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토준지 공포만화 시리즈 중 가장 널리 알려져 있으며 한번이라도 읽어 본 사람이라면 깊은 인상을 남겼을거라 생각되는 토미에.
이토준지 시리즈의 일부로 3,4권에 속해있지만 유일하게 토미에 again으로 마지막에 보너스처럼 한권이 더 출간된걸 보면 아마도 독자들에게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키지 않았나 싶다.
1998년부터 가장 최근의 2011년 토미에 언리미티드까지 내가 알고있는것만 대략 아홉편 정도의 공포영화로도 제작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구해보기도 쉽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98년에 토미에역에 칸노 미호로 영화화한 첫편이 공개되어 심야 흥행에 극장 기록을 갱신하는 대히트를 날렸고,
그 후 호쇼 마이, 사카이 미키라고 하는 시대를 대표하는 여배우들이 겨루어 토미에역을 연기했으니
그 당시 일본에서 이토준지에 의해 창작 된 토미에라는 독특한 캐릭터가 얼마나 충격적이고 붐을 일으켰는지는 말할것도 없다.
하지만 난 영화화된 토미에는 그닥 보고 싶은 맘이 들지 않았다.
소용돌이도 그렇지만 이토준지 만화 그 특유의 그림체와 분위기, 상상력 자극하는 기상천외한 내용들을 좋아하는거지 그 하나같이 독특한 소재와 만화적 표현을 특수효과와 분장으로 실사화한다면 인상 찌푸릴만한 B급 영화 그 이상이 될 것 같지는 않기에...
실제로 몇년 전 소용돌이 영화를 우연히 보게 된 적이 있는데 참... 할말이 없다...
뭐 그거야 그렇다치고 어쨌든 이 정체를 알수없는 토미에의 특징을 정리해 보겠다.
이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그림인데 누가 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토미에의 분위기를 가장 잘 살린것 같다.
1. 그녀는 예뻤다. 너무나도...
토미에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건 일단 마성의 아름다움을 지닌 여자라는것.
남자들이 그녀에게 빠져드는데는 노소(老少)를 가리지 않는다.
하다못해 그녀의 잘려진 머리카락은 보는이의 마음을 사로잡고 왼쪽 눈 밑에 찍혀있는 점조차 그녀의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너무도 매력적이며 요사스럽고도 퇴폐적 아르다움을 지닌 그녀에게 당연히 주변의 남자들은 목매달 수 밖에 없으며, 어느순간 그녀에게 빠져들어 충실한 노예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토미에 영화가 나왔다고 했을때 딱히 보고싶지 않았던것과 별개로 궁금했던 건 과연 그 배역이 누구일까 하는 것이었다.
그런 팜므파탈적 매력의 소유자를 누가 감당하여 연기할 수 있을것인가...때문에.
98년 버전부터 칸노 미호, 나가이 루나, 호쇼 마이, 사카이 미키, 안도 노조미, 마츠모토 리오, 반 안리등이 출현했고 가장 최근버전인 2011년 토미에 언리미티드에서는 시리즈1편을 열었던 칸노 미호가 다시 토미에 역할을 맡았다는게 흥미롭다.
이 배우가 극 중 요염하고 매력적이면서도 차가운 토미에 역을 가장 잘 소화해냈다는데...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흠...역시 만화는 만화일뿐이다.
실제 영화를 보지 않아 정확히 뭐라 평할수는 없으나 인터넷을 돌아다니는 장면만을 보면 일단 외모를 떠나 머리카락이 부시시... 매직 좀 해주지;;
토미에는 비단결같이 새까맣고 윤기흐르는 머리카락만으로 여고생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었는데...ㅜㅜ
어쨌든 토미에는 단지 예쁘다는 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니 현실에서 그녀가 표현되긴 아마 힘들지 않을까 싶다.
2. 토미에는 플라나리아?
아...예쁘기만 하면 얼마나 좋으련만 그녀가 무시무시한 뇬이라는데는 단 한가지,
플라나리아가 아니라 플라나리아 할애비가 와도 쨉도 안되는 가공할만한 재생능력 때문이다.
초등학교때 플라나리아를 반으로 자르면(생각해보니 이 얼마나 잔인한 실험인가...) 각각의 부위에서
재생되어 한마리가 두마리가 되는 실험을 해보았을거다. (지금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처럼 토미에는 아무리 작은 손가락이나 내장 하나만 있어도 전체부위의 재생이 가능하며
혈액이나 세포로 타인에게 전이되고 정신분열을 일으키면 자아증식까지 가능하니 이게 어디 사람인가...
징그러운뇬 -_-
3. 무한번식이 가능하다.
그녀에게 빠져든 남자들은 어느순간 그녀를 토막내고 싶은 충동을 가진다.
이 세상의 것이 아닌듯한 아름다움에 도저히 가만두지 못해 충동적으로 죽이는것치고는
어떤 남자든 항상 방법은 동일하다.
토막살인.
이는 토미에가 최대한 많은수로 증식되는 최고의 방법인 것이다.
