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공감/책#만화2013. 2. 21. 02:16

 

 

 

이토준지 공포만화 시리즈 중 가장 널리 알려져 있으며 한번이라도 읽어 본 사람이라면 깊은 인상을 남겼을거라 생각되는 토미에.
이토준지 시리즈의 일부로 3,4권에 속해있지만 유일하게 토미에 again으로 마지막에 보너스처럼 한권이 더 출간된걸 보면 아마도 독자들에게 가장 큰 반향을 일으키지 않았나 싶다.

 

 

1998년부터 가장 최근의 2011년 토미에 언리미티드까지 내가 알고있는것만 대략 아홉편 정도의 공포영화로도 제작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구해보기도 쉽지 않지만 일본에서는 98년에 토미에역에 칸노 미호로 영화화한 첫편이 공개되어 심야 흥행에 극장 기록을 갱신하는 대히트를 날렸고,
그 후 호쇼 마이, 사카이 미키라고 하는 시대를 대표하는 여배우들이 겨루어 토미에역을 연기했으니
그 당시 일본에서 이토준지에 의해 창작 된 토미에라는 독특한 캐릭터가 얼마나 충격적이고 붐을 일으켰는지는 말할것도 없다.

 


하지만 난 영화화된 토미에는 그닥 보고 싶은 맘이 들지 않았다.
소용돌이도 그렇지만 이토준지 만화 그 특유의 그림체와 분위기, 상상력 자극하는 기상천외한 내용들을 좋아하는거지 그 하나같이 독특한 소재와 만화적 표현을 특수효과와 분장으로 실사화한다면 인상 찌푸릴만한 B급 영화 그 이상이 될 것 같지는 않기에...
실제로 몇년 전 소용돌이 영화를 우연히 보게 된 적이 있는데 참... 할말이 없다...

 

 

 


뭐 그거야 그렇다치고 어쨌든 이 정체를 알수없는 토미에의 특징을 정리해 보겠다.

 

 

 

이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그림인데 누가 그렸는지는 모르겠지만 토미에의 분위기를 가장 잘 살린것 같다. 

 

 

 

1. 그녀는 예뻤다. 너무나도...


토미에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건 일단 마성의 아름다움을 지닌 여자라는것.
남자들이 그녀에게 빠져드는데는 노소(老少)를 가리지 않는다.
하다못해 그녀의 잘려진 머리카락은 보는이의 마음을 사로잡고 왼쪽 눈 밑에 찍혀있는 점조차 그녀의 아름다움을 더해준다.
너무도 매력적이며 요사스럽고도 퇴폐적 아르다움을 지닌 그녀에게 당연히 주변의 남자들은 목매달 수 밖에 없으며, 어느순간 그녀에게 빠져들어 충실한 노예가 되어 버리는 것이다.


 

 

 

 

토미에 영화가 나왔다고 했을때 딱히 보고싶지 않았던것과 별개로 궁금했던 건 과연 그 배역이 누구일까 하는 것이었다.
그런 팜므파탈적 매력의 소유자를 누가 감당하여 연기할 수 있을것인가...때문에.

 

98년 버전부터 칸노 미호, 나가이 루나, 호쇼 마이, 사카이 미키, 안도 노조미, 마츠모토 리오, 반 안리등이 출현했고 가장 최근버전인 2011년 토미에 언리미티드에서는 시리즈1편을 열었던 칸노 미호가 다시 토미에 역할을 맡았다는게 흥미롭다.
이 배우가 극 중 요염하고 매력적이면서도 차가운 토미에 역을 가장 잘 소화해냈다는데...

 

 

궁금해서 찾아봤더니

흠...역시 만화는 만화일뿐이다.
실제 영화를 보지 않아 정확히 뭐라 평할수는 없으나 인터넷을 돌아다니는 장면만을 보면 일단 외모를 떠나 머리카락이 부시시... 매직 좀 해주지;;
토미에는 비단결같이 새까맣고 윤기흐르는 머리카락만으로 여고생의 마음을 완전히 사로잡았었는데...ㅜㅜ

 

어쨌든 토미에는 단지 예쁘다는 것만으로는 턱없이 부족하니 현실에서 그녀가 표현되긴 아마 힘들지 않을까 싶다.

 

 

 

2. 토미에는 플라나리아?


아...예쁘기만 하면 얼마나 좋으련만 그녀가 무시무시한 뇬이라는데는 단 한가지,

플라나리아가 아니라 플라나리아 할애비가 와도 쨉도 안되는 가공할만한 재생능력 때문이다.


초등학교때 플라나리아를 반으로 자르면(생각해보니 이 얼마나 잔인한 실험인가...) 각각의 부위에서
재생되어 한마리가 두마리가 되는 실험을 해보았을거다. (지금도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이처럼 토미에는 아무리 작은 손가락이나 내장 하나만 있어도 전체부위의 재생이 가능하며
혈액이나 세포로 타인에게 전이되고 정신분열을 일으키면 자아증식까지 가능하니 이게 어디 사람인가...

 


징그러운뇬 -_-

 

 

 


3. 무한번식이 가능하다.


그녀에게 빠져든 남자들은 어느순간 그녀를 토막내고 싶은 충동을 가진다.
이 세상의 것이 아닌듯한 아름다움에 도저히 가만두지 못해 충동적으로 죽이는것치고는

어떤 남자든 항상 방법은 동일하다.
토막살인.
이는 토미에가 최대한 많은수로 증식되는 최고의 방법인 것이다.
남자가 여자를 임신시켜 자식을 낳아 종족번식을 이루듯 
토미에는 본인이 원치않아도 남자들은 어떻게든 토막이라는 본능적인 행위로

토미에라는 생물체의 번식을 도와주는 셈이 되는것이다.

 

 

 


4. 자연 보존의 법칙을 따른다.


이게 뭔 헛소리인가하면 그들이 끊임없이 무수한 수로 증식만 한다면 이 세상은 온통 토미에로 가득할것이다.
한명이 열명되고 열명이 백명되고 백명이 천명되는건 그야말로 순식간이니 말이다.
그러나 그런 그녀들에게 가장 치명적인 약점은 바로 자신들이다.
어찌보면 다 같은 부모 자식 형제라 볼 수 있는데도 그녀들은 서로를 죽이려한다.
이 세상에 자신같은 아름다움을 지닌 존재는 자기하나면 충분하다는...천성적인 성격이 독이되어

그녀들 자신에게 되돌아 오는것이다.


그러므로 똑같이 생긴 수 많은 토미에가 있지만 일정 범위에 그들의 수는 한계가 있다.

 

 

 

 


5. 전형적인 나르시스트이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가장 잘 알고있으며 그녀에게 남자란 그저 자신을 돋보이게 만드는 장식품에 불과하다.
자신만을 사랑하며 극단적으로 이기적인 토미에.
그녀를 화나게 만드는 방법은 단 하나. 외모에 대한 모욕을 주면 된다.

그럼 아마 그녀의 추종자들에 의해 바로 살해 당할것이다 -_-;;

 

 

 

 


5. 남자를 고르는 기준이 남다르다.


장식품에 불과한 남자들... 그녀는 자신에게 충성을 다하는 남자에게 관심없다.
자신감이 탁월한 그녀는 자신에게 관심없는 남자들을 못견뎌하며 어떻게든 자신을 돌아보게 하려고 한다.
모든 남자는 다 자신을 추종해야된다고 믿기 때문에 자신을 보지않는 남자를 유혹하여 결국 타락시킨후에야
짚신짝처럼 버리는 전형적인 악녀인것이다.
그녀가 남자를 유혹하는건 순전히 자기만족을 위함이다.

 
그녀를 한번 꼬셔보고 싶은가? 그럼 그녀에게 관심없는 척하면 된다.

물론 그 후의 사태에 대해선 책임지지 못한다.

 

 

 

 

 

6. 사진빨이 극악으로 안받는다.


영혼도 가끔 찍힐수 있다는 사진이 그녀 본연의 모습을 드러내서일까...
온통 일그러지고 추악한 모습의 사진은 그녀의 정체를 한번 더 인식하게 해준다.

자신의 아름다움을 가장 남기고 싶어 하면서도 그럴 수 없다는게 그녀의 딜레마다. 

 

 

 

 

7. 의외로(?) 별다른 능력은 없다.


정체를 알수없는 수상한 생명체이고
남자들의 마음을 이용해 수족처럼 부리며

자기밖에 모르는 극단적 이기주의의 제멋대로 성격이긴하지만
사실 이 정도 범위는 실제 인간 여성도 있을 수 있는 성격이다.


어찌보면 토미에는 오히려 마지막에 항상 남자들의 욕망에 의해 살해당하고 피해입는 쪽이라고 말할수도 있다.
단지 끊임없이 재생하며 보는이에게 공포를 안겨준다는 것이 이게 호러물로 분류되는 유일한 이유이다.

