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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06.15 김연아의 마지막 갈라프로그램 '공주는 잠 못이루고(nessun dorma)' 내용과 해석 by S 2
생활공감/김연아2014. 6. 15. 00:01

 

 

 

 

중국 황제의 딸인 투란도트. 이 팬아트 누가 만들었는지 정말 잘 어울린다

 

 

2014년 5월 6일.

연아의 현역 은퇴 아이스쇼에서 펼쳐진 새로운 갈라프로그램 nessun dorma을 오늘에서야 처음으로 봤다.
그녀의 경기모습에 반해 그동안 그녀를 좋아하고, 그녀가 펼치는 프로그램에 울고 웃었지만,
막상 그녀의 현역 마지막 모습은 지켜보질 못했다.

 

소치올림픽에서 너무도 억울했던 은메달을 끝으로 가슴한켠이 무거운채 이미 은퇴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인지
더 이상 그녀의 소식을 쫒지 않았으며,
연아가 누군가와 알콩달콩 연애를 하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을때도

이제 정말 평범한 여자로 돌아가 행복한 삶을 살겠구나 생각하며 응원했을 뿐...
(이때 딸을 시집보내는 아버지의 마음을 깨달았다 ㅜㅜ)

 

내 성격상 한번도 누군가의 팬이었던 적이 없었던 내가
처음으로 열성적인 관심을 가졌던 상대가 떠나는 마지막모습을 보고싶지 않았고,

때문에 그녀의 은퇴선언 기자회견도 일부러 보지 않았건만
한달이 넘게 지난 지금에서야 우연찮게 새 의상을 입고 펼치는 프로그램을 본 것이다.

 

 

 

 

 

그 곡은 바로 'nessun dorma'
'아무도 잠들지 말라'는 뜻의 이 곡은 '공주는 잠 못 이루고'라는 제목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이 노래는 유명한 오페라의 작곡가 '푸치니'의 마지막이자 대표작이 되어버린 [투란도트] 오페라의 아리아로
많은 곡들 중 가장 대중적으로 사랑을 받고 있는 곡이다.

 

 

 

여기서 잠시 중국전설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투란도트]라는 오페라의 내용을 살펴보자면,
 
투란도트는 중국 황제의 딸인 아름다운 공주로
자신에게 청혼하는 남자들에게 3가지 수수께끼를 내어 맞추지 못하는 자는 전부 사형시키는 차갑고 잔인한 공주이다.
이는 옛날 이민족들에게 능욕당하고 죽은 자신의 할머니의 원한을 갚기 위한것이다.
그럼에도 아름다운 공주에게 청혼하는 남자는 끊이지 않았고,
어느날 전쟁에서 패해 나라를 잃은 티무르의 왕자 칼리프(Calaf)가 그녀의 아름다움에 반해 청혼을 한다.
그는 그녀의 3가지 수수께끼를 전부 맞추지만 애초에 결혼할 생각이 없던 그녀는 그의 사랑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칼리프는 반대로 자기가 수수께끼를 내어 내일 아침까지 맞추면 그녀가 원하는데로 자신이 죽겠노라 제안하는데
그 수수께끼는 바로 칼리프 자신의 이름을 맞추는 것.
나라가 망해 그 나라에 거지꼴로 흘러들어온 왕자 칼리프의 정체를 아무도 알리없고
공주는 백성들에게 그의 이름을 알아내기 전까지 아무도 잠을 자서는 안되며, 아침까지 알아내지 못하면 백성들을 다 죽여버리겠노라 선포한다.

그 소식을 들은 칼라프가 공주와의 승부에서 승리를 확신하고 부르는 노래가 바로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 이다.

 

 

<칼리프왕자>
Nessun dorma! Nessun dorma!
아무도 잠들면 안돼! 아무도 잠들면 안돼!

Tu pure, o, Principessa,      
당신도 마찬가지에요 공주님

nella tua fredda stanza, guardi le stelle   
당신의 차가운 방에서 별을 바라보네

che fremono d'amore e di speranza.  
사랑과 희망으로 떨리고 있죠.

