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언제부턴가 내 눈안에 점이 있다는걸 알았다.
분명 어렸을땐 이게 한번도 거슬린적이 없으니 없었던것같은데 이십대 중반(?)쯤 어느순간 인식했던거같다.
눈에 띌만큼 조금씩 진해진건지...커진건지...한번 보기시작하니까 거울 볼 때마다 거슬렸던 흰 눈동자에 보이는 갈색의 점.
그 당시는 이게 뭔지도 모르고, 별로 불편한건 없었으니 그냥 내 눈동자가 그렇게 생겨먹었나보다...하고 살았다.
5년전 쯤 라섹수술을 할때도 각막을 벗겨내는 시술이니 이 점이 혹여나 없어지진 않을까 살짝 기대했다가
전혀 변화가 없는걸보고 실망했던 기억도 있다.
차라리 그때 안과에서 이게 뭔지 확실히 물어볼 것을...
몇 년 동안 셀카 찍을때면 은근 스트레스 받으며 살다가 최근에서야 이게 결막모반이라는것을 알았다.
'결막모반'은 눈흰자위에 멜라닌 색소가 활성화되어 서서히 짙은 갈색으로 변하는 것이라 한다.
눈에 주기적으로 자극이 가해지거나, 크게 한번 충격을 받은적이 있거나, 렌즈를 오랜기간 착용하는등의 경우에 나타날 수 있다고 하는데, 난 뭔가 눈에 충격받은 기억이 없으니 정확한 원인은 모르겠다.
어쨌든 결막모반은 눈에 별다른 이상이나 불편함은 없고, 치료를 안받아도 사는데 지장없으나
미관상 보기 안좋다면 장비를 갖춘 일부 안과에서 치료가능하다.
이걸알고는 나도 꼭 치료해야지하고 마음먹었는데 막상 병원에 잘 가지지 않다가 오늘에서야 회사 반차내고 엄마 환갑선물사러 나간김에 부랴부랴 병원을 알아봐서 치료를 받으러 간 것.
눈이라는 부위가 워낙 중요하고 예민해서 여기저기 안과를 알아봤지만 이건 후기도 별로없고 다 거기서 거기인듯해 사실 강남에 위치한 적당한 병원 중 하나를 선택했다.
나같은 경우 한쪽눈에 각기 다른 형태의 결막모반이 있다.
하나는 옅게 분산되어 노란끼가 퍼져있는 형태(1)이고, 또 하나는 동공 바로 옆, 뚜렷한 갈변의 동그랗고 작은 점형태(2)였는데
1번같은 경우는 마찰열로 살짝 표피를 한꺼풀 벗겨내는 전기소작술로 간단히 시술할 수 있다고 하셨지만,
문제는 동공과 붙어있는 2번...
검은동공과 흰자의 경계선에 중요한 기관이 많이 분포되어 있어 잘못건드리면 위험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최대한 경계선 바깥쪽만 들어서 잘라내는 외과적 고난이도 수술을 해야한다고...
게다가 부작용을 말씀해주시는데,
첫째는 재발의 가능성... 이거야 일반 점 빼면서 많이 겪었으니 그렇다치고,
둘째는 수술 후 혈관이 일 이주정도 충혈되는데, 충혈된 혈관이 한 두개 빨간상태에서 원래대로 안돌아오는 경우가 간혹 있어 이게 또 눈에 띌 수도 있단다.
셋째는 동공과 붙은곳을 제거할때 제거 후 흰자위가 재생되는데 이때 흰자위가 검은 동공까지 침범해 들어갈 수 있다고...
사실 피부에 점빼는것처럼 간단하게 생각하고 갔는데 이때부터 겁이 덜컹ㅠㅠ
원장님은 의무적으로 환자가 알아야 할 부분을 말한 부작용일테지만 내가 그 만의하나 주인공이 될 수 있는것 아니던가...
이걸 과연 해야하나...고민을 계속하다가 마지막에 '이게 그렇게 위험한건가요? '라고 물어봤더니, 웃으시며 '위험하면 제가 하겠어요?' 라는 말씀에 그냥 진행하기로 결정.