참 아이러니하지 않은가?
보통 귀신이든 뭐든 괴생명체가 있으면 자신이 죽을지도 모른다는데에서 공포를 느끼는건데
이건 반대로 자기가 살해해놓고 재생하는 모습을 보고 공포를 느끼다니..
그렇다고 그렇게 재생한 토미에가 자신을 토막냈던 대상에게 딱히 복수하거나 하는것도 아니다.
단지 되살아날뿐...


영화는 공포를 좀더 몰입시키기위해 토미에를 어떤식으로 표현해냈는지 모르겠지만
원작만화에서 토미에는 분명 자기애에 대한 집작이 무한히 강한 성격 나쁜 여자일 뿐

직접 누군가를 죽이거나 하는건 본 적이 없다.


물론 주변의 인물을 종부리듯 부려 다른 이를 죽이길 사주할때도 있긴 하지만

정작 본인은 필요에 의해 늙은 노인 한명 죽이는데도 상당히 번거로운 이간질을 쓸뿐, 별다른 능력이나

힘이 있는건 아니다.

 

 

한마디로 모든 이들을 사로잡는 매우 매력적인 공포대상... 이것이 토미에라는 캐릭터가

대중들에게 각광받은 가장 큰 이유일거라 생각된다.

 

 

 

 

 

토미에의 특징이 몇개 더 있는거 같지만 일단 생각나는 건 여기까지.

 

현재 토미에는 이토준지의 수많은 시리즈중 유일하게 만화책으로 소장하고 있기도 한데
지금 생각해보면 이걸 살 때 대체 내가 뭔 생각으로 샀는지 모르겠다ㅡㅡ;;
별로 소장할만한 책도 아니건만...


헛~! 혹시 난 그때 이미 그녀의 마력에 빠졌던건가?

 

 

 

 

...그럴리 없지 -_-
 
그냥 어린시절 호기심이었으리라...

 

 

 
 
 
 
Posted by Y&S
생활공감/책#만화2013. 2. 18. 22:19

 

 

 

정말 오랜만에 새로운 만화가 보고싶어 스릴러 장르의 만화를 열심히 검색.
많은 사람들의 추천하에 마사토끼님의 2인실을 보려했으나...

 

 

 

 

헐...네이트 만화 사이트 툰도시가 2013년 2월 17일 어제부로 서비스 종료됬다네...ㅡㅡ;;
무슨 보는날이 장날도 아니고 어쩜 이리 재수가 읎다냐;;

하긴 모 나도 툰도시라는 사이트가 있다는거 처음 알았을 정도로 인지도가 없긴했으나 그래도 어떻게 보려는

당일날 종료되느냔 말이지...

 

못보게 되면 더욱 보고싶은게 사람의 마음인지라 여기저기 찾아다니다 작가님 블로그까지 들어가 보았다.

마사토끼님이 원래 스토리작가이고 매 작품마다 작화하시는 분이 바뀌는지라 개인 블로그에 완성된 만화

없고 콘티작업 하신것만 엄청 올라와 있더라...

 

 

 


대략적인 내용을 찾아보니 딱 내가 좋아하는 심리추리 스릴러물이였는데... 도저히 콘티로 볼 자신이 없어 할 수 없이 아쉬운 마음에 다른작품 검색.

 

 

 

 

두번째로 눈에 띈게 매치스틱 트웬티.

죽기전에 봐야 할 웹툰리스트에 올라와 있던지라...

 

그런데 이건... 다음에서 이미 내려진 웹툰이 아닌가. OTL

요로코롬 페이지를 아무리 검색해도 안나오고...

 

모 이런 퐝당한 경우가 ㅜㅜ 


이것도 역시 여기저기 뒤지다 실패하고 천재 스토리텔러라는 마사토끼님이 대체 어떤 종류의 스토리를 만들어 내는지 하도 궁금해서 결국 블로그에 들어가 콘티를 봤다.

원래 만화볼 때 그림체가 안 땡기면 잘 안보는 편인지라 그냥 핸드폰으로 대충 내용만 몇 편 훓어보려 했던게

어느새 빠져들어 끝까지 다 봤을만큼 그 흡인력이 상당하다.


대충 낙서해놓은듯한 그림에 배경이고 뭐고 없는 콘티만으로 마지막 28화까지 보게 만든 작가가 새삼 대단하게 느껴진달까...
그나마 콘티 대사가 손으로 직접 써 넣은게 아니라 내용 보는데 큰 무리는 없었다.

 

 

 

 

 

날 순식간에 몰입시킨 매치스틱 트웬티는 성냥개비 20개라는 뜻으로 이 성냥개비가 작 중 어떤식으로 사용되는지는 보면 알게된다.


대략적인 내용은 이렇다.
거짓말을 할 수 없는 세계 최고의 테러리스트가 한 XX청 건물을 (난 아직 명칭을 정하지 않아서 xx로 대충 표시한줄 알았더니 완성작도 실제로 xx청장으로 그려졌더라) 점거하여 20명의 인질들 중 절반만을 해방시키고 나머지는 죽일테니 그 10명을 알아서 골라내라고 한다.

 

 

 

 

같이 인질로 붙잡혀있던 xx청장의 주도하에 10명의 해방자가 어느정도 결정되었을 무렵 화장실에 잠들어있던
한 청년이 깨어나면서 내용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데 이 남자 역시 세계최고라는 칭호가 붙어있는 이야기꾼이다.

 

 

스무명의 사람이 스물한명이 되고 이 이야기꾼이 11번째 해방자의 자리를 놓고 내기를 하면서 사건은 새로운

방향으로 흘러간다.

 


 

 

자신의 이야기에 모두가 가장 재밌는 얘기라고 동의하면 남자는 해방될 수 있다.
그렇지만 마지막 해방자 한자리를 내어주어야 하는 입장에서 사람들은 하나같이 재밌어도 가장 재밌다고

하지않을 생각인게 당연하다.

 

 

 

 


이 남자가 어떤 이야기로 이 상황을 역전시킬지 보는내내 눈을 뗄수가 없다.
아무래도 이야기 형식이다보니 장소도 바뀌지않고 한 자리에서 거의 대화로만 내용을 이끌어감에도 스토리가

끊김없이 술술 읽힌다고 해야하나...

 
다음에서 연재됐을때 그림체랑 이 만화 내용이 참으로 잘 어울린다는 소리가 많은지라 제대로 한번 다시 보고싶은데 참으로 안타까울뿐이다.

 

 

 

 

이렇게 볼수있는 걸

 

 

 

이렇게 봤으니...ㅜㅜ

 

 

 

 

 

이렇게 봐야되는데...

 

 

 

이렇게 봤다는거...;;;;;;;;;

 

 

매치스틱 트웬티를 콘티로라도 보고싶으신 분은 이곳으로 들어가 보시길...

http://blog.naver.com/masaruchi?Redirect=Log&logNo=110147698376

 

 

 

 

 

 


어쨌든 28편을 어느순간 다 읽고 뭔가 아쉬운 마음에 2인실도 콘티로라도 봐야지 생각하고 우연히 넘어가듯 지나가다 본 킬더킹. (Kill the king)

 

 

역시 작가님 블로그에 밖에 안올라와 있어서 처음엔 이것도 콘티인가 하면서 봤는데 (아마 매치스틱 트웬티를

보지않았으면 심히 쳐다도 않봤을 그림체였다.-_-;) 보다보니 이게 초창기때 작가님이 팬으로 직접 그려 스캔해 올리신 창작 만화가 아닌가;;

초등학생이 연습장에 그린듯한 그림체가 보는데 심히 거슬림에도 불구하고;; 역시 몇 편 보다보니 내용에

빠져들어 결국 새벽 3시까지 보고 출근을 이유로 억지로 끌 수 밖에 없었다.

 

뭐랄까 이건 머리싸움도 하고 서로 속고 속이고하면서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듯 게임을 풀어나가는 방식이

딱 일본 라이어게임같은 느낌?
아 그러고보니 착해서 당하기만하는 여주인공과 그 여주인공을 뒤에서 도와주는 머리좋은 남주인공이라는

설정도 꽤나 비슷하구나.

 

 

 


하여튼 이것도 상당히 흥미진진하게 진행된다.
고아원에서 길러진 30여명의 아이들이 어느날 그동안 많은 후원을 해왔던 누군가에게서 소포를 하나씩 받는다.
각기 다른 재능이 있는 그들에게 자신의 모든것을 물려줄 후계자를 뽑는 게임에 참가하라는 것.
매 주 다른방식으로 누군가의 카드를 뺏어야 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탈락자가 나올수밖에 없다.
주인공들이 어떤식으로 매 게임 상대방에게서 카드를 얻어내는지가 관전 포인트.

