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공감/책#만화2013. 1. 26. 02:31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제인 에어와 오만과 편견 중에 어느 소설을 더 사랑하시나요?

 

두 소설 모두 사춘기 때 읽고 나이 들어서도 다시 읽어보았다. 두 소설은 좀 더 신분과 재산이 나은 남자와 가난하고 사회적으로 낮은 지위를 가지고 있는 여자의 사랑과 결혼을 그린다는 점과 여성 작가가 썼다는 점, 1800년대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 등에서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두 소설은 내가 느끼기에 너무나 다르다. 이제부터 나만의 느낌을 듬뿍 담아 비교해보겠다.

 

오만과 편견은 남여 사이에 사회적인 지위와 부를 강조하여 지금 현대와 위화감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한 면이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도 돈의 많고 적음과 사회적인 위치에 있어서의 높고 낮음을 따져 비슷한 계층의 사람들끼리 맺어지고 있지 않은가. 오만과 편견은 그런 사회에서 지성과 현명함을 갖춘 여성이 사회적 지위가 높은 남자와 맺어지는, 신데렐라적인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분명히 해피엔딩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 시대에 아주 극히 드문 경우에 불과하다는 찝찝함을 지울 수가 없었다. 사람의 성품이 중요함을 책 전반에 걸쳐 강조하고 있음에도 작가가 그 시대의 통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라는 느낌이 들었고 그래서 이 소설은 그 시대 사람들에게 받아들일만한 소설, 즉 고전 소설로 나에게 느껴졌다. 물론 고전 소설의 매력이 얼마나 큰지 알고 있으므로 오만과 편견도 나름의 매력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소설이다.

 

반면 제인 에어는 많은 면에서 다르다. 동생인 에밀리 브론테가 지은 <폭풍의 언덕>만큼 파격적이지는 않지만 고전 소설이라는 느낌은 없다. (파격적이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아직도 <폭풍의 언덕>의 두 주인공은 완벽히 이해가 가지 않아 감정 이입이 쉽지 않다. 현대에서도 그러니 그 시대에는 소설이 나왔을 때 얼마나 충격적이었을지 짐작이 간다.)

제인 에어는 성장 소설이면서 사랑에 충실한 로맨스 소설이다. 지금의 어떤 로맨스 소설보다 더 여인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사랑이 있고, 사춘기에 읽고 공감할 수 있는 어린 시절의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제인 에어는 어렸을 때 읽었을 때는 제인의 기숙학교 부분, 즉 앞부분이 인상에 깊이 남았고, 나이 들어서는 제인의 사랑 이야기, 뒷 부분이 깊이 공감되었다.

제인과 로체스터와의 사랑은 이 시대에서도 갈구하는 사랑이다. 이야기가 통하고 영혼이 통하는 느낌을 받아 시작되는 사랑이란 누구나 꿈꾸고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사랑이지 않나? 게다가 이야기 후반에 제인이 로체스터보다 더 부유한 상속녀가 되어 결혼하는 결말은 남녀평등시대인 현대에나 어울릴 법한 결말이 아닌가

 

 

역대 제인 에어의 여주인공

 

 

두 소설 다 로맨스 소설이므로 제인 에어는 1934년에 첫 영화가 제작된 이후 열 편이 넘는 영화와 드라마가 제작되었고, 오만과 편견 또한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되었다. 책을 영상으로 옮길 때 가장 중요한 점을 생각해보자. 여기에도 나의 생각이 듬뿍 담겨있다.

 

제인 에어를 보자면 제인은 못생기고 어려야하고 로체스터는 못생기고 나이들어 보여야한다. 그렇지만 제인은 순수한 영혼을 지녀 눈빛이 맑고 선해야 하며, 로체스터는 야성적이고 매력적이어야 한다. 

오만과 편견을 보자면 엘리자베스는 매력적이지만 너무 이쁘지는 않은 외모에 당차고 사려깊고, 재치있는 여성이어야 하고, 다아시는 카리스마 넘치는 남성적인 매력과 어느 정도는 외모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책을 영상화한다면 내용이야 비슷한 것이고, 이런 두 주인공이어야 몰입이 잘 될것이다.

 

 

이런 느낌에 가장 근접한 작품들을 꼽아보면 공교롭게도 둘 다 영국 BBC에서 제작한 드라마이다. 

 

 

오만과 편견은 6부작, 제인 에어는 4부작으로 제작되었으며, 오만과 편견은 콜린 퍼스, 제니퍼 엘이, 제인 에어는 토비 스티븐스과 루스 윌슨이 주인공을 맡았다. 오만과 편견에서는 엘리자베스를 맡은 배우가 좀 어린 배우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고, 제인 에어는 둘 다 책 속에서 바로 튀어나온 듯해 캐스팅에 100% 만족했다. 물론 책에 대한 애정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빼고 보자면 콜린 퍼스가 가장 멋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콜린 퍼스라는 배우 자체가 매력적이어서 드라마에서 가만히 서있어도 다아시처럼 보였다. 그렇다고 제인 에어의 토비 스티븐스가 매력에서 뒤쳐지는 배우는 물론 아니다. 로체스터 역에 100% 분하기 위해 머리도 기르고 어쩌고 해서 저리 보이지만 그도 매력적인 영국 배우란 사실!

 

 

 토비 스티븐스

 

 

그래서 나에게 두 소설과 드라마의 승자는? 둘 다 제인 에어다. 소설과 드라마 모두 제인 에어에게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오만과 편견이 나에게 고전 명작이라면, 제인 에어는 나에게 트와일라잇보다 더 낭만적인 로맨스 소설이라는 거~~

 

 

 

 

 

 
 
 
 
Posted by 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