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여대생 살인 사건'의 범인
요새 스마트폰으로 네이버 뉴스를 시간이 날때마다 보고 있는데, 가장 눈길을 끈 뉴스가 '장윤정', '대구 여대생 살인 사건' 뉴스였다. 장윤정의 일련의 사건들이야 안타까움과 함께 울화통이 터지는 사건이지만, 엄밀히 말해 남의 가정사니까 내가 뭐라 말할 일은 아닌 듯하다.
하지만 대구 여대생 살인 사건은 여자들에게 세상의 무서움을 제대로 보여주는 사건이라, 계속 관심을 가지고 기사들을 챙겨봤었다. '대구 여대생 살인 사건'은 실종 신고를 하고 사체를 발견한 5월 26일부터 6일만인 6월 1일 범인이 검거된 사건이다. 그런데 범행 수법이 너무나 잔인하고, 의외라서 사건에 대해 밝혀질수록 놀라움 그 자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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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여대생 살인 사건의 간략한 전모를 살펴보자.
피해자는 자정에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친구들과 클럽에서 술을 마시고 놀다가 새벽 4시쯤 근처에서 택시를 타고 집으로 출발한다. 이때 클럽에서 동석했던 남자 일행 중 한 명이 택시를 타고 피해자의 택시를 쫓아가다가 피해자의 택시가 신호에 잠시 정차하자 타고 있던 택시에서 하차 후 피해자의 택시에 동승하게 된다. 그 말은 애초에 범행을 저지르려고 피해자의 모든 행동을 감시하고 있었단 말인데, 정말 무서운 일이다;;
동승시 범인은 택시 운전수의 의심을 피하기 위해 피해자의 남자친구라고 말하고, 피해자를 깨우는 척하는 등 남자친구 연기를 한다. 범인은 이때 택시의 원래 목적지인 피해자의 집에서 자신의 원룸이 있는 곳으로 목적지를 변경한다. 그리고 택시에서 내려 피해자를 부축하여 모텔을 전전하지만 빈 방이 없어 결국 자신의 원룸으로 가게 된다. 이때 모텔을 나오던 그의 모습이 CCTV에 찍힌다. 여러 정황상 피해자는 술에 너무 취해 거의 정신이 없는 상태로 보인다.
새벽 5시 쯤 자신의 원룸에서 성폭행을 하려다 피해자가 술에 취해 비틀거리다가 넘어져 피가 나자 원래 아동성범죄 전과자였던 범인은 피해자가 신고를 할까 두려워 범행 흔적을 지우기 위해 피해자를 발과 주먹으로 때려 내장 파열로 죽게 만든다.
범행을 저지른 26일은 일요일이었는데 범인이 시체 유기를 위해 렌트카를 빌린 시간이 오후 5시 경이라고 한다. 도대체 그는 사건이 일어난 새벽부터 오후 5시까지 무엇을 한건지 모르겠다. 그 시간까지 시체를 방에 둔 상태로 버틴걸 보면 확실히 정상은 아닌듯하다. 이날 오후 7시 경 피해자의 부모가 실종 신고를 하게 된다.
범인은 빌린 차로 다음날인 27일 새벽 4시에 경북 경주의 한 저수지에 시체를 유기하고, 이날 아침 10시쯤 다행히 한 낚시꾼이 시체를 발견하여 신고한다. 그렇게 실종 신고 후 15시간 후쯤 피해자의 부모는 딸이 잔인하게 살해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게다가 발견 당시 피해자는 상체 속옷만 입은 상태였으며, 이빨이 3개가 부러지고, 심장과 폐가 파열되는 등 처참한 상태였다고 하니 피해자의 부모 심정이 어떠할지 상상이 안간다 ㅠㅠ
이때부터 수사가 시작되어 5월 31일 유력한 용의자였던 택시 기사를 체포하게 되는데 택시를 탄 장소와 시간을 알아도 그 택시를 운전한 기사를 찾는데 이렇게 오래 걸리는지는 몰랐다;; 수사 드라마에서 보면 보통 하루면 찾던데, 역시 현실은 드라마와 다르다는 걸 실감하는 중이다.
