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도 잘 안하고 화장품에 전혀 관심이 없던 내가 20대 후반이 되고 나이가 얼굴에 보이기 시작하면서 더이상 방치하면 안되겠다는 생각에 한동안 인터넷으로 피부에 좋다는 화장품은 엄청 뒤지고 다녔다.
색조화장품이야 아무거나 싼걸 써도 별로 상관없겠지만 기초화장품은 그동안 대충 사서 쓰던걸 뒤로하고 좋다는 고가의 화장품도 이것저것 사용해보고 나에게 무슨 화장품이 맞는지 찾지도 못한채 돈만 쓰던무렵 그때 당시 방영했던 화장품의 진실에서 고가 화장품의 원가가 10프로도 안된다는 사실과 나머지는 전부 용기값과 브랜드값이라는 소리에 그 동안 돈낭비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지금 확실한건 아무것도 안바르고 피부에 신경 안썼던 예전이
열심히 화장품 펴바르고 BBL이라는 잡티시술도 받고 했던 지금보다 더 피부가 좋았다는 사실뿐이다.
사람은 나이를 먹게 마련이니
무슨 화장품을 쓰든 시간이 흐를수록 주름 생기고 피부가 안 좋아지는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피부가 탄력이 눈에 띄게 줄어들어 더블로리프팅이란거에 관심이 생겨
몇달 전 찾아갔던 피부과에서 상담받을때 양심있는 의사선생님이 해주신 말씀이 있다.
어떤 미용시술이든 6개월에서 1년 사이면 시술효과가 점점 사라지고 시술받기 전의 상태로 돌아가니
한번만 받고 그만두면 결국 돈 낭비가 될뿐이라고...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노화를 하기때문에 영구라는건 있을 수 없단다.
예를들어 잡티제거에 IPL을 하고 모공시술도 하고 피부탄력을 좋게하고 미백을 해서 모든 시술을 한후에
잠깐 만족했다가 1~2년이 지나서 다시 돈을 투자해 그렇게 반복하지 않는이상 모든건 일시적일 것일 뿐이다.
얼굴에 투자해서 돈을버는 연애인이 아닌이상 그렇게까지 할수는 없으니 차라리 한가지를 정해서
잡티든 모공이든 탄력이든 주기적으로 꾸준히 받을수 있는걸 하는게 하나라도 남는거라고...
한가지라도 꾸준히 받으면 몇년 후 그 부분에서는 남들보다는 우위에 있을수 있고,
그게 피부마사지든 화장품이든 똑같다고 하셨다.
결혼전이야 내가벌어 쓰는 처지라면
피부마사지를 꾸준히 받든 고가화장품을 꾸준히쓰든 시술을 받든 내맘대로 할 수 있겠지만
결혼하고 애를 낳으면 결코 그게 내 맘대로 되지 않는다는걸 안다.
그럼에도 피부에 포기할 수 없는건 조금이라도 그 시기를 늦출 수 있지않을까하는
모든 여자들의 공통된 바램 때문일 것이다.
그리고 그 부분을 교묘하게 이용하는게 바로 고가 브랜드 화장품 마케팅의 기본이고
제대로 먹히고 있는것 또한 사실이니까...
언젠가 한 J사의 외국 유명브랜드 화장품 담당이 나한테 재미있는 말을 한적이 있다.
우리나라처럼 화장품 유행이 자주 바뀌고 종류가 세분화 된 나라는 없을거라고...때문에 외국계 화장품이 우리나라에 들어와 애를 먹는게 금방금방 변화하는 시장에 맞춰 발빠르게 제품을 개발하고 대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다.
그걸 가장 잘 이용해서 성장한게 국내브랜드인 아모레퍼시픽(구 태평양)이고...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기초화장품으로 스킨, 로션, 에센스, 크림으로 나누어 판매를 하지만 이는 더 많은 제품을 판매하기 위한 전략일뿐 유사한 원료에 화장품의 점성과 탄성을 결정하는 화학물질인 ‘폴리머’(Polymer)를 어떻게 섞느냐에 따라 묽은 순서대로 제조된 것이라 한다. 이는 국내에서만 나타나는 현상으로 외국에서는 아이크림조차 따로 나오지 않는 경우가 많다고...
조금 더 화장품에 깊게 들어가자면,
수많은 기능성 화장품과 다양한 제형의 제품이 개발되고 있는 상황에서 제품에 함유된 성분이 적고 많음에 따라 좋은 화장품인지 구분하는 것은 사실 큰 의미가 없다고 한다.
