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리/Y 이야기2014. 4. 10. 14:35

 

 

 

올해는 난생 처음 봄꽃..그 중에서도 벚꽃 구경을 멀고먼 남해에 위치한 진해로 가게 됐다.

아무래도 남친이 여행을 좋아하다보니 작년 봄에는 제천, 아침고요수목원(두 번이나 갔드랬다;), 장호항, 올해 봄에는 진해, 게다가 다음주에는 따로 봄꽃 여행도 갈 예정이라 살면서 간 봄여행보다 2년 동안 훨씬 많은 여행을 하는 것 같다능^^; 여행을 가기 전에 으례 발목을 잡는 것들..예를 들어 여행 비용, 월요일 출근 걱정, 몸의 상태..이런 것들은 남친의 추진력 덕분에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기 일쑤다. 뭐 덕분에 어렸을때도 안한 고생을 나이들어 하고 있지만 ㅎㅎ

 

 

 

금요일(4월 4일)

 

이번에도 따로 휴가를 내지 않은 터라 주말을 이용해 다녀왔는데 용인에서 진해까지 가는 것도 꽤 부담이라 아예 금요일 퇴근하자마자 7시 30분에 바로 출발했다. 저녁은 편의점에서 삼각김밥과 컵라면으로 간단히 떼우고, 헛헛한 건 퇴근 후 장시간 운전에 피곤한 남친을 위해 자주 들렀던 휴게소에서 이것저것 휴게소표(?) 군것질거리로 떼웠다. 그렇게 금요일 밤이라 시원하게 뻥~뚫린 고속도로를 타고 진해에 도착하니 생각보다 늦은 새벽 2시 30분이었다. 아무래도 휴게소마다 들러서 늦어진 듯;

 

진해에는 (벚꽃 축제 기간이므로) 당연히 숙소가 없다고 가정하고 (진해에는 팬션도 몇 개밖에 없다), 진해에서 차로 30분 정도 거리의 창원시 상남동(모텔촌으로 유명한 곳)에서 헤매다가 겨우 숙소를 잡고 잔 시간이 3시쯤?? 하나 신기했던건 서울에서는 10만원은 될 법한 시설의 모텔이 지방이라 그런가 4만원밖에 안된다는 거? 그 다음날은 특실이었고, 최신식 월풀 시설에 20 평은 넘는 방이었는데 평소 주말 가격이 6만원이라고 해서 더 놀랐다. 우리는 벚꽃 축제 기간이라 11만원 주고 묵었지만 그 가격도 서울이었다면 굉장히 싼 가격이라고 감지덕지할만한 좋은 방이었다. 팬션이 바베큐나 이른 입실 시간 등의 장점도 많지만, 성수기이거나 팬션이 없는 경우라면 좋은 시설의 모텔도 괜찮은 선택인거 같다. 예전에는 모텔에 거부감이 들어 거의 안갔었지만, 요새는 여행을 많이 다니다보니 어쩌다가 민박이나 팬션 대신 모텔에서 묵게 되는데 한 곳에서 오래 머무르지 않고 이동이 많은 여행에서는 모텔이 더 싸면서 좋은 듯하다.

 

 

 

토요일(4월 5일)

 

그렇게 푹 쉬고 다음날 진해를 가니 경화역을 지나치게 되었는데, 길거리가 주차장으로 변하고, 주차장에는 자리가 없는 상태라 입맛만 다시다가 경화역 구경은 일단 포기하고 여좌천으로 출발했다. 여좌천은 진해역(기차역) 근처에 있는데 기차로 여행온 사람들이 북적대는 모습이 예전 가평역(지금은 지하철이 생김)을 보는 기분이라 추억에 잠기는 좋은 시간이었다.

 

 

 

 

그렇게 진해역을 지나서 5~10분 정도 걸어가니 여좌천 행사 시작 지점에 도착했는데, 워낙 배가 고파 벚꽃은 눈에 안들어오고 식당만 찾게 되드라; 쿨럭; 그렇게 찾은 식당이 '소반'이었다. 아래 사진은 점심에 깜빡 잊고 못찍어 밤에 다시 여좌천을 찾았을때 찍은 사진이다. 여기도 역시 사람이 많아 10분 정도는 밖에서 줄서서 기다려야 했다.

 

 

 

 

우리는 산채비빔밥에 파전, 막걸리를 주문했다.

음식맛은 그냥저냥 보통이었는데 식당의 인테리어라든지 깔끔한 분위기는 꽤 맘에 들었다.

 

 

 

 

그리고 시작된 여좌천 구경은 '감탄->사진찍기'의 반복이었다.

실개천 밑에 깔린 자갈 하나마저도 예뻐서 왜 진해가 전국의 벚꽃명소가 되었는지 절로 이해가 갔다.

사람이 너무 많아서 사진찍는거나 구경 모두 쉽지는 않았지만, 그 모든걸 덮고도 남을 정도로 아름다웠다.

 

 

 

 

오후 5시쯤 여좌천 구경이 얼추 끝나고 주차 때문에 포기했던 경화역으로 다시 출발했다.