 

 

문제는 이게 2007년부터 2010년까지 현재 총 241편이 올라와 있는데 결정적으로 미완이라는거 ㅡㅜ
아마 초반에 블로그에서 성실히 연재하시다가 아마 다른 작품들과 겹쳐지면서 밀려난 작품이 되어버린듯하여

아쉽다.

아직 다 보진 못했지만 게임의 결함을 찾아내고 풀어나가는 과정을 보는것만으로도 즐길거리는 충분하다.

내가 직접 머리쓸 필요는 없지만 주인공이 논리적으로 사건을 풀어나가는 형식의 추리만화를 좋아하는사람이라면 분명 재밌게 볼 수 있을 듯...

 

 

이건 나중에 꼭 작화가를 섭외해 완작으로 나오길 기대해 본다.
(음;; 본인이 직접 고생해 그리신거라 그렇게 하시진 않으시려나...아쉽...

그래도 완결은 꼭 맺어줬으면 하는 바램이 ㅜㅜ)

 

 

 

 

콘티를 본 후 바로 봤더니 이것도 당연히 콘티인...쿨럭;; 그래도 다시보니 훨 상세하게 그리셨구나^^;;

 

 

 

 

킬더킹은 작가님 블로그 들어가면 볼 수 있다.

http://blog.naver.com/masaruchi/110012792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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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05/30 - [두뇌게임추리만화] 라이어게임 vs 킬더킹 by S

 

 

 

 
 
 
Posted by Y&S
생활공감/책#만화2013. 2. 12. 01:32

 

 

 

 

 

재미를 떠나서 지금까지 본 수많은 만화책들 중 가장 애착이가고 좋아하는 만화를 한가지만 꼽으라고 한다면 사시키 노리코작의 동물의사 닥터스쿠르이다.

 

엄청나게 웃기다거나 스펙타클하다거나 내용에 무슨 반전이 있는것도 스토리가 치밀한것도 아닌 그냥 소소한 일상같은 평범하고 잔잔한 만화이다.

 

약간은 무심한듯, 엉뚱한듯한 이 작가의 코드가 나랑 맞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처음 접했던 초등학교때는 이런 만화의 묘미를 모르고 있던 나에게 이 만화는 그저 그런 만화였다.

 

서점에서 주인 아저씨의 추천 아래 한국어판으로 아직 단 두권만 출간되었던 그 때, 사서 보고는(그러고보니 그때 그 만화책은 어디갔을까;;) 방치해 두었던 책.

비슷한 시기에 출간되어 그 옆에 나란히 꽂혀있던  지금은 추억의 만화가 되어버린 내사랑 앨리스(나의 지구를 지켜줘)라는 만화를 훨씬 흥미있게 읽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난다.
(출판사가 아마 같았던 것 같은데... 표지가 색깔만 다르고 비슷했으니까...아닐지도;;)

 

몇 년후 완결이 된 동물의사 닥터스쿠르를 대여점에서 읽고 대학생이 되어 서점에 진열 되어있는 닥터스쿠루 애장판 열두권을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사버렸다.
그리고 지금까지도 심심할때면 1~20분씩 습관처럼 꺼내어 읽는 소중한 책이 되어버렸다.

 

 

 

 

뭐랄까...기승전결이 있는 내용도 아니고 앞을 안보면 뒤를 못보는 책도 아니고
그렇다고 일반적인 만화책처럼 결정적인데서 끝나 뒷권을 꼭 읽지 않고는 못배기는 것도 아니다.

그냥 12권의 진열된 책 중 손이가는 아무권이나 꺼내어 읽은 후 다시 집어넣으면 끝이다.
흡입력이 뛰어나거나 한게 아닌데도 많은 만화책들 중 유독 손이 간다.


주인공 마사키와 그의 절친인 니카이도, 특이한 대학선배인 세이코, 괴짜 우르시하라 교수, 그리고 마사키가 기르는 동물들인 꼬마,미케,병돌이,쥐들...이 모여 수의학부의 일상적인 얘기들을 다룬게 닥터스쿠르의 주 내용이다.

 

스쿠르(screw)가 일본에서 괴짜라는 뜻으로 사용되는것 같은데 사실 만화를 다 보고 나면 주인공에게 스쿠르란 별명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그냥 보통 사람보다 조금 무심하고 주변에 무관심한듯 보일 뿐 매우 평범하다.
내 성격이 그래서 더욱 공감되는걸지도 모르지만...


그래서인가 1권에서 초반에 주인공을 몇번 스쿠르라고 부르다가 후에는 그냥 그의 이름인 마사키라고 부르는데 아마 작가가 만화 제목을 지으면서 처음 의도했던 주인공의 성격이 만화를 그리면서 조금은 달라지지 않았나하는 생각도 든다. 아니면 한국으로 넘어오며 제목이 바꼈나 싶기도하고...
 

 

 


어쨌든 신입생 두명이 대학에 입학해 수의학부에 진학하고 졸업 후 박사과정까지 담은 내용치곤 12권은 참 짧다.
어찌보면 내용이 참 띄엄띄엄인듯도 한데 좀 더 많은주제로 많은 내용을 다룰 수 있었음에도 완결이 빨리 되어버렸다는게 참 아쉬울 뿐이다.
특히나 주인공, 아니 최소한 파릇파릇한 대학생활에서 주변인물들이라도 러브라인이 형성되는 일 따윈 절대없고 6년 넘을 정도의 기간을 밖에서 방치하며 기르는 암컷 고양이나 개가 어찌 임신한번 없을 수 있단 말이더냐...
(하긴 쥐는 그나마 몇번 번식했구나;;)

 

그런데도 왠지 엉성한 이 작가의 작품세계가 맘에 든다.
그냥 읽고 있으면 평화롭고 한가한 여유로운 기분이 든다고나 할까?

급박하거나 사건사고가 시시때때로 일어나는것도 아니고 그 흔한 연애 이야기로 감정을 소모시키지도 않으면서 읽으면 읽을수록 깨알같은 잔 재미가 느껴진다.
천재 유교수의 생활같은 만화책과 비슷한 느낌인데 나는 참 이런 만화책들이 좋다.

 

 

 


물론 초기작인 못말리는 간호사나 후에 나온 헤븐도 재미있게 봤지만 동물의사 닥터스쿠르에 더 애착이 갔던건 내가 동물들을 좋아한다는 사실을 제외하고도 아마 그들의 졸업까지의 시간의 흐름이 왠지 아련히 더 남았기 때문일 것이다.

 

마지막권을 보며 이제 파릇파릇한 신입이 아닌 학교를 떠나야되는 아쉬움과 함께 세월의 흐름이라는 씁씁함을 느끼고나면 다시 1권을 찾아 시간을 되돌아가는 타임머신처럼 나는 또 다시 과거로 돌아가 언제든 신입생의 기분을 만끽할 수 있다.
현실에선 절대 할 수 없는 만화만의 특권인 대리만족을 충분히 누릴 수 있다는 것.
그게 내가 이 만화를 사랑하는 이유 중 하나이다.

 

 

 

 

과거에 들었던 음악을 다시 들으면 그 음악을 들었던 상황과 그 시절이 연상되듯

내가 교등학생때 녹색표지로 본 닥터스쿠르랑

그 주인공들의 나이와 같은 대학생때 본 닥터스쿠르,

그리고 그 주인공들의 나이를 훌쩍넘겨버린 지금에서 애장판으로 보는 닥터스쿠르는 참 느낌이 다르다.

 

특히나 그 시절 만화책에서 노처녀로 취급되는 세이코의 나이가 25~6살 정도였는데

고등학생때는 그녀가 당연히 노처녀로 보였고

대학을 졸업했을때는 회사를 다니면서 대학교에서 좋아하는 연구도 할 수 있는 그녀가 부러웠으며
지금의 내가 보는 그녀는 새파란 나이의 능력자이다. (그 나이에 박사과정까지 마쳤으니...-_-)


그리고 그 느낌들이 내게는 전부 그 시절이 생각나게 하는 추억이다.
책이 좋아 소장만해놓고 읽지 않았던것과 다르게 고등학생때도 대학생일때도 백수일때도 직장생활 할때도 시시때때로 읽었던 닥터스쿠르란 만화책은 그 자체만으로도 이젠 추억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제는 새로운것보다 과거에 봤던 만화나 영화를 다시 찾아보는것에 더욱 즐거움이 느껴지는건 아마도 내가 어느새 과거의 기억에 얽매이는 나이가 되었음이리라... 
 

 

 

 

 

 

 

 

 

 

 

 

 

 

 

 

 

이 책을 읽은 후 시베리안 허스키라는 종을 확실히 인식하게 되었더랬다.

