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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3.01.16 [추천 무협 환타지 소설] 비뢰도 by Y 1
생활공감/책#만화2013. 1. 16. 20:20

 

 

 

 

 

책 소개

 

검류혼 장편 신무협 판타지 소설

 

이십 세 초반의 괴짜 청년 비류연. 그가 고아가 된 열 살 무렵, 사부를 만나면서 무림의 세계와 접하게 된다. 우연히 천무학관 관도들을 만나면서 비류연의 운명은 바뀌게 되는데…. 묵금과 비뢰의 향을 타고 무림에 나타난 비류연과 괴짜 사부, 마지막 순간까지 예측할 수 없는 절대무공과 기행의 어드벤처가 시작된다.

 

도서 출판 명상에서 2000년~2004년에 16권까지 출판되었고, 출판사의 이름이 청어람으로 바뀌면서 2005년~2010년에 29권까지 출판되었다.

 

 

 

비뢰도는 하이텔 무림동에서 1998년쯤 연재된 신무협 환타지 소설이다. 1권에서는 주인공인 비류연이 사부를 만나 갖은 고생을 다하는 과정이 비류연의 입장에서 코믹하고 재치있게 그려진다. 원래 무림의 고수가 되기 위해서 뜨거운 불속이라도 들어가는게 당연시 되어버린 무협 소설에서 무공을 연습하는 과정이 억울하다고 외치는 주인공은 신선하면서도 배꼽잡도록 웃겼다. 마치 비류연은 '난 고수따위 될 생각도 없는데 왜 고생을 시키고 난리냐!'라고 희생양인 척, 연약한 척, '척'을 한다. 그래서 상상도 못할 고수가 되었건만, 사부에게 고마워하기는 커녕 자기 때문에 밥이라도 먹고 살지 않냐고, 착취 좀 그만하라고 되려 큰소리에, 사부의 횡포에서 벗어날 그 날을 기다리는 영락없는 앵벌이 신세다. 그래서 사부가 불쌍하냐하면 그것도 아닌 것이 비류연의 사부는 정말 얄밉도록 뻔뻔하고, 될 수 있는 한 제자를 부려먹으려 드는게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보면 볼수록 그 사부에 그 제자라는 말이 꼭 들어맞는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비류연이 드디어 가출(?)했을 때부터이며 그때부터 무림에서의 모험이 시작된다.

 

비류연은 일견 뻔뻔스럽고 남에게 한없이 잔인하고 이기적인 듯 보이지만, 방법은 과격해도 정의를 구현하며, 약한 자를 돕고,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목숨까지 걸고, 친구를 소중하게 여기고, 제자를 아끼고, 사부에게 도리를 다하는 남자 중에 남자다. 비뢰도의 시작이 참신하여 좋았다면 후반으로 갈수록 너무나 도덕적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비뢰도를 지루해진다고 할지도 말하는 건지도 모른다. 아니면, 단순하고 깔끔했던 초반과는 달리 뒤로 갈수록 장황해지는 내용과 전개, 계속 늘어만 가는 등장 인물에 지루해진다고 하는 걸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처음 비뢰도를 보기 시작한 사람들과 나는 입장이 완전히 다르다. 나는 비뢰도를 1권 분량 정도부터 보기 시작했으니 거의 15년째 완결을 기다리다가 지쳐가는 건 물론이고, 작가인 검류혼과 함께 늙어가는 중이라 얼핏 정이 들어 친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비뢰도 책이 새로 나왔다하면 추억을 되살릴 겸, 기억 안나는 내용도 기억할 겸 다시 1권부터 읽고, 또 읽고, 이 과정을 10번은 넘게 한 듯하다. 게다가 몇년만에 새 책이 나오니 이 과정을 건너뛸 수도 없다. 읽다가 지쳐서 나무가 되고, 흙이 되고 곧 책을 다 외워 영웅문의 황용처럼 외운 내용으로 책을 쓸 날도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맞다!! 나 작가에게 불만 엄청 많다!! 그래서 불평불만 좀 늘어놔봤다 ㅠ) 그래도 이제서야 비뢰도를 읽어보겠다고 하면 재미있다는 드라마 안 보고 참고 참다가 종영하고 몰아서 보는 기쁨과 비슷한 기쁨이 있을 듯하다. 그리고 앞에서 열거한 지루함이 느껴질 새도 없을 것이다.