원장님은 위에 1번같은 경우 육안으로 자세히 보지않으면 안보이니 안해도 될것같다 말씀하셨지만
난 이왕하는거 깨끗하게 하고싶었기에, 잘보인다고 우겨(?) 두 개 해서 35만원에 해주시기로 했다.
원래 난이도에 따라 금액이 다른데, 고주파(전기소작술) 같은경우 1번같이 간단한 경우 15만원에서 복잡한건 30만원 정도라고 한다.
인터넷에서 찾아봤을때 한번에 5~10만원정도라고해서 그정도 예상했는데
그건 레이저시술로 결막모반 형태에 따라 할 수 있는게 있고, 할 수 없는게 있다고...
특히 나같이 동공에 걸쳐있는경우(2) 레이저나 고주파로 할 수 없어 외과적 수술을 해야한단다. ㅠㅠ
그리하여 수술에 들어가기 전 이것저것 안구상태나 시력검사를 하고, 세안과 소독, 이것저것 많은 종류의 안약과 마취되는 뭔가를 넣은 후 수술대에 올랐다.
라섹수술할때도 전혀 아무생각 없었는데, 이건 혹여라도 눈이 잘못될까 왜이리 긴장되던지...
먼저 간단한 1번의 경우 1분정도 뭔가 슥슥 문지르는듯하더니 금방 끝났고,
고난이도 수술이라던 2번은 한참동안(5~10분?)이나 뭔가 들고 잘라내고하는 작업을 반복하셨는데 눈을 다른쪽으로 돌려보고있음에도 눈알에 압력과 열감이 느껴지며 뭔가 왔다갔다하는게 보이면서 내 인생 최고로 긴장했던 순간이였다;;;;
게다가 수술하시면서 2번이 생각보다 깊다고하시며 한번 더 반복할때는 진짜...
수술이 끝났을때 과연 어떻게 됐을지 거울을 보는게 좀 무섭기까지 했다능;;
갈변이 깊어 2번쪽을 완전히 제거하진 못했지만 최대한 위험하지 않은 정도까진 했으니 전보다 좋아보일거라고 하셨다.
사진으론 잘 안보이는데 직접 잘라낸 2번부위는 자세히보면 흰자위가 살짝 파진 느낌이 난다.
이게 다시 매끈하게 재생될때까지 기다려야하고...
시간이 지남에 따라 수술부위 주변으로 충혈이 되는데, 난 생각보단 심하지 않았다.
<왼쪽눈 수술 - 사진 오른쪽>
마취된데다 눈에 연고를 잔뜩 발라두셔서 한쪽눈이 좀 먹먹하고 이물감이 느껴지고 흐릿한 느낌이 들었는데,
앞을 보는데는 지장없었고 시간이 지나면서 조금씩 괜찮아졌다.
단지, 한쪽눈에 먼지나 눈썹이 들어간듯 따끔거리는 이물감은 몇 시간동안이나 느껴져서 한쪽눈을 계속 깜박거리게 되는데
만일 야외를 오랫동안 돌아다닐거면 민감해진 눈에 바람과 먼지와 햇빛을 막을 수 있는 선글라스를 준비해가는게 좋을 듯 하다.
컴퓨터를 하루종일 보는걸 직업으로 삼는지라 당장 내일부터라도 일해야하기에 좀 걱정했는데
이렇게 집에와서 몇 시간 후 포스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큰 문제는 없다. 눈이 뻑뻑하고 살짝 시큰거리고 뭔가 집중해서 보는데 피로감이 있는 정도?
일주일동안 수시로 넣어야 될 안약이 산더미...
어쨌든 충혈정도라던가 이후의 일은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끝나고나니 앓던이가 빠진듯 속은 시원하다.
사실 내 눈속에 점이 있는지 아마 가족도 모를거다~ㅋ
누가 남의 눈을 가까이서 그렇게 뚫어지게 본단 말인가...
다 자기만족인 것이지 ㅋㅋ
동공에 걸쳐있지만 않았어도...깊지만 않았어도 더 깨끗하게 제거할 수 있었을텐데 그게 좀 아쉽긴 하지만 ㅠㅠ
이제 부작용이 없기만을 바라는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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