Ma il mio mistero e chiuso in me, il nome mio nessun sapra!
하지만, 나의 비밀은 내 안에 숨겨져 있어 아무도 나의 이름은 모르네
            
No, no, sulla tua bocca lo diro      
아니,아니, 내 입으로 당신에게 말해 드리지요

quando la luce splendera!            
빛으로 환해질때에!

Ed il mio bacio sciogliera il silenzio che ti fa mia!       
나의 아내로 만드는 키스로 당신은 침묵을 깨게 될것이오.

 


<군중>
Il nome suo nessun sapra!...e noi dovrem, ahime, morir   
아무도 그의 이름을 모르네... 아아, 우리는 모두 죽겠구나!

 

 

<칼리프왕자>

Dilegua, o notte!      
오 밤이여 사라져라!
Tramontate, stelle!  
희미해져라 별들이여!
Tramontate, stelle!   
희미해져라 별들이여!
All'alba vincero! vincero, vincero!  
새벽이 되면, 나는 이기리! 이기리! 이기리!

 

 

 

요약하자면,
백성들아 잠들지마라~ 공주도 잠 못자네~ 하지만 비밀은 나만 알고 있지롱~
아침이되면 내 이름을 말하고 그대는 마음을 열것이야~이 밤만 지나면 내 승리지!

 

내용을 조금 더 보자면
공주는 그의 신분을 알고있던 노예 '류'에게 고문을 하며 이름을 밝히라고 하지만 칼리프를 사랑했던 류는 끝내 이름을 말하지 않고 자결한다.
결국 류의 희생으로 투란도트의 사랑을 얻어 둘은 결혼을 하면서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된다.

 

 

 


웅장하고 아름다운 이 곡은 많은 이들에게 불려졌지만
무엇보다 위대한 성악가였던 '루치아노 파바로티'의 마지막 공연의 피날레곡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연아는 이 곡을 현역선수로서 마지막 갈라곡으로 선택해 오케스트라의 웅장함에 맞춰 우아한 연기를 펼쳤다.

왠지 아라비아나이트의 천일야화가 생각나는 스토리.
김연아가 2009년 프리프로그램으로 선보였던 '세헤라자데'가 여자를 믿지못하는 왕에게 죽임을 당하지 않기위해 천일동안 이야기하는 목숨을 건 아슬아슬함과 애절함이 느껴졌다면,
이번엔 반대의 입장에서 남자를 증오하는 불같은 투란도트 공주의 심란한 마음이 느껴진다.

 

 

중국 황제의 딸 투란도트.
같은 빨간색 의상의 동양공주(?)라도 세헤라자데와 투란도트의 입장이 전혀 다르니, 세헤라자데 때와 비교해서 보는것도 재미있을 듯.

 

 

 

 

이 아이스쇼를 마지막으로 그녀는 기자회견에서 정식으로 은퇴를 발표했다.
그녀의 안무가였던 데이비드 윌슨은 김연아의 안무가로서 함께할 수 있었던 것은 자신의 인생 최고의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그녀의 프로그램은 희안하게도 몰입해서 보다보면 다른 선수들에 비해 왜이렇게 짧게 느껴지는지...

짧은 갈라의 아쉬움을 뒤로하며 이런게 쇼트나 프리프로그램이었다면 어땠을까 잠시 상상해본다.

 

 

 

 

여담으로 공주가 냈던 수수께끼 세가지는
1. 무지개빛으로 어둠을 날아다니는 환상..밤마다 새롭게 태어나고 아침이 되는 죽는게 뭘까?
2. 불꽃을 닮았는데 생명을 잃으면 차가워지고 정복을 꿈꾸면 타오른다. 그 색이 석양과 같은 이것은?
3. 그대에게 불을 주고 그 불을 얼게 하는 얼음, 이것이 그대에게 자유를 허락하면 그대는 노예가 되고, 이것이 그대를 노예로 인정하면 그대는 왕이 된다. 이것은?


 

 

 

 

 

 
 
 
Posted by 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