요 귀여운 녀석이 나중에 얼마나 커지는지를 알고 있었기에 키우고 싶었지만 포기해야만 했던...ㅜㅜ

 

 

 

 

 

 
 
 
 
Posted by Y&S
생활공감/책#만화2013. 2. 11. 18:41

 

 

 

 

명절 연휴이고 해서 오랜만에 웹툰을 찾아보았다.
뭘 볼까 고민하던 중 천재 심리학자의 상담을 다룬 이야기라는 독특한 소재에 끌려 우연히 보게 된 웹툰

이종범님의 닥터 프로스트.

현재 7가지의 에피소드로 시즌1이 끝나고 시즌2가 진행중이다.

 

 

 

누구나 한번쯤은 상대방이 지금 무슨 생각인걸까... 라는 의문을 가져보았듯이 일단 사람의 심리를 알수있다는 건 인간이라면 누구나 관심가질만한 흥미로운 주제거리임은 틀림없다.

 

 

첫번째 에피소드에 시작부분에 나온 여자가

두달정도 만난 남자와의 술자리에서 팔짱을 끼고 다리를 꼬은채 대화를 나눈다거나,

거짓말을 할때 입을 만지고 남자의 얘기가 듣기 싫을땐 귀를 만진다거나 하는 일련의 행동들로

저 여자는 너에게 관심없으니 포기해라는 식의 감정없는 독설을 일삼는 주인공 닥터 프로스트.

 

 

 

그는 어렸을 때 물리적 외상으로 인한 전두엽 손상을 입고 일반인이 가지고 있는 애착,동정,연민,공감등의 감정이 결핍되어있다.

 

 

이 감정없는 냉혈한의 모습을 지닌 닥터 프로스트가 그와는 반대로 감성이 풍부한 조교수 성아와함께 학내상담소에서 사람들의 문제 원인을 분석하여 해결해주는 내용이 이 만화의 주 스토리이다.

 

 

물론 이 시작 부분은 후에 작가가 심리학이랑은 전혀 상관없지만 사람들의 흥미유발을 위해 둔 강수였다라고 말하긴 했으나 만화의 이러한 내용들이 과연 실재로 현실에서 일치하는가의 여부를 떠나 그냥 재미삼아 보기엔 충분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흔히 알려진 혈액형별 성격이 우리에게 유희거리로서 충분한 즐거움을 주듯 말이다.

 

 


심리학이 전문적인 분야인만큼 만화가 흘러가는 형식은 대부분 설명적인 부분이 많고 전문용어들을 쏟아내며 자칫하면 스토리가 지루하게 흘러갈 소지가 큰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중간중간 이러한 흥미거리와 위트를 적절히 섞어 그러한 부분을 반감시켰으며
또한 상담의 주 내용은 과민성 대장증후군, 공황발작 또는 과대망상등의 우리가 흔히 알고있는 주제들을 다뤄 읽기에 그렇게 부담스럽고 어려운 내용이 아니라는 것이 이 만화의 장점이자 단점이다.

(사실 만화를 읽기 전 주제만 듣고 좀 더 독특한 스토리를 기대했던 나였기에...)

 

근데 생각해보면 심리학이란것이 당연히 우리와 밀접한 관계가 있는만큼 가장 흔하고 많이 볼수 있는 소재들이 등장하는게 어쩌면 당연한건데도 난 왜 특이한 내용이 나올거라 생각했을까...

이게 추리로 풀어가는 김전일의 사건파일도 아니고 ^^;;

물론 심리학자의 입장에서 내담자의 심리적 원인을 찾아 풀어나가는 과정 자체는 신선하긴 했지만...

 

 


재밌게도 작가분이 만화 그리는데 도움이 될까싶어 선택한 전공이 심리학과였다는데 (물론 이 만화를 그리려고 선택한건 아니었겠지만) 만화에 대한 그 열정만은 대단하신듯 하다.

 

 

 

2013년 OCN에서 드라마로 제작 방영될 예정이라는데 약간 우려되는건 67편까지가 7개의 에피소드...

심리적으로 풀어나가는 부분이 많기 때문에 각 에피소드의 내용 자체는 단 몇줄로도 설명할 수 있을만큼 그닥 많은것도 아니다...

설명이 많은 이 만화를 과연 지루하지 않게 어떻게 영상으로 풀어낼런지는...뭐 제작자들이 알아서 하겠지 ㅎ 

 

 

 

몰입도가 엄청 크다거나 한건 아니지만 심심할때 한번쯤 흥미롭게 읽어 볼만한 웹툰이 아닌가 싶다.

 

 

 

이 무감정한 주인공 닥터 프로스트에게 언젠간 애착과 공감이라는 감정을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오기를 ...

 

 

 

 

 

 
 
 
 
Posted by Y&S
생활공감/책#만화2013. 1. 31. 23:19

 

 

 

며칠 전 y언니가 강력하게 추천해준 웹툰 [인간의 숲]을 매우 재밌게 읽고
음? 어디서 많이 본 그림체 같은데...라고 생각하여 황준호 작가님의 웹툰을 검색해봤더니
아~! 몇년 전 매우 인상깊게 읽어서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는

웹툰 [악연][공부하기 좋은날]을 그리신 분이었다.

 

 

 

황준호 작가님의 작품은 꽤 무섭다...
만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고요하며, 긴장감을 최대한 끌어올린다.

그 정적속에서 간혹 뜻하지 않은 위트도 보여준다.

반전도 있다.
그리고 생각하게 만든다.

 

귀신보다는 인간과 사회를 주제로 다루며

결국 인간이 가장 무섭다는걸 뼈저리게 느끼게 해준다.

명확한 주제의식을 가지고 읽는 이에게 물음을 던지는 것이다.
단순히 무서운 만화가 아니라

그 속에는 분명 작가의 사상과 철학이 담겨있다.

 

아마 그게 가장 절정에 이른 작품이 얼마전 완결된 인간의 숲이 아닐까 한다.

 

악연에서는 사이코패스를 두 주인공으로 그들의 관점에서 이야기를 풀어나갔다면
인간의 숲에서는 정상적인 인간을 주인공으로

주변에 온통 사이코패스들을 풀어놓은채 이야기를 이끌어간다.

 

 

그들에게 살인은 무감각한 일이다.

딱히 특별한 이유가 있는것도 아니다.
아니 오히려 아주 사소한것 하나에 목숨거는 말그대로 미친놈들이다.

그들이 어떠한 생각으로 왜? 살인을 하는것인지...

어디까지가 인간이고 어디까지가 인간의 범주가 아닌것인지...

극도의 공포속에서 평범한 정상인인 주인공이 과연 그 경계를 넘을것인지...

 

인간의 숲은 영화화해도 좋을만큼 상당히 잘 만들어진 스토리의 스릴러 작품임이 분명하다.
영화로 나온다면 작가분 특유의 분위기는 담아내지 못하겠지만 그래도 보고싶긴하다.

워낙 스릴러물을 좋아하기도 하고 ㅋ

 

어쨌든 [악연]과 [인간의 숲]은 이런거 저런거 다 제외하고도 스토리만으로 충분히 재밌게 볼 수 있다.

사이코패스 두 남녀의 아슬아슬한 관계라던가

실험하려고 모아놓은 사이코패스들과 한 건물에 갇힌 주인공의 이야기나

듣기만해도 상당히 흥미롭지 않은가.

 

 

 

 

그리고 또 하나의 웹툰 [공부하기 좋은날]은 공부만하는 수험생들의

여러 상황들을 사회적 비판과 함께 그려냈다.
물론 장르는 공포다.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이다보니 학교괴담이라 할수도 있다.
매 회 옴니버스 형식이면서 어떤건 내용이 연결되기도 하는데

솔직히 몇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확히 기억나는편은 단 한편이다.
그리고 이 한편 때문에 이 만화를 도저히 잊을 수가 없다.


특히 아파트에 살면서 매일같이 엘리베이터를 탈 수 밖에 없는 난

그동안 들어왔던 수많은 엘리베이터 괴담이 종종 생각나곤 하는데

이 만화를 보고나서부턴 엘리베이터 탈 때 이것뿐이 생각이 안난다. ㅜㅜ

귀신이 아닌 실제 있을지도 모르는 인간이 주제라서일까...

 

아래 공부하기 좋은날의 귀가편은

아파트에 살면서 밤늦게 엘리베이터를 타야하는일이 잦은 여성분은 보지 말기를 권한다.
아니면 앞으로 엘리베이터 탈때마다 생각 날테니...

