대에서 동백꽃에 감동받긴 했었지만, 시장 귀퉁이에 핀 벚꽃은 정말 감동이었다.

부산과 같은 남쪽에서나 가능하지 북쪽에서는 상상도 못할 일이니 말이다.

아마 살면서 가장 일찍 본 벚꽃이 아닐까나?

처음에는 조화일지도 몰라 남친과 조화다 아니다 설전도 했었지만 옆에서 간단히 뭘 파시던 할머니의 '진짜 벚꽃이야'라는 쿨한 말씀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능~

 

 

 

 

영화 덕분에 국제시장을 방문하는 사람들이 늘었다곤 하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그토록 오랫동안 그 넓은 시장이 유지될 수 있었던 국제시장만의 저력을 이날 볼 수 있었던 것 같다. 국제시장은 이제는 신식건물로 전통시장만의 매력이 사라진 동대문이나 남대문에서 느꼈던 아쉬움을 날려버릴만큼 만족감을 안겨주었다. 해운대도 태종대도 좋고, 다른 안가본 부산의 명소도 당연히 좋겠지만 국제시장 때문에라도 부산을 다시 가고 싶을 정도로 매력적이랄까. 앞으로도 정이 듬뿍 묻어나는 재래시장의 매력을 담뿍 간직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Posted by 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