용의자였던 택시 기사의 진술로 범인을 쫓던 중 CCTV 등의 증거로 6월 1일 새벽 역시 클럽에서 술을 마시던 범인을 검거하게 된다. 범인은 그런 범행을 저지르고도 클럽에서 술을 마시며 여자를 찾고 있었다고 하니 정말 기가 막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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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여자로서, 그리고 술을 마시고 새벽에 집에 귀가할 수도 있는 부분에서 가장 궁금했던 점이 피해자가 범인이 택시에 동승하고 모텔을 전전하고, 원룸까지 갈 동안 정신이 있었는지였다. 그런데 역시나 술에 취해 몸을 가눌 수 없을 정도였던 듯싶다.
물론 피해자는 택시를 탔고, 택시가 집 앞까지 안전하게 자신을 데려다줄거라 믿었을 것이다. 범인이 미행까지 하지 않았다면 집에 안전하게 귀가했을 것이고 말이다.
게다가 피해자가 정신이 멀쩡했다고 하더라도 이 사건에서처럼 집요하게 피해자를 노린 경우 택시에서 내린 순간 어떻게든 힘없는 여자인 피해자를 제압하여 범행을 저질렀을 것이다.
여기서 잠깐~!! 술을 마시고 혼자 늦게 귀가한 여자가 잘못이라는 둥 피해자 탓을 하는 일부 사람들의 말은 귀담아 들을 가치도 없는 얘기다. 걱정의 마음을 담아 위험하니 되도록 일찍 귀가했으면 좋겠다는 말과는 너무나 다른 위험한 발언이니 말이다. 그 사람들 말에 의하면 여자들은 집과 직장(학교)만 오가면서, 온몸을 긴 옷으로 칭칭 감고 살아야 한다. 치마가 짧았으니 당해도 싸다는 말도 세트로 같이 하는 사람들이니 말이다. (사실 성범죄자들은 옷의 야함과 상관없이 약해보이는 상대를 고른다고 한다.)
이 사건에서 가장 무서웠던 점은 여자가 술에 취했든, 안 취했든 택시를 탔을 경우 동행했던 친구나 지인이 택시 번호만 찍거나, 적어서 알아둔다면 큰 문제는 없을거라 생각했던 평소 믿음을 뒤흔들었다는 점이다. 물론 그렇다고 100% 안전한건 아니지만 사람들이 생각하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게 있고, 그 행동을 함으로써 사람들은 어느 정도는 안심하게 되는게 사실이니까 말이다. 그런데, 이런 범죄자들이 누군가를 노린다면 어떤 안전장치도 필요가 없을 것이다.
결국 진짜 큰 문제는 우리나라의 너무나도 약한 처벌이라고 생각한다. 범인은 이미 미성년자를 성추행한 전과잔데 겨우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고 한다. 그 외 집행유예, 교육 등의 처벌이 있긴 했지만, 어짜피 집예유예 기간 동안 범행을 저질렀으니, 나머지를 제외하고 징역만 생각하자면, 역시 너무나 약한 솜방망이 처벌이 아닐 수 없다. 성범죄는 재범율이 높아서 신상공개를 하긴 하지만, 이 범인도 '성범죄자알림e'에 올라 있는 전과자였다는 점을 보면, 그게 무슨 소용이 있나 싶다. 이런 식의 약한 처벌로 잠재적인 범죄자들을 계속해서 범행을 저질를 수 있는 환경에 둔다면 정말 여자들은 집에만 있어야하는 상황이 올지도 모른다.
결국, 성범죄를 저지른 사람은 또다시 성범죄를 저지르게 되고, 그 과정에서 더 큰 살인을 저지를 수도 있는데(이 사건과 다른 유사 사건들처럼..전자 발찌를 차고 임산부를 성폭행했던 범인 등) 전자 발찌나 신상공개보다 좀 더 강력한 처벌을 주는 것이 미리 범죄를 예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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