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여자
초연 - 2010년
현재 대학로 라이프씨어터에서 공연 중 (2013. 6. 14~2013. 9. 29)
추석 다음날 S와 연극을 보기로 한 후 공포 장르의 연극을 찾아보니 '두 여자'와 '손톱'이 인기가 많은 편이었다.
두 연극 중 우리 블로그의 이름과 비슷해서 끌리기도 하고, 두 여자가 보기에도 좋은 듯해서 '두 여자'를 선택했다 ㅎ
연극을 보기 전에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 근처 바베큐 식당에서 이른 저녁을 먹었는데, 구성이 페밀리 레스토랑에서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메뉴만 골라놓은 듯해서 먹을만했다.
그리고 표를 구매하기 위해 찾은 베스킨라빈스 골목의 '라이프씨어터'..
좌석을 고르라길래 당연히 편한 통로 자리를 골랐지만, 공포 연극의 통로 좌석은 연출의 희생양이 되기 쉽기 때문에 판단착오라는 걸 나중에 알았다는;;
연극 세트는 아래와 같이 한 가정의 거실 모습이다.
세트만 보자면 '라이어'와 비슷하지만 분위기는 180도 달랐다.
벽에 걸린 세 가족의 사진도 왠지 으스스해보였고,
자리에 앉아보니 천장에서 뭔가 끄는 소리가 연극이 끝날때까지 끊이지 않고 들려서 조용할 때는 그 소리도 굉장히 신경쓰였다.
연극 감상에 방해가 될 정도의 소리는 아니지만 신경을 긁어서 오히려 공포 연극의 한 연출처럼 보일 정도로 소름이 끼치는 소리였다.
이게 진짜로 연출이라면 정말 똑똑한 연출이라고 볼 수밖에...
원래 좌석에서 움직이면 안되는건 알지만 앞좌석에 굉장히 덩치가 크고 머리가 크신 분이 앉으셔서 어쩔 수 없이 S와 맨 뒤의 통로 자리에 앉았는데 이것도 알고보니 굉장한 판단착오였다.
뒤, 옆 관객이 없고 우리만 있으니 연극을 보는 내내 으스스한 것도 으스스한 거지만 두 여자가 따로 앉아있는게 만만해 보였는지 귀신의 타겟이 많이 된 것 같다는;;
'두 여자'는 쌍둥이 자매의 엇갈린 운명으로 인한 한 가족의 비극을 그리고 있다.
내용과 배우들의 연기만으로도 충분히 무서운 연극인데, 중간중간 조명과 음악, 효과음 등으로 관객들을 극한의 공포로 몰아넣는다. 게다가 배우들의 연기나 스토리도 탄탄하고 마음에 들었다.
단지 아쉬운 점이 있었다면 마지막 클라이막스에서 몇분 이상 지속되던 암전과 유령의 집에서나 볼법한 귀신의 장난, 엄청난 효과음 등이 과유불급이라는 느낌이 들었다는 점이다. 언제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하면서 어둠속에서 두려워하는 시간이 너무 길어 내용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진달까...
'아 그만 쫌!! 이제 연극을 보여줘!!'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뭐 이건 사람에 따라 다르겠지만...난 이런 이벤트보다 연극의 내용에 더 관심이 있었기 때문에 스토리에 좀더 힘을 실어줬으면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끝날 때까지 설명이 안되었던 것들..예를 들어 15년 전에 도대체 무슨 이유로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인지, 며칠 전 화재는 어찌된 일인지 등은 아직까지도 궁금하다ㅠ
하지만 같은 내용이라도 웹툰이나 드라마, 영화 등이었다면 생생한 현장감에서 오는 극한 공포를 느끼지 못했을테니 앞으로도 공포라는 장르를 연극으로 보는 건 쭈욱~계속 할 것 같다.
요즈음 코메디, 로맨스 연극을 보고 이번에 공포 연극까지 보니 연극이 정말 매력적인 문화 컨텐츠라는 걸 확실히 느끼기도 했다. 아직 공포 연극을 본적이 없고, 확실한 공포를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다른 매체보다는 연극을 적극 추천해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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