 

비류연이 사부에게 배우는 과정이 정말로 상세하게 친절하게 나온다. 그리고 사소한 단어까지 상세하게 한문이 곁들여 나온다. 그게 또 쓸데없이 진지한 척하는 것 같아 웃긴다.

 

내가 사부와 함께 살게 된지 어언 6개월! 그 6개월 동안 나는 매일 장작패기와 빨래를 해야만 했다. 그동안 나는 계속해서 지옥의 근육통이라는 이름의 감옥에 갇혀 엄청난 고문을 당했지만 2대 비전(秘傳)인 뇌령심법(雷靈心法)과 영사심결(靈絲心訣) 배운 후 꾸준히 수련, 수행, 연습, 노력, 근면, 성실한 결과 지옥의 근육통이라는 감옥에서 간신히 탈출할 수 있게 되었다. 비전(秘傳)을 수련한지 6개월 후의 일이었다. 간신히 지옥의 근육통이 주는 고통에서 벗어난 나에게 사부는 이제 겨우 기초를 배울 수 있게 되었구나!라는 어마어마하게 잔혹한 말을 나에게 던졌다. 나는 당연히 '그럼 이제껏 내가 한 짓은 도대체 뭐였냐?'고 화를 꾸욱 참으며 사부에게 정중하게 얘기했다.

사부 왈,

"응? 그거야 당연히 단순한 가사활동(家事活動) 아니냐! 당연한 걸 뭣하러 물어보냐!"

꼭 별 쓸데없는 걸 다 물어본다는 표정으로 사부는 말했다. 그때 그 심정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허무했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비류연의 사기를 위한 준비 과정을  감상해보자.

 

마을 가운데에 위치한, 퀴퀴한 책냄새가 풀풀 풍겨나오는 책방을 빠져나오는 비류연의 손에는 두권의 낡은 고서(古書)가 들려 있었다.그의 어깨와 머리 위에는 뿌연 먼지가 소복히 앉아 있었다. 세시진 가량을 먹물, 곰팡이 냄새가 진동하는 먼지구덩이 속을 뒤진 대가로 비류연는 드디어 자신이 원하던 자료를 찾아낼 수가 있었다. 한권은 당나라 시대에 쓰여졌다는 고서(古書)로써 '원숭이도 할 수 있는 사기술'이라는 제목을 가진 책이었고, 다른 한권 역시 같은 시대에 쓰여진 '당신도 고수가 될 수 있다!' 라는 제목을 가진 책이었다. 두 권 모두 같은 저자(著者)에 의해 쓰여진 책으로 그 사람의 이름은 성은 '사(詐)', 이름은 '기군(欺君)'으로 사기군(詐欺君)이라는 당시대의 유명한 저명인사였다. 그는 이 두권의 책을 차가운 감옥 속에서 집필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그의 사상과 행위가 올바르지 않다는 이유로 감옥에 쳐넣은 국가에 대한 울분을 삭이며 자신의 모든 것을 이 두 권의 책에 담았다고 한다.

비류연은 책방 안에서 오랜시간 동안 '필승사기론(必勝詐欺論)' '비법공개! 절대사기법!(秘法公開 絶對詐欺法)', '입문! 사기완전초보(入門 詐欺完全初步)', '대중사기론(大衆詐欺論)', '강호 사기 대백과(江湖 詐欺 大百科)', 그리고 '백일고수완성(百日高手完成)', '완전해부! 고수란 무엇인가!', '고수탄생이론(高手誕生理論)' 등의 관련 서적을 탐독해 보았지만 지금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두 권의 책보다 쉽고, 우수하고, 뛰어난 책을 발견해내지는 못했다. 이 두 권의 책을 그 쓰레기 더미같은 책방 안에서 발견이 아니라 발굴(發掘)해낸 것은 정말이지 비류연의 노력과 근성이 가져온 성과였다.

 

비뢰도에서 나오는 많은 이름 중에 보는 순간 배꼽을 잡았던 재치있는 이름 중에는 변태남, 비연태, 곽영희, 관철수 등이 있었다. 그 재치가 비뢰도가 모두 완결되는 순간까지 유지되길 바라며 나는 아직도 비뢰도의 다음 권을 기다린다.(에휴~~)

 

 

 

 

 

 
 
 
 
Posted by 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