다행히 경화역 바로 앞에 있는 공영주차장 표지를 발견하고 들어가니 딱 자리가 한개 있어 주차하고 구경할 수 있었다. 이때 바람이 많이 불어 꽃비가 내렸는데 그 모습이 장관이었다.

 

 

 

 

이때부터 많이 추워져서 구경은 조금만하고 천막에 들어가 뜨끈한 오뎅 국물에 순대, 잔치 국수를 먹었는데, 휑하니~사방이 다 뚫린 천막이라 오돌오돌 떨면서 먹었다능 ㅠ 

 

 

 

 

기차길에 기차가 지나갈때마다 사람들은 사진찍느라 바빴다.

기차가 다니지 않을때는 철길마저도 사람들이 점령하고 구경하니 기차가 지나가려면 경적을 울리면서 기어가는 속도로 지나가야 했다. 기차가 주인이 아닌 철길은 여기서 처음 보았다능? ㅎㅎ

 

 

 

토요일은 '여좌천->경화역->여좌천' 순으로 구경하니 8시쯤 되었다.

이때 너무 춥기도 하고(겨울인 줄;;) 해서 구경은 그 쯤하고 간단히 맥주를 마시고 일찌감치 금요일과 같은 창원시 상남동에서 숙소를 잡고  여독을 풀었다.

 

 

 

일요일(4월 6일)

 

일요일은 차가 밀릴거라 예상하고 일어나자마자 진해를 뒤로 하고 용인으로 출발했다.

그래도 그냥 올라가기는 아쉬워서 가는 길목에 있는 속리산을 잠시 들렀다 가기로 계획을 변경하고 속리산으로 향했다.

이때 정말 웃기는 상황이 벌어졌는데 이번 여행에서는 원래 차에 있는 네비를 업데이트를 안한지 오래되서 핸드폰에 설치된 올레 네비도 같이 사용하면서 이동했었다. 그런데 속리산 가는 경로가 올레 네비가 훨씬 빠르길래 올레 네비만 따라 갔다가 도착하니 아무 것도 없는 산골의 국도 한복판이라 원래 네비를 이용해 30킬로는 더 가야했다는 ㅎㅎㅎ 다행히 상황이 너무 웃겨서 짜증보다는 너무 웃다가 배가 찢어질 뻔했다.

 

우여곡절 끝에 생전 처음 속리산 국립공원에 도착하니 가장 처음 우릴 맞이해준건 속리산 조각 공원이었다.

워낙 대지가 넓어서인지 조각상이 설치된 이 공원도 굉장히 넓어 다 구경도 못하고 바로 밥먹으러 고고~^^;;

 

 

 

 

 

중간에 헤매서 그런가 도착해보니 4시 30분 정도로 식사하기 애매한 시간이었지만, 그래도 속리산에 왔으니 산채 정식 정도는 먹어줘야 한다며 꾸역꾸역 먹었다능 ㅎㅎ 산채 정식이 일인당 15,000원이었는데 생각보다 부실하고 맛도 그닥;; 배가 안고파서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가격대비 좀 실망이었다능;

그래도 2박 3일간의 여행 동안 제대로 밥을 챙겨먹은건 딱 두 번 뿐이라 밥인 것만으로도 감사했다 ㅠ

 

 

 

 

속리산을 등반하지는 못했지만 좋은 공기와 정기를 잠시나마 느끼고 주차장을 가는 길에 곶감을 파는 곳에서 곶감을 2만원을 주고 샀다. 다 파시고 한 개 남은 거라 떨이로 주신건지는 모르겠지만, 맛난 싱싱한 곶감이 엄청스리 많아서 득템한 기분이었다 ㅎㅎ 지금은 냉동고에 넣어놓고 심심할때마다 꺼내서 먹고 있는데 맛있어~맛있어~ㅎㅎ 

 

 

 

 

그리고 올라오는 길에 신기한 휴게소를 발견했다. 그곳은 바로 휴게소 내에 병원이 있었던 안성 휴게소였다.

큰 휴게소답게 없는게 없는 휴게소였는데 그래도 병원은 정말 휴게소에서는 처음 보는 거였다.

크고 잘 되어있기로 유명한 덕평자연휴게소에서도 없는 병원이~!!

게다가 병원에는 손님도 꽤 많아보였다.

 

 

 

용인에 도착해보니 밤 9시였는데 충청도에서 엄청 밀린걸 생각하면 일찍 도착한 셈이었다. 이번 여행은 2박 3일 중에서 딱 하루만 제대로 구경하고 나머지 2일은 고속도로에서 다 보낸 여행이긴 했지만, 너무 오랜만의 여행이라서 그런지 앞으로 생활에 활력소가 될거 같다. 솔직히 작년 말부터 3월까지는 일이 너무 바빠서 바람쐬러 야외에 나가본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관련글 ☞ 2014/04/07 - 진해벚꽃축제 여좌천, 경화역의 아름다운 풍경 by Y

 

 

 

 

 

 

Posted by 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