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뜨니 이미 점심때가 가까운 11시가 넘었드랬다.
원래 토요일인 오늘은 출근하는날이 아니었지만 어쩌다보니 일하는날이 되었는데
핸드폰이 꺼지고 알람이 울리지 않으면서 어제부터 12시간을 내리 자버린 것.ㅡㅡ;;
일어나서 시계를 보고 잠시 상황을 정리하느라 1분간 멍~ '_'
참 신기하게도 생체리듬은 오늘이 원래 쉬는날 이었다는 걸 확실히 인지하고 있었나보다.
2년 넘게 이 회사를 다니면서 이렇게 지각이란것도 처음해보고...
부랴부랴 전화해서 사정을 말한 후 세수만하고 회사 도착했더니 바로 점심시간 ㅋ
두 세시간 정도 일하다 바로 집에가기 아쉬워
요번달 남아있던 공짜티켓을 쓸겸 볼만한 영화가 없는지 알아봤다.
원래라면 '관상'을 봤을테지만 바로 어제 오빠가 보고 오더니 재미없다고 했었고...
그 외엔 딱히 땡기는 영화가 없었는데
그나마 맞는 시간대에 호러영화가 하나있길래 '컨저링'이라는 영화를 뭔지도 모르고 혼자 보러갔다.
사실 공포영화는 취향을 많이 타는 장르라서 남친이 따로 없다면 누군가랑 보러가기 힘드니까...
공포영화를 꽤 좋아하긴하지만 그래도 혼자서 보러갔던적은 없는데 어쩌다보니 ㅎ
시작과 동시에 어디서 본 듯한 악령이씌인 인형이 나오길래
'설마 사탄의인형 후속편인가'라는 무서운(?) 생각을 잠시 했었으나;;
다행히 그건아니고 그냥 실화를 바탕으로 한 엑소시스트같은 악령퇴치 영화였다.
내용은 과거에 그곳을 살았던 사람 중 어떠한 사연으로 집에 씌인 악령이 되고.
그 집에 이사를 온 가족들을 괴롭히다가 누군가의 도움을 받아 악령을 퇴치한다...라는
90년대쯤에 한창 봤던 듯한 심하게 뻔하디 뻔한 스토리.
마지막에 흑백의 신문기사와 사진들을 보여주며 실화라는걸 강조하는데
사실 실화란게 영화로 만들어지면 커다란 뼈대빼고는 거의 허구가 90프로라고 생각해
난 그런거에 별로 신경쓰는 편이 아닌지라...
아니 난 오히려 실화를 바탕으로 둔 영화는 제작 시 상상력과 허구의 범위가 어느정도 제한되기때문에
좀 더 스토리를 극적인 상황을 몰고갈수 없다는 점에서 개인적으로 별로 좋아하는편은 아니다.
뭐랄까... 대부분 이런것들은 실사와 허구의 중간에서 뭔가 어정쩡한 느낌이랄까...
뭐 '추격자'같이 허구를 가미해서 잘 만들어진 실화작도 많으니까 그거야 그렇다치고
컨저링이라는 이 영화는 실존했던 인물과 사건이라는 어드밴티지를 빼고보면
공포영화로서 지극히 평범한 수준이다.
그냥 엑소시스트같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볼만한 영화겠으나
비슷한 내용의 같은 실화바탕의 영화라면 개인적으로 '아미티빌 호러'가 훨씬 낫다.
게다가 난 귀신이나 악령이 나오면서 깜짝깜짝 놀라게 하는것보다는
살인자가 나오면서 서로 쫒고 쫒기며 심리적으로 서서히 압박해가는 영화를 좋아하기 때문에
이런류의 영화는 '파라노말 액티비티' 이후 상당히 오랜만에 봤음.
이건 뭐 집이라는 한정된 좁은 공간안에 식구들과 도와주는 사람들이 많아서인지 (총 11명쯤 나옴)
긴장감 좀 생길라치면 금방 사람들이 모이거나 다른장면으로 넘어가면서 바로 해소된다고 해야하나...
보는내내 긴장의 끈이 전혀 이어지질 않는다.
내가 이런 영화에 하도 익숙해서 그런건가 생각해도 극장에서 사람들 잠깐 놀랐다가도 피식피식 웃던데...-_-;
결론적으로 이 영화는
나처럼 그냥 시간 남고 별로 볼 영화는 없고 호러영화를 좋아한다면
시간 때우기용으로 그냥저냥 볼만한 영화인듯.
(크게 무섭거나 하진 않지만 뭐 아주 재미없던건 아니니까)
영화끝나고 나오니까 벌써 어두워진 밖에 비가 조금씩 내리고...
버스타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왠지 살짝 기분이 꿀렁하긴한데 이런날도 뭐 나쁘진 않네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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