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건달
한참 영화를 못보기도 했고 시간이 많이 남아돌기도 해서 19일 토요일에 동백 CGV에 가서 '더 임파서블'과 '박수건달' 두 편의 영화를 보고 왔다. 영화를 보고 온 소감 결과만 얘기하자면 '더 임파서블'보다 '백수건달'이 훨씬 재미있었다.
웃긴 점은 '더 임파서블'에서는 옆에 앉은 아줌마가 계속 말로 중간중간 중계를 해서 몰입을 방해하더니, '박수건달'은 아저씨, 아줌마들의 추임새가 더 흥이 나게 해주었다는 거다. 진지한 재난 가족 영화인 '더 임파서블'과 가족이 모두 볼 수 있는 코믹 영화 '박수건달'의 성격 차이인듯 싶다.
'박수건달'은 폼생폼사에 목숨 걸어야 하는 건달이 신내림을 받아 무당이 되어 벌어지는 여러가지 이야기를 배꼽 잡도록 웃기게, 펑펑 울 정도로 감동적이게 풀어낸다. 특히, 광호가 무당이 되어 귀신을 볼 수 있게 되면서 원혼의 한을 풀어주고 귀신이 산 사람의 몸에 들어와 귀신의 힘을 행사하는 빙의가 나오는 등 환타지적인 요소까지 가미되면서 더욱 이야기가 풍부해진다. 그렇지만, 영화에 공포는 없다. 그래서 영화의 큰 줄거리인 코믹과 감동이 강조되어 영화가 산만하지 않았던 점도 좋았다.
영화에서의 인물 관계도
배우들에 대해서 얘기해보자면 특별 출연으로 나온 조진웅은 똘끼 충만하지만 낭만적인 황검사의 역할을 연기한다. 영화에서 금옥이가 빙의된 광호와 황검사의 러브러브(?) 장면은 이 영화 최고의 장면이자, 역대 코믹 영화 중 가장 웃기는 장면이라고 감히 주장하고 싶다. 이런 장면을 전혀 어색하지 않게 연출해낸 두 배우의 연기 내공이 정말 대단하다. 박신양의 연기 내공이야 이미 알고 있었지만, 조진웅의 연기는 놀라울 뿐이었다. 작년에 그의 또 다른 영화 '용의자 X'에서도 호감이 가는 역할을 해서 보자마자 반가웠는데 이 영화에서의 역할 또한 특이해서 인상 깊었다는..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의 류승룡, 드라마 '유령'의 곽도원, 영화 '이웃 사람'의 마동석을 잇는 주연을 넘어서는 조연 계보에 들만한 연기였다.
아역 윤송이는 뻔뻔스럽고 막무가내지만 엄마를 위로해줄줄 아는 꼬마 귀신 수민의 역할을 연기했는데 영화에서 황검사와 광호, 수민과 광호는 우열을 가릴 수 없을 정도로 캐미가 좋아 요새는 아역이 더 연기를 잘한다는 걸 다시 한번 증명한다. 게다가 이 영화가 윤송이의 데뷔작이라니 믿겨지지 않는다. 앞으로 지켜봐야할 아역 배우가 또 탄생한 듯 싶어서 반가웠다.
이야기의 구성 또한 촘촘하게 잘 짜여져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구성이 돋보였다. 톱니바퀴가 맞물리듯이 영화에서도 우연이란 없고 그냥 넘어가는 장면 또한 없다. 작은 반전과 큰 반전이 시시때때로 나오지만 뜬금없는 반전이 아니라 그저 감탄하게 된다.
영화를 보는 내내 영화관의 모든 사람들과 자연스럽게 공감대가 형성되어 마치 우리 안방에서 재미있는 프로를 보듯이 깔깔대며 영화를 본 건 오랜만인 듯 싶다. 정말 강추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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