 

 

 

 

공부하기 좋은날 13화-귀가편

 

 

아니 왜 우리집 아파트 구조랑 똑같냔 말이지 ㅠㅠ

 

 

 

 

 

 
 
 
 
Posted by Y&S
생활공감/책#만화2013. 1. 26. 18:06

 

 

 

 

 

원래 순정만화쪽은 잘 보지않는 취향인 내가, 요즘 그쪽으로 유일하게 챙겨보는 웹툰이 하나있는데 바로 순끼님의 치즈인더트랩이다.
3부가 얼마 전 새로 시작해서 현재 3회까지 진행중이고 흔치않게도 매 회의 평점이 10점에 근접할 정도로 한번 본 사람은 팬이 되어버리는 만화.
무엇보다도 그 작가분의 캐릭터간 미묘한 감정조절이 절묘하다고 해야하나...

 

 

물론 처음에는 여타 순정만화의 주인공들처럼 완벽해보이는 남자가 나오는 듯 싶다.
그러나 알고보면 그 완벽함속에는 또 다른 모습이 숨겨져 있다.
남에게 좋은소리만 듣고 마냥 착해서 이용당하는 그런 상냥한 선배가 절대 아닌것이다.

겉으로야 잘생기고 친절하고 성격좋고 인기많은 완벽을 표방하고 있지만 이중인격적인 면모를 보이며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터득하고 있는 유정.
워낙 눈치가 빨라 유정의 이중적인 모습을 파악하고 그를 피하는 홍설.

 

 

순끼님이 설정해 놓은 주인공 홍설과 유정은 혈액형의 성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인물들이다.
뭐 굳이 하나하나 대조해서 일치한다는 말이 아니라 일반적 대중화 된 혈핵형별 성격을 볼때 치즈인더트랩을 다 읽은 후 설이는 A형이고 유정이 AB형이다...라는 소리를 들으면 '뭐 그럴것 같더라'란 생각이 든다고나할까.
작가분이 처음부터 혈액형을 염두해두고 성격을 만들진 않았겠지만 보통 내 경험으로 보아 글을 쓸때 자신의 성격이나 생각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감안하고 여주인공의 행동패턴을 너무도 자연스럽게 끌어나가는걸 볼 때 아마 작가분 본인이 A형이 아닐까라는 생각도 든다.
그리고 실제 A형인 내가 봤을때도 설이의 성격과 심리가 상당히 공감가기도 하고...

 

 

 

어쨌든 단순히 보기엔 잘생기고 돈많은 멋진남자가 나오고 남들과 달리 그에게 별로 관심없는 여주인공과 그런 여주인공의 모습에 호감을 느껴 좋아하게 된다는...
큰 흐름만을 놓고 볼때 가장 흔하디 흔한 순정만화의 공식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듯 보인다.

 

특히나 매우 잘나고 귀하신 부잣집 도련님이 평범한 여주인공한테 뺨한번맞고 지금까지 이랬던건 니가 처음이야~라며 반하는 말도안되는 스토리의 진행을 종종 봐온 바
지금까지도 가끔 남자가 궁한 친구들끼리 모여 어디 잘난 남자한테 가서 뺨한번 올려제끼거나 외제차 한번 박아줘야겠다고 우스개소리로 말하는 건^^;;
그 만큼 많은 순정만화와 드라마들이 약간씩은 다른 설정이언정 이러한 기본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진짜 그런짓을 했다간 러브라인은 커녕 욕만 왕창먹고 돈만 깨지는게 비루한 현실임을 알고 있을지라도 말이다.

 

 

 

이러한 신데렐라 러브스토리가 이제는 우려먹을만큼 우려먹어 충분히 질릴만도 하건만 아직까지도 없어지지 않으며 크게 인기를 얻고 있는건 현실에서는 이룰수 없는 많은 여성들의 기대심리와 대리만족의 욕구를 충분히 반영시키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인기있었던 로맨스 드라마의 대다수가 이런내용이라는 사실을 부정할수가 없다.)


이러한 스토리에 이미 염증을 느끼고 이런류의 만화든 드라마든 유치하다며 잘 보지 않는 내가 이 만화를 보고 추천까지 할 만큼 치즈인더트랩은 주인공들의 심리변화가 뻔하지 않다.

 

 

 

유정이 실재 스토리상 홍설을 처음보고 구질구질하다 느낀 후 무시에서 불쾌감으로...불쾌감에서 호기심과 관심으로 변모해가는 과정은 1년이나 걸렸을 정도로 그 과정이 절대 녹녹치 않으며 이게 매우 설득력있고 치밀하여 보는 독자들로 하여금 공감대를 형성하는 것이다.
저런 말도 안되는...이 아닌 아~ 저럴수도 있겠구나라는 느낌을 갖게 한 작가가 감정컨트롤에 얼마나 세밀하고 능숙한지를 보여준다.


게다가 치즈인더트랩 만화의 시작은 1년 후 부터이다.

거기서 주인공 홍설의 시점으로 현재와 과거를 수시로 오가며 조금은 추리적인 냄새를 풍긴다.
과거에 저랬던 녀석이 왜 갑자기 그녀에게 잘해주는지...왜 접근하는지...
저 녀석이 진짜 좋아해서 저러는건지...아니면 그 교묘하고 계략적인 성격에 딴 속셈이 있는건지...
독자들은 보는 내내 혼란스러워하며 여주인공 홍설의 입장에서 의문을 품고 빠져드는 것이다.

 

 

 

 

웃기게도 아직까지 유정의 심리를 질문하고 그의 심리변화를 자세히 분석해놓는 독자들이 있을정도로 웹툰 상당분량의 연재를 봐도 당연히 유정이 홍설을 좋아해서 저러는거지 너무 뻔한거아냐?라는 생각이 쉽게 들지않는다.

 
만화나 책을 보다보면 가끔 캐릭터가 제대로 잡히지 않아 내용이 진행될수록 주인공이든 주변인물이든 성격이 급작스레 변모하거나 이 캐릭터에 안맞는 뜬금없는 스토리진행으로 황당할때가 종종 있는데

치즈인더트랩은 전형적이 나쁜짓만 일삼던 악당이 주인공을 곤경에 빠뜨리고 말 몇마디에 깨달음을 얻어 그를 돕는다던가 하는 이런 반전이 있나~라는 황당무계한 스토리가 될 수 있었을법 함에도(실재 그런 영화도 많이봤다;;) 그렇게 느껴지지 않는건 순전히 작가분의 능력이 아닌가 싶다.

 

홍설처럼 한 캐릭터를 일률적인 성격으로 끌고나가는건 오히려 쉬워도 유정처럼 그 캐릭터의 성격이 시간에 걸쳐 전혀 다르게 변해가는 과정을 설득력있게 담아내기란 결코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것도 전혀 독자들에게 친절하지 않게 유정의 시점에서 가끔씩 그가 과거에 왜 그랬었는지...왜 그의 심경에 조금씩 변화가 왔는지에 대한 해답을 단편적으로만 던지면서 말이다.

 

아직 연재가 끝나지 않았고 조금 더 지켜봐야 하겠지만 치즈인더트랩은 여자뿐만아니라 남자도 충분히 재밌게 읽을 수 있는...일반적인 순정만화와 비슷한 코드를 지니고 있으면서도 전혀 다른...그런 만화가 아닌가 싶다.

 

 

 

 

과거 유정이 홍설에게 했던 행동 중 그의 이중적 면모를 가장 확실히 드러냈었던 장면. best of best

 

 

 

 

 

 
 
 
Posted by Y&S
생활공감/책#만화2013. 1. 26. 02:31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은 제인 에어와 오만과 편견 중에 어느 소설을 더 사랑하시나요?

 

두 소설 모두 사춘기 때 읽고 나이 들어서도 다시 읽어보았다. 두 소설은 좀 더 신분과 재산이 나은 남자와 가난하고 사회적으로 낮은 지위를 가지고 있는 여자의 사랑과 결혼을 그린다는 점과 여성 작가가 썼다는 점, 1800년대 시대를 배경으로 한다는 점 등에서 유사점을 찾을 수 있다. 하지만 두 소설은 내가 느끼기에 너무나 다르다. 이제부터 나만의 느낌을 듬뿍 담아 비교해보겠다.

 

오만과 편견은 남여 사이에 사회적인 지위와 부를 강조하여 지금 현대와 위화감을 느낄 수 없을 정도로 비슷한 면이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시대에도 돈의 많고 적음과 사회적인 위치에 있어서의 높고 낮음을 따져 비슷한 계층의 사람들끼리 맺어지고 있지 않은가. 오만과 편견은 그런 사회에서 지성과 현명함을 갖춘 여성이 사회적 지위가 높은 남자와 맺어지는, 신데렐라적인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분명히 해피엔딩임에도 불구하고 그들은 그 시대에 아주 극히 드문 경우에 불과하다는 찝찝함을 지울 수가 없었다. 사람의 성품이 중요함을 책 전반에 걸쳐 강조하고 있음에도 작가가 그 시대의 통념에서 벗어나지 못한 상태라는 느낌이 들었고 그래서 이 소설은 그 시대 사람들에게 받아들일만한 소설, 즉 고전 소설로 나에게 느껴졌다. 물론 고전 소설의 매력이 얼마나 큰지 알고 있으므로 오만과 편견도 나름의 매력으로 반짝반짝 빛나는 소설이다.