화장품은 70% 이상 물로 이루어져있고 물에 유분을 첨가해 피부의 수분 증발을 억제하는 게 화장품의 기본 원리다.
물과 기름은 자연 상태에서 섞이지 않기 때문에 이를 섞기 위해 유화제, 가용화제, 분산제, 습윤제 등 계면활성제를 사용하고 아울러 개봉한 화장품이 변질되지 않게 하기 위해 방부제를 넣고 빛깔과 향을 위해 향료와 색소도 첨가한다.
피부에 화장품이 노출되면 노출될수록 피부는 더 빨리 노화한다는거다.
더군다나 피부 주기상 새 화장품 효과가 나타나려면 적어도 30일가량 소요되는데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는 제품일수록 사용이 금지된 원료로 만들어 졌을수도있으니 안전성을 의심해봐야 한다는것.
뭐든지 과하면 좋지 않다는 뜻이다.
콜라겐을 피부에 보충해서 피부에 탄력을 주고 주름을 없앤다는 화장품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콜라겐은 아무리 발라도 피부와 몸에 필요한 콜라겐을 공급해주지 못한다. 콜라겐이 분자의 크기와 무게가 크기때문에 피부에 흡수되지 않기 때문인데 이 역시 화장품 회사의 마케팅으로 조금이라도 젊어지려하는 여성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한 감언이설일 뿐이다.
명품 화장품 CEO들은 말한다. "화장품은 물질을 파는 게 아니라 이미지를 파는 것"이라고...
아무리 비싸보이더라도 사고싶게 만드는것. 그게 핵심인 것이다.
저걸 사용하면 젊어질것 같고 피부가 좋아질것 같은 생각이 든다면 여자들은 쉽게 지갑을 연다. 그런 비싼 돈을 내고 화장품을 사용하면 기대심리가 작용하여 왠지 만족감도 든다.
'오...조금 피부가 좋아진것같아....얼굴이 좀더 환해진것 같아.'
이렇게 젊음을 유지하고자하는 여성들의 심리를 아주 철저히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
뭐 기분도 좋아지고 자기암시가 된다면야 그건 그것대로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겠지만...
잡설이 길긴했지만 결론은
아무리 좋은 화장품이라도 이것저것 종류별로 많이 바르는게 결코 좋지 않다는것.
그렇지만 사실 이런것들을 알고있는 나조차도 어떤 제품이 피부에 좋다더라하면 금새 솔깃해지고 마는건 어쩔수 없는 여자의 본능인 것 같다. 노화를 조금이라도 지연시키기 위해 지푸라기 잡고싶은 심정이랄까...
어찌됐든 피부에 좋지 않은것 보다는 최소한 기본은 하는걸 고르기위해 유일하게 고수하고 있는 화장품이 있는데 바로 재생비비크림이다.
실재 비비크림의 기능은 커버력이 아닌 BB(Blemish Barm의 약자)라는 영문에서도 알수있듯 피부에 자극적인 시술 후 피부재생을 돕기 위해 바르던 것이었다.
하지만 연애인들이 처음 생얼화장으로 비비크림을 바르고 나오면서 기능이 변질되어 커버력을 높이기 위해 많은 성분을 첨가하고 피부톤에 맞을수 있도록 다양한 색깔에 썬크림기능까지 추가하는등 재생기능이 사라지며 지금은 파운데이션 역할을 대신하게 되었지만 오히려 트러블을 일으킴으로써 트렌드처럼 불던 바람이 주춤하고 다시 파운데이션으로 회귀한 사람들도 많아졌다.
결국 이러한 종류의 화장품이란것이 모공을 막고 피부를 더욱 상하게 한다는건 이미 알고 있는 사실.
지금은 그래도 똑똑해진 소비자들에 의해 비비크림의 원래 목적으로 돌아가자는 마케팅을 이용해 많은 비비크림이 재생비비크림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만들어져 나오고 있지만
몇 년 전만해도 재생비비크림이라는 말 자체가 이미 목적이 변질되어버린 우리나라에선 다소 생소했다고나 할까.
비비크림이 실재로 재생의 기능이 얼마만큼 있던 원래의 목적에 맞는 재생 비비크림이라면
최소한 피부는 손상되지 않게 하겠지라는 얄팍한 기대감에 사용을 시작했던 것이다.
그들이 슬로건으로 내세우는것도 바르고 자도 괜찮은 비비크림이였으니까...