남자가 여자를 임신시켜 자식을 낳아 종족번식을 이루듯
토미에는 본인이 원치않아도 남자들은 어떻게든 토막이라는 본능적인 행위로
토미에라는 생물체의 번식을 도와주는 셈이 되는것이다.
4. 자연 보존의 법칙을 따른다.
이게 뭔 헛소리인가하면 그들이 끊임없이 무수한 수로 증식만 한다면 이 세상은 온통 토미에로 가득할것이다.
한명이 열명되고 열명이 백명되고 백명이 천명되는건 그야말로 순식간이니 말이다.
그러나 그런 그녀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바로 자신들이다.
어찌보면 다 같은 부모 자식 형제라 볼 수 있는데도 그녀들은 서로를 죽이려한다.
이 세상에 자신같은 아름다움을 지닌 존재는 자기하나면 충분하다는...천성적인 성격이 독이되어
그녀들 자신에게 되돌아 오는것이다.
그러므로 똑같이 생긴 수 많은 토미에가 있지만 일정 범위에 그들의 수는 한계가 있다.
5. 전형적인 나르시스트이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알고있으며 그녀에게 남자란 그저 자신을 돋보이게 만드는 장식품에 불과하다.
자신만을 사랑하며 극단적으로 이기적인 토미에.
그녀를 화나게 만드는 방법은 단 하나. 외모에 대한 모욕을 주면 된다.
그럼 아마 그녀의 추종자들에 의해 바로 살해 당할것이다 -_-;;
5. 남자를 고르는 기준이 남다르다.
장식품에 불과한 남자들... 그녀는 자신에게 충성을 다하는 남자에게 관심없다.
자신감이 탁월한 그녀는 자신에게 관심없는 남자들을 못견뎌하며 어떻게든 자신을 돌아보게 하려고 한다.
모든 남자는 다 자신을 추종해야된다고 믿기 때문에 자신을 보지않는 남자를 유혹하여 결국 타락시킨후에야
짚신짝처럼 버리는 전형적인 악녀인것이다.
그녀가 남자를 유혹하는건 순전히 자기만족을 위함이다.
그녀를 한번 꼬셔보고 싶은가? 그럼 그녀에게 관심없는 척하면 된다.
물론 그 후의 사태에 대해선 책임지지 못한다.
6. 사진빨이 극악으로 안받는다.
영혼도 가끔 찍힐수 있다는 사진이 그녀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서일까...
온통 일그러지고 추악한 모습의 사진은 그녀의 정체를 한번 더 인식하게 해준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가장 남기고 싶어 하면서도 그럴 수 없다는게 그녀의 딜레마다.
7. 의외로(?) 별다른 능력은 없다.
정체를 알수없는 수상한 생명체이고
남자들의 마음을 이용해 수족처럼 부리며
자기밖에 모르는 극단적 이기주의의 제멋대로 성격이긴하지만
사실 이 정도 범위는 실제 인간 여성도 있을 수 있는 성격이다.
어찌보면 토미에는 오히려 마지막에 항상 남자들의 욕망에 의해 살해당하고 피해입는 쪽이라고 말할수도 있다.
단지 끊임없이 재생하며 보는이에게 공포를 안겨준다는 것이 이게 호러물로 분류되는 유일한 이유이다.
참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보통 귀신이든 뭐든 괴생명체가 있으면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데에서 공포를 느끼는건데
이건 반대로 자기가 살해해놓고 재생하는 모습을 보고 공포를 느끼다니..
그렇다고 그렇게 재생한 토미에가 자신을 토막냈던 대상에게 딱히 복수하거나 하는것도 아니다.
단지 되살아날뿐...
영화는 공포를 좀더 몰입시키기위해 토미에를 어떤식으로 표현해냈는지 모르겠지만
원작만화에서 토미에는 분명 자기애에 대한 집작이 무한히 강한 성격 나쁜 여자일 뿐
직접 누군가를 죽이거나 하는건 본 적이 없다.
물론 주변의 인물을 종부리듯 부려 다른 이를 죽이길 사주할때도 있긴 하지만
정작 본인은 필요에 의해 늙은 노인 한명 죽이는데도 상당히 번거로운 이간질을 쓸뿐, 별다른 능력이나
힘이 있는건 아니다.
한마디로 모든 이들을 사로잡는 매우 매력적인 공포대상... 이것이 토미에라는 캐릭터가
대중들에게 각광받은 가장 큰 이유일거라 생각된다.
토미에의 특징이 몇개 더 있는거 같지만 일단 생각나는 건 여기까지.
현재 토미에는 이토준지의 수많은 시리즈중 유일하게 만화책으로 소장하고 있기도 한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걸 살 때 대체 내가 뭔 생각으로 샀는지 모르겠다ㅡㅡ;;
별로 소장할만한 책도 아니건만...
헛~! 혹시 난 그때 이미 그녀의 마력에 빠졌던건가?
...그럴리 없지 -_-
그냥 어린시절 호기심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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