 

반면 제인 에어는 많은 면에서 다르다. 동생인 에밀리 브론테가 지은 <폭풍의 언덕>만큼 파격적이지는 않지만 고전 소설이라는 느낌은 없다. (파격적이지 않아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른다. 아직도 <폭풍의 언덕>의 두 주인공은 완벽히 이해가 가지 않아 감정 이입이 쉽지 않다. 현대에서도 그러니 그 시대에는 소설이 나왔을 때 얼마나 충격적이었을지 짐작이 간다.)

제인 에어는 성장 소설이면서 사랑에 충실한 로맨스 소설이다. 지금의 어떤 로맨스 소설보다 더 여인네의 심장을 두근거리게 하는 사랑이 있고, 사춘기에 읽고 공감할 수 있는 어린 시절의 이야기가 있다. 그래서 제인 에어는 어렸을 때 읽었을 때는 제인의 기숙학교 부분, 즉 앞부분이 인상에 깊이 남았고, 나이 들어서는 제인의 사랑 이야기, 뒷 부분이 깊이 공감되었다.

제인과 로체스터와의 사랑은 이 시대에서도 갈구하는 사랑이다. 이야기가 통하고 영혼이 통하는 느낌을 받아 시작되는 사랑이란 누구나 꿈꾸고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사랑이지 않나? 게다가 이야기 후반에 제인이 로체스터보다 더 부유한 상속녀가 되어 결혼하는 결말은 남녀평등시대인 현대에나 어울릴 법한 결말이 아닌가

 

 

역대 제인 에어의 여주인공

 

 

두 소설 다 로맨스 소설이므로 제인 에어는 1934년에 첫 영화가 제작된 이후 열 편이 넘는 영화와 드라마가 제작되었고, 오만과 편견 또한 드라마와 영화로 제작되었다. 책을 영상으로 옮길 때 가장 중요한 점을 생각해보자. 여기에도 나의 생각이 듬뿍 담겨있다.

 

제인 에어를 보자면 제인은 못생기고 어려야하고 로체스터는 못생기고 나이들어 보여야한다. 그렇지만 제인은 순수한 영혼을 지녀 눈빛이 맑고 선해야 하며, 로체스터는 야성적이고 매력적이어야 한다. 

오만과 편견을 보자면 엘리자베스는 매력적이지만 너무 이쁘지는 않은 외모에 당차고 사려깊고, 재치있는 여성이어야 하고, 다아시는 카리스마 넘치는 남성적인 매력과 어느 정도는 외모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책을 영상화한다면 내용이야 비슷한 것이고, 이런 두 주인공이어야 몰입이 잘 될것이다.

 

 

이런 느낌에 가장 근접한 작품들을 꼽아보면 공교롭게도 둘 다 영국 BBC에서 제작한 드라마이다. 

 

 

오만과 편견은 6부작, 제인 에어는 4부작으로 제작되었으며, 오만과 편견은 콜린 퍼스, 제니퍼 엘이, 제인 에어는 토비 스티븐스과 루스 윌슨이 주인공을 맡았다. 오만과 편견에서는 엘리자베스를 맡은 배우가 좀 어린 배우였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고, 제인 에어는 둘 다 책 속에서 바로 튀어나온 듯해 캐스팅에 100% 만족했다. 물론 책에 대한 애정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빼고 보자면 콜린 퍼스가 가장 멋진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콜린 퍼스라는 배우 자체가 매력적이어서 드라마에서 가만히 서있어도 다아시처럼 보였다. 그렇다고 제인 에어의 토비 스티븐스가 매력에서 뒤쳐지는 배우는 물론 아니다. 로체스터 역에 100% 분하기 위해 머리도 기르고 어쩌고 해서 저리 보이지만 그도 매력적인 영국 배우란 사실!

 

 

 토비 스티븐스

 

 

그래서 나에게 두 소설과 드라마의 승자는? 둘 다 제인 에어다. 소설과 드라마 모두 제인 에어에게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다. 오만과 편견이 나에게 고전 명작이라면, 제인 에어는 나에게 트와일라잇보다 더 낭만적인 로맨스 소설이라는 거~~

 

 

 

 

 

 
 
 
 
Posted by Y&S
생활공감/책#만화2013. 1. 21. 00:26

 

 

 

 

지금까지 읽은 수많은 만화책 중 가장 특이했던 만화를 꼽으라면 단연 이토준지 공포만화 컬렉션이다.


 

토미에 라든가, 소용돌이, 공포의 물고기까지 일본에서 영화로까지 만들어진 유명한 시리즈물은 물론

20권 가까이되는 단편집들은 하나같이 독특한 소재로 그만의 그림체와 더불어 공포스럽다기보단 상당히 괴기스럽다.


그런데도 [신비한tv 서프라이즈]나 [세상에 이런일이]처럼 다음번엔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상당히 궁금하고, 보고있으면 그 내용에 빠져든다.

 

 

 

꽤 많은 마니아층을 보유하고 있는 이토준지의 만화들은

보는내내 어떻게 이런 내용을 생각해 낼 수 있을까...이 만화들을 그리는 동안 항상 이런 소재들을 생각하며 살았을 작가의 정신이 이상해지지 않았을까 신기할 정도로 그의 만화속에는 하나같이 독특한 상상력이 존재한다.

단순히 무서운 얘기들을 담아낸 만화책이라고 분류해 버리기엔 그 특유의 분위기가 묻어난달까...

보고있다가 문득문득 무서워져 밤에 혼자있을때 불을 꺼놓고 보지못하는 그런류의 만화는 아니다.
현실에서 있을수 없는 너무도 비현실적인 일이기에 그냥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처럼 상상가득하면서도 음침한 내용의 어른 동화책을 읽는듯한 느낌이 든다.
그리고 그 기괴한 내용들이 뇌리에 상당히 오랫동안 남는다.

 

머리카락이 바깥쪽으로 자라는게 아니라 머리 안쪽으로 자라서 얼굴과 온몸을 뚫고나와 죽는 장면이라든가.
잠들면 꿈속의 내가 겉으로 나오려고 몸이 뒤집힌다던가...피부를 벗어 탈피를 하고, 남의 얼굴을 훔치는 등 이토준지 작가의 상상력은 끝이 없다.

 

 

 


그리고 그 중에서 나중에 몇번인가 다시 생각해봤던 인상깊었던 꿈에 관련된 내용.
이토준지 공포만화 14권 터널괴담의 첫번째 목록에 자리잡은 [기나긴 꿈]은 꿈속에서 몇년 몇십년을 살다가 깨어났을때 과연 현실의 어제일을 기억할 수 있을까...아니 꿈과 현실을 구분조차 할 수 있는걸까...라는 상당히 있을법 하면서도 그 동안 한번도 생각해본적 없던 기발한 주제로 내용이 펼쳐진다.

 

 

 

 

 

한번 감상해 보시길...

 

 

 

 

뭐 결론은 작가도 감당이 안됐던 모양이지만 만일 꿈에서 깨어나지 않고 영원히 산다면 현실에서 그건 죽은걸까 산걸까...아마도 현실에서 보기엔 그냥 의식불명의 식물인간 정도가 되겠지...

실제로 2~3년 정도만 의식불명의 상태가 지속되도 뇌가 손상되고 관절이 굳어서 다시 깨어나도 일상적인 활동을 할 수 없다고 하니 뭐 그냥 상상일 뿐이지만 말이다.

 

 

 

☞관련글

토미에 그녀를 알고싶다

 

 

 

 
 
 
Posted by Y&S
생활공감/책#만화2013. 1. 20. 18:34

 

 

 

 

 

무협이나 판타지를 즐겨읽지 않는 사람들도 한번쯤 들어봤을법한 너무도 유명한 전동조 작가의 묵향.

 

내가 어렸을 적 아빠가 유난히 무협을 좋아하셔서 중국무협영화를 즐겨보시거나 출퇴근길 지하철에서 보시려고 무협소설책 표지를 하얀 달력으로 싸가지고 다니셨던 기억이 난다.
물론 지금 흔히 나오는 무협소설보다야 그 당시는 훨씬 진중하고 한문이 난무하는 책이였지만 어려운 책인줄만 알고있던 나는 15년후 쯤 내가 무협소설을 즐겨보면서 진중하셨던 아빠가 정말 이런책을 보셨던거야? 라는 생각에 기분이 묘했던 적도 있다.
물론 아리랑 같은 장편소설도 많이 읽으시긴 했지만...

