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혜로운 연휴였던 3.1~3.3... '우리 어디로 가볍게 다녀올까?'라는 아주 작은 말에서 시작된 여행이었다.
3일이나 쉰다는 생각에 평소 꿈도 못 꿀 동해 여행도 별거 아닌 듯 보였다.
남친이 한 번 다녀오고 너무 좋았다고 사진까지 보여주었던 '한국의 나폴리'라는 별명까지 붙은 '장호항'을 평소 가보고 싶었기에 여행 최종 목적지로 정했다.
근데 이것이 고난과 역경(?)으로 가득한 여행이 될 줄 누가 알았으랴 ㅠ
문제는 우리만 가벼운 마음으로 출발한 것이 아니라 수도권의 몇 %인지는 알 수 없지만,
꽤 많은 사람들이 동일한 생각을 가지고 가볍게(?) 출발을 했다는 점이었다.
삼일절 2시쯤 용인에서 출발한 후 장호항까지 가는 동해를 면해있는 모든 장소가 다 명소이니 거쳐서 가자는 생각으로 '정동진'에 도착한 시간이 11시쯤이었다.
정동진의 모든 숙소가 방이 없다는 걸 알아내고 좀 더 큰 시내로 가보자는 생각에 동해 시내 -> 삼척 시내 등을 새벽 5시까지 돌며 숙소를 알아보았지만, 거의 대부분의 숙소는 불이 꺼져있었다.
불이 꺼져있다는 의미가 방이 꽉 찼다는 의미인 것도 이때 알았지만 새로운 사실을 안게 별로 달갑지는 않았다.
이때 모텔은 6~7만원, 팬션은 7~8만원, 호텔은 10만원부터였는데 어짜피 전부 그림의 떡이었다 ㅠ
남친은 과도한 운전으로 제정신이 아니였고, 밤은 너무 깊었고, 결국 한적한 주차장에 차를 주차하고 차 안에서 쪽잠을 자게 되었다.
그런데 자기 전에 자세히 보니 근처 주차되어 있는 많은 차 안에 사람이 꽤 있었다. 아마 방 구하기를 포기하고 차 안에서 자기로 결심한 사람이 우리 뿐만이 아니였던 듯..
그 시간에 트위터에 '동해에는 빈 방이 한 개도 없습니다. 방 찾길 포기하세요'라는 글이 올라왔다면 반응이 대박이었을 것이다.(저 상황에 이런 생각이나 하고 있는 나도 참..)
이 많은 사람들이 다 어디서 왔을까..라고 궁금해 하다가 1분도 안되어 깊은 수면에 빠졌다 ㅎㅎ
결국 아침 10시가 다 되어서야 겨우 숙소를 잡아 몇시간이나마 편한 잠을 잘 수 있었고, 씻을 수 있었다 ㅠ
그제서야 장호항을 가보자며 가는 길에 용화역 정거장을 발견하고 레일 바이크라는 것이 신기하여 이건 꼭 타봐야한다며 궁촌역 정거장까지 레일 바이크를 신나게 타고 다시 차가 있는 용화역으로 오고 보니 6시가 넘었다 헛;
그 전날의 악몽이 서서히 떠올라 부랴부랴 숙소를 구하기 시작해 장호항 근처에서 펜션방을 구해 짐을 푸니 8시였다. 이미 장호항 가긴 글른 것이다 ㅠ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소주에 회 한접시 먹자는 생각으로 묵호항 수산 시장을 찾아갔다.
묵호항에 울릉도에 가는 배편이 있다는 사실도 알아내고, 도치라는 이상하게 생긴 물고기도 처음 보았다. 우연히 간 묵호항에서 운 좋게도 '묵호항 수산물 축제'가 열리긴 했지만 가는 날이 장날이라고..우리가 간 3월 2일이 축제의 마지막 날이었고, 시간상 끝물이라 파는 물고기가 거의 없었다. 겨우 산 도치..씹히는 느낌이 특이하다는 점 외에는 별로였다. (회가 맛있고 싸기로는 궁평항이 최고인듯하다)
이날 빈약한 안주에 좀 과하게 마신 소주로 다음날인 일요일은 거의 최근 몇년 중 최고의 숙취에 시달려 고생을 제대로 했다. 일요일 겨우 목적지인 장호항에 들렀지만, 걸음도 겨우 떼는 상황에서 아무리 좋은 풍경이라도 눈에 제대로 보일리 만무하다. 지금 글을 쓰기 위해 본 사진이 그날보다 훨씬 좋아보이는 걸 보니 상태가 정말 안좋긴 했나보다;;
결국 용인에 도착하는 밤 9시까지 숙취와 멀미에 시달리다가 집에 와서야 겨우 안도의 숨을 내쉴 수 있었다.
이 여행에서 얻은 결론은 아무리 비수기 때라도 숙소는 꼭 예약하고 가야하고, 여행 가서 술을 마시게 될 경우 안주를 든든히 먹자는 것~!!
결국 일주일이나 지난 지금에서야 이 글을 쓰는 것도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기 괴로워서였을 것이다. 흑흑~
이제 다 잊어버리고 사진으로 장호항의 경치나 실컷 구경이나 해야겠다.
일요일은 바람이 정말 많이 불어 파도가 무서울 정도로 높았다.
그래서 남들이 찍은 장호항 사진처럼 열대 해양 분위기는 덜하다.
난 왜 어딜가든 상황이 안좋은 것인지..
하지만!! 남들과는 좀 다르다는 메리트가 있다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중~
장호항 해수욕장인데 정말 아담하다.
여기에서 여름 해수욕을 한다면 가족같은 분위기에서 놀 수 있을 듯..
해수욕장에서 카메라를 살짝만 돌렸는데도 절경이다.
선박장에는 정박된 배들이 정말 많았는데
파도가 높아 고기잡이 배든, 무슨 배든 다 정박해있는 듯..
돌고래 상이 있는 계단 꼭데기에서 찍은 장호항의 절경이다.
저 하얀 것들은 다 포말인데 덕분에 인터넷에서 남들 사진으로 실컷 본
맑고 깨끗한 바다속 구경은 못했다는거~
그래도 멋진 걸 보니 장호항을 최고로 쳐주는 이유를 알겠다.
멀리 보이는 하얀색 등대..빨간색과 쌍둥이인데
빨간 등대는 가는 길은 파도가 넘실대서 무서워서 못갔다.
박력있는 파도로 돌고래가 살아있는 듯하다.
얼마전까지 공사중이어서 출입금지였다는 또다른 산책길..
실외 암벽등반을 할 수 있는 곳도 있다.
바다를 등 뒤에 두고 암벽등반하는 운치도 최고일듯~!
길은 이쁘다..근데 파도는 무섭다~헉~!
점심 먹기 위해 들른 장호항 입구쯤에 위치한 '해양호 횟집'이다.
어디서 들은건 있어가지고 곰치국을 먹어야한다며
곰치국 메뉴가 적혀있는 횟집을 들어갔더니
곰치 철이 아니라 못먹는단다...근데 곰치가 물고기 이름이었어??
결국 나는 물회를 남친은 회덮밥을 시켜 먹었는데
생전 처음 먹어보는 물회여서 맛이 원래 이런진 모르겠지만
시고 달고 차고 회는 신선하고....신기하긴 했다.
고생하고 또 고생한 여행이었지만 신기한 경험으로 치면 최고인 여행이었다.
남친과도 나중에 정말 기억에 남을 거라며 서로 위로했다는 ㅋㅋ
마지막으로 파도치는 장호항을 직접 찍은 동영상이다.
파도 소리와 함께 보면 왜 무섭다고 했는지 이해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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