그리고 실제로 그 당시 BBL 주근깨 잡티제거 시술을 받았기 때문에 필요하기도 했었고...
그리하여 몇날 며칠을 검색해가며 재생비비크림으로 가장 유명했던 세가지 제품 슈라멕,알렉스,젤쿠어를 알아내고 비교해서 마지막에 선택했던것이 젤쿠어 퍼펙트 허벌 비비크림이였다.
기본적으로 재생기능을 하는 성분은 천연약초에 함유되어 있는데 국내에선 재배가 되질 않는다고 한다.
독일쪽에서 재배가 가능하기 때문에 이 세가지가 재생비비의 지존으로 불리우며 독일에서는 임상결과와 재생비비크림에 꼭 필요한 성분을 넣어야 인증이 떨어진다고 하니 어느정도 믿음이 갔다고나 할까.
그 중 젤쿠어를 선택했던건 가장 마지막에 나온 제품인만큼(2009년) 다른 비비크림의 단점을 보완했다고 하는데 그게 유분감이었다. 다른 제품들이 커버력이 다소 있는만큼 유분이 많고, 발림성도 셋중 젤쿠어가 제일 좋다는 평이었으니까...
이렇게 젤쿠어를 처음 접해서 지금까지 사용하고있는데 애시당초 커버력이야 많이 기대하면서 썼던것도 아니였고
나는 피부톤정리 정도의 개념으로 재생비비크림을 사용하고 있다.
피부가 좀 노란편이여서 약간 화사하게 바꿔준다고 해야하나...
어쨌든 내가 비비를 발라도 아무도 비비크림 바른줄 모른다는것;; 아직도 화장은 커녕 아무것도 안바르고 다닌다고 생각들할뿐...
그래도 가격만 제한다면(30ml에 79000원인데 자체적으로 일년에 한번하는 세일정도가 아니면 몇년동안 가격이 거의 한결 같았는데 수입자가 늘었는지 요새들어 좀 싸게 나오는듯)나 자신은 상당히 만족하며 사용했는데 중간에 한번 알렉스에서 로얄비비제품을 선보였다.
기존 알렉스 허벌 비비크림이 나이드신 분들이 많이 사용하는 제품이였다면 젊은층을 타켓으로 내놓은 알렉스 로얄 비비크림이 한번 써보고 싶었달까.
젤쿠어보다 약간 저렴하기도 했고 해서 작년초에 구입후 사용했는데 상당히 젤쿠어랑 비슷한 느낌이였다.
젤쿠어비비가 색감이 밝은 살색톤이라면 알렉스로얄비비가 회색빛이 좀더 돌고 어두워 보이는데 바르고 나면
신기하게도 색감이 거의 비슷해진다.
확실히 독일 비비크림들이 피부에 발랐을 경우 피부톤에 맞추어 자연스레 색상이 변화한다더니 그건 맞는거 같다.
발림성은 젤쿠어 비비크림이 좀더 좋은편이고 그런만큼 커버력은 살짝 더 떨어지긴하는데 사실 두개 다 발라놓고 보면 화장했다고 아무도 보지 않기때문에 둘다 커버력은 거의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건 아무것도 안바른 세수 직후의 얼굴인데 BBL받은지 3년쯤 됐더니 다시 주근깨와 잡티가 올라오는게 요근래 다시 받아야되나 고민중이다. 확대해놓고 보니까 영 꼴이 아니구나 ㅠㅠ
이건 오른쪽과 코에 젤쿠어비비를 바르고 왼쪽에 알렉스 로얄비비를 바른것인데 사실 바른모습은 거의 비슷하다고 봐야된다. 아주 살짝 피부톤이 환해지고 모공이 조금 가려지며 커버력은 거의 없으니까...
그냥 전체적으로 정리만 해줄 뿐이다.
두개를 다 사용해본결과 유분감도 비슷하지만 난 결국 젤쿠어로 돌아왔다.
무엇보다도 화장을 정성들여하는 편이 아닌지라 발림성이 좋아서 로션처럼 좀더 슥슥 잘 발리는 젤쿠어가 맘에들었기 때문이다.
뭐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어쨌든 비싼 화장품을 선호하기보다는 나에게 맞는 적정한 가격의 화장품을 적당히 바르고
단백질 비타민 무기질 등의 적절한 섭취, 숙면, 적당한 운동, 자외선 차단 등 건강한 생활습관 실천이 피부노화지연에 더 좋다는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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