 

 

 

 

어쨌든 내가 처음 접했던 판타지소설은 고등학교때 봤던 드래곤라자였다.
만화책을 즐겨보던 내가 처음으로 책에 빠져들어 그 당시 밤을 새가며 봤을 정도지만 지금은 너무도 오래된 탓인지 아니면 그 한참 후 판타지소설을 너무 많이 봤기때문인지 사실 지금에 와서 기억나는거라곤 힘이 좀더 쎄지는 오우거장갑(?)이랑 후치라는 독특한 주인공 이름뿐이다. (기억력이 그닥 좋지 않기에-_-;;)
지금 생각해보면 드래곤라자는 지금의 판타지 소설들과 비교해 내용이 허황되지 않고 너무 담백하다고 해야되나...주인공의 능력과 역할이 지금에 비해 너무 협소하다고 해야하나...
툭하면 드래곤과 대면하고 기연을 얻어 능력이 강해지는건 다반사요 유일한 아티팩트를 잘도 획득하고 봉인을 풀어제끼는건 기본이요 왠만한 적들 혼자서 다 무찌르는 지금의 판타지계를 생각해볼때 어찌보면 지극히 사실적이다.

(물론 판타지 세계에 사실적이라는 표현자체가 아이러니 하지만...)

 

물론 한국최초의 판타지 세계관의 기초를 마련했다는거에 아주 큰 의미가 있는 책이지만 유치하게도 먼치킨류의 천하무적 주인공을 좋아하는 내 취향으로 봤을때 드래곤라자는 또 다시 찾아서 볼만큼의 매력을 가지고 있진 않다.
이미 그런류의 판타지 소설이 너무도 방대한 스케일로 발전해 수많은 내용의 모험과 개성있는 주인공들이 쏟아져나오는 지금 다시 그 책을 읽으면 처음 봤을때의 감동과 재미를 느낄 수 있을지 모르겠다.

 

난 7~8년 전 한참 우리나라 판타지 소설들을 보면서 대체 이것들이 반지의 제왕보다 못할게 뭐가 있나...이것들을 영화로 표현해낼수 없는 우리나라 현실이 안타깝구나라는 생각까지 했으니까 뭐...

 

 

 

 

또 쓸데없는 소리를 늘어놨지만 묵향은 내 판타지 무협소설의 진정한 시발점이 된 소설이다.
가게를 오픈하고 한가했던 탓에;; 근처 대여점에서 책을 빌려보기 시작했는데 그 당시 볼만한 만화책을 이미 다 섭렵했던 내게 판타지 무협소설은 너무나도 완벽한 신세계였다. 
그 당시 유명했었던 무협소설 묵향을 처음 접하고 무협 판타지에 미친듯이 빠져들어 2년간 어디서나 거의 소설책을 끼고 살았으니까...(그나마 만화책에서 책으로 넘어가니 엄마가 더 이상 잔소리를 안하시더라 ㅎㅎ;)

 

나는 특이하게도 너무도 정의롭고 정직한 주인공을 싫어한다.
그 답답한 성격때문에 남을 쉽게 믿다가 중상모략에 빠지고 누군가에게 이용당하는걸 보는건 읽는내내 스트레스만 받는다.
오히려 주인공이 조금 비열하더라도 머리가 좋아 그런일을 당하지않고 역이용해서 상대방에게 혼쭐을 내주는게 훨씬 통쾌하고 보는맛이 있다.

 

그런면에서 묵향이라는 이 특이한 성격의 주인공은 내 취향에 딱 들어맞는다.
아마 묵향이라는 소설이 크게 인기를 얻어 유명해진데에는 그동안의 정도를 걷는 주인공들의 성향과 다른 이러한 면이 크게 작용하지 않았을까 싶다.

마교라는 어찌보면 무림의 악으로 분류되고 철저히 외면되는곳에서 양육강식이라는 그들만의 규율과 법칙으로 살아가는 그들.
묵향이라는 책속의 세계관에서는 주인공이 마교의 인물인 만큼 정파를 좋게만도 마교를 나쁘게만도 표현하지 않는다. 선악이 분명한 여타의 책들과 다르게 그들 각자는 자신의 위치에서 본 문파의 이익을 위해 최선을 다할뿐 쓸데없는 희생과 정의감따윈 보여주지 않는다.
오히려 그런것들을 고스란히 대놓고 표현하는 단순한 마교에 비해 세간의 이목을 살피느라 속내와 다르게 가식적인 행동을 일삼는 정파의 인물들이 좋게 그려질리 없다. 그래서 더욱 나에겐 설득력이 느껴진다.

 

물론 알고보면 마교의 인물들이 더 좋은 녀석들이더라...라는 뜬금없이 말도 안되는 세계관도 아니다. 충성심이라 보여지는 것들이 철저히 양육강식에서 비롯한 단순한 법칙 하나때문이라고 본다면 그곳에는 분명 정파보다 더한 배신과 모략이 난무하니까...  

그런곳에서 키워지고 자란 주인공인 묵향은 당연히 정의롭지 않다.

좋고 싫음이 분명하고 기분 내키는 데로 행동하는 제멋대로인 인물이다.
자신에게 호감주는 인물과 쓸모있다 생각되는 사람에겐 그래도 성의를 보이지만 그 외의 인물에게는 남녀노소구분없이 심하다 싶을정도로 가차없다.
고수로서의 풍모나 위엄이라던가 절대자로서의 자비심따위는 찾아보기 힘들고 어쩔때보면 야비하다 싶을정도로 못되먹고 황당한 성격이지만 신기하게도 그에겐 묘한 매력이 있다.
강하게 나가면 절대 안들어주다가도 잘 달래면서 부탁하면 오히려 들어주는 약한 면모도 가끔 보이고 본인이 맘에 든 사람한테는 대가없는 친절을 베풀기도 하고... (물론 그 방법때문에 항상 오해를 사곤 하지만)
그래서 쓸데없이 적을 만드는 타입이지만 그 오해를 굳이 풀려고 노력하거나 변명따윈하지 않는다.
게다가 엄청나게 강하기까지 하니 참으로 멋진 남자가 아닌가.
내 취향이 특이한 걸지도 모르지만 뭐 소설이니까...;;

 

그가 무림에서 판타지로 넘어갔을때도 나에게 판타지라는 장르의 세계관을 확립시키며(드래곤라자는 이미 한참전이라 기억나지 않는 때였기에...) 이후 읽는 판타지소설에 큰 영향을 준건 말할것도 없다.

책 대여점이 문을 닫는다고 책들을 헐값에 처분할때 가장 먼저 업어왔던 책 묵향. 한권한권 나올때마다 앞권을 읽으며 그 세계에 발을 들여놓길 몇 년.


그랬던 그가...묵향이 죽고 판타지계에서 새로 태어나 전혀 그의 이전 모습을 찾아볼 수 없는 완전히 다른 사람이 되어버렸다는 글을 우연히 접하고 아직까지도 차마 28권을 읽지 못하고 있다. ㅠㅠ (그가 죽는것도 보고싶지 않으니까...) 

작가가 차라리 무림으로 돌아와 잘 마무리해서 끝낸 후 새로운 책으로 낸거였다면...묵향작가의 책이니 즐거운 마음으로 읽어봤을테지만 묵향이라는 제목으로 약해빠진 전혀 다른 성격의 다른 인물을 그리고 있다니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그런거 싫단 말이야 !!!!!! 나의 묵향을 돌려달라~~~~~~~!!!!!!
그 녀석이 각성하고 묵향으로 돌아오지 않는 이상 전혀 읽고 싶지가 않단 말이닷!!!!!!


일년에 한 두권정도 나오는 연재속도로 어느 세월에 다시 진정한 묵향의 모습을 볼 수 있을지... 느려터진 연재와 가끔 산으로 가는 내용에 남들이 아무리 뭐라해도 항상 내 마음속에 무협판타지소설 베스트에 자리잡고 있던 이 소설을 이제는 그만 떠나보내야 하나 참으로 고민되지 않을 수 없다.

 

나의 20대를 함께한 소설 묵향에 대한 애착이 남다르기에...

 

 

 

 
 
 
Posted by Y&S
생활공감/책#만화2013. 1. 17. 02:24

 

 

 

 

 

책 소개

 

평범한 휴학생 가인은 어느 날 의문의 사내에게 저주를 받게 되고, 그 저주를 억제하기 위해서, 한 여성 저주술사가 운영하는 효연 철학원에 근무하게 된다. 아무 생각 없이 사는 듯하지만 사실은 무서울 정도로 행동이 빠른 숀씨(효연)와 수많은 생각을 품고 살아가지만 결국 상황 판단이 한 템포씩 늦어버리는 간씨(가인)의 좌충우돌 저주회사 근무기

 

작가 송세현

 

1973년생으로 저주회사 효연철학원, 던전 플레너, 절명문, 매화당랑, 굴러라 여행자 등 다수의 연중작을 소유하고 있으며 여행이 취미이다.

 

 

 

저주회사 효연철학원은 1999년 하이텔 시리얼 란에 연재된 환타지 소설이다. 환타지 소설이되 저주라는 요소를 빼면 지금 현실과 다른 점이 없다. 평범한 대학생이 철학원에서 아르바이트하며 손님들의 의뢰를 해결해 나간다는 점을 보면 현대 소설이라고 해도 무방할 듯하지만, 그 철학원에서는 사주나 점을 보는게 아니다. 물론 사장인 숀(효연)은 항상 쪼들리므로 부업(?)으로 가끔 점을 봐주기는 하긴 한다. 이 소설을 환타지로 보는 이유는 평범한 대학생 가인이 사실은 무서운 저주에 걸려 있는 상태라는 점과 철학원 사장인 효연은 무당이나 역술원이 아닌 저주 대학을 나온 당당한 저주술사라는 점이다.

 

이 소설은 가인의 시점으로 내용이 그려지는데 가인은 이제 막 군대를 제대하고 아직 복학은 하지 않은 남자다. 그러므로 수시로 남자의 시선으로 그려지는 묘사가 여자인 내가 보기에는 정말 신선하고 웃기다. 그리고 인간 목숨을 파리 목숨만도 안 여기고, 엄청나게 이기적이고, 잔인하고, 비현실적으로 잘 싸우는 효연과 효연과는 반대로 정상적인 성격인 가인이 주인공이므로 가인이 억울해하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가인에게 감정이입되어 나까지 같이 억울하여 답답한 적이 많았다. 이 소설 말고 '굴러라 여행자'도 보았지만 송세현 작가의 필력은 웬만한 환타지 소설 작가와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라 연중하고 있는 많은 소설이 아까울 뿐이다.

 

이 소설은 톡톡 튀고, 재치있는 문체로 가득차 있다.

 

마치 일제 시대에 잘난 지식인들-배웠다는 특권을 이용, 매국을 해서 잘 먹고 잘 살았다-이 못난 서민들-나라 살려보자고 독립 운동도 하고 만세도 부르고 하다가 나까무라한테 끌려가 매도 맞고 하면서 가난하게 살았다-을 무시하는 표정으로 말하는 숀 앞에서 잘못했다고 고개를 숙일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절대 세상을 아름답게만 그리지 않는다. 너무나 현실적이어서 마음 한쪽이 서늘해질 정도이다.

 

"경찰에서 일반인에게 그런 조서를 공개할 리도 없을테고, 설혹 마음 착한 경찰이 보여주려고  마음 먹었다해도 그 사람이 협조공문 작성하는데 두 달, 그 공문이 쌓여있다 해당 책임자에게 발송되는 데 두 달, 그 공문이 결재되는 데 석 달, 이런 식으로 4년 7개월쯤  질질 끌다 결국엔 이 협조 공문은 맞춤법이 맞지 않고 한자로 표기되어 있지 않아서 통과시킬 수 없다, 는 등의 이유로 거부되고 말걸?"

 

게다가 저주계의 특성상 몇십억을 한 번에 벌고 그 몇십억이 금방 없어지는 곳이 효연철학원이다. 그래서 두 사람은 항상 쪼들리고 빈티나는 대화를 한다.

 

"효연씨, 그러고보니 신문값도 넉달 째 밀렸네요."  
라면 위에 젓가락을 올려놓고 면이 익기를 기다리면서 숀에게 말하자 그녀는 '그럼 이 신문 끊고 다른 신문 보지 뭐'라고 가볍게 말했다. 그녀는 '사은품도 잊지 말고 챙겨'라는 다소 뻔뻔스러운 멘트까지 했다. 항상 배고픈 숀이 굶주림을 참지 못하고 물을 부은지 38초밖에 지나지 않은, 뜨거운 물에 살짝 데쳐진 딱딱한 면발을 젓가락으로 억지로 깨뜨려 먹을 때였다.

 

그 당시 4부까지만 나왔고 연재가 중단된 이후 다시 연재가 될 가망성은 없어 보이는 소설이지만 그 짧은 두 권의 책 내용만으로도 어찌나 인상이 깊었던지 10여년이 훨씬 지난 후에 다시 봐도 웃음을 참을 수가 없다. 어찌보면 독해보이는 소설이지만 내 취향에는 정말 잘 맞아서 연중이 정말 아쉽다.

 

 

 

 

 

 
 
 
 
Posted by Y&S
생활공감/책#만화2013. 1. 16. 20:20

 

 

 

 

 

책 소개

 

검류혼 장편 신무협 판타지 소설

 

이십 세 초반의 괴짜 청년 비류연. 그가 고아가 된 열 살 무렵, 사부를 만나면서 무림의 세계와 접하게 된다. 우연히 천무학관 관도들을 만나면서 비류연의 운명은 바뀌게 되는데…. 묵금과 비뢰의 향을 타고 무림에 나타난 비류연과 괴짜 사부, 마지막 순간까지 예측할 수 없는 절대무공과 기행의 어드벤처가 시작된다.

 

도서 출판 명상에서 2000년~2004년에 16권까지 출판되었고, 출판사의 이름이 청어람으로 바뀌면서 2005년~2010년에 29권까지 출판되었다.

 

 

 

비뢰도는 하이텔 무림동에서 1998년쯤 연재된 신무협 환타지 소설이다. 1권에서는 주인공인 비류연이 사부를 만나 갖은 고생을 다하는 과정이 비류연의 입장에서 코믹하고 재치있게 그려진다. 원래 무림의 고수가 되기 위해서 뜨거운 불속이라도 들어가는게 당연시 되어버린 무협 소설에서 무공을 연습하는 과정이 억울하다고 외치는 주인공은 신선하면서도 배꼽잡도록 웃겼다. 마치 비류연은 '난 고수따위 될 생각도 없는데 왜 고생을 시키고 난리냐!'라고 희생양인 척, 연약한 척, '척'을 한다. 그래서 상상도 못할 고수가 되었건만, 사부에게 고마워하기는 커녕 자기 때문에 밥이라도 먹고 살지 않냐고, 착취 좀 그만하라고 되려 큰소리에, 사부의 횡포에서 벗어날 그 날을 기다리는 영락없는 앵벌이 신세다. 그래서 사부가 불쌍하냐하면 그것도 아닌 것이 비류연의 사부는 정말 얄밉도록 뻔뻔하고, 될 수 있는 한 제자를 부려먹으려 드는게 눈에 보이기 때문이다. 보면 볼수록 그 사부에 그 제자라는 말이 꼭 들어맞는다. 본격적인 이야기는 비류연이 드디어 가출(?)했을 때부터이며 그때부터 무림에서의 모험이 시작된다.

 

비류연은 일견 뻔뻔스럽고 남에게 한없이 잔인하고 이기적인 듯 보이지만, 방법은 과격해도 정의를 구현하며, 약한 자를 돕고, 사랑하는 여자를 위해 목숨까지 걸고, 친구를 소중하게 여기고, 제자를 아끼고, 사부에게 도리를 다하는 남자 중에 남자다. 비뢰도의 시작이 참신하여 좋았다면 후반으로 갈수록 너무나 도덕적이다. 그래서 사람들이 비뢰도를 지루해진다고 할지도 말하는 건지도 모른다. 아니면, 단순하고 깔끔했던 초반과는 달리 뒤로 갈수록 장황해지는 내용과 전개, 계속 늘어만 가는 등장 인물에 지루해진다고 하는 걸 수도 있다. 하지만, 이제 처음 비뢰도를 보기 시작한 사람들과 나는 입장이 완전히 다르다. 나는 비뢰도를 1권 분량 정도부터 보기 시작했으니 거의 15년째 완결을 기다리다가 지쳐가는 건 물론이고, 작가인 검류혼과 함께 늙어가는 중이라 얼핏 정이 들어 친구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비뢰도 책이 새로 나왔다하면 추억을 되살릴 겸, 기억 안나는 내용도 기억할 겸 다시 1권부터 읽고, 또 읽고, 이 과정을 10번은 넘게 한 듯하다. 게다가 몇년만에 새 책이 나오니 이 과정을 건너뛸 수도 없다. 읽다가 지쳐서 나무가 되고, 흙이 되고 곧 책을 다 외워 영웅문의 황용처럼 외운 내용으로 책을 쓸 날도 얼마 남지 않은 듯하다. (맞다!! 나 작가에게 불만 엄청 많다!! 그래서 불평불만 좀 늘어놔봤다 ㅠ) 그래도 이제서야 비뢰도를 읽어보겠다고 하면 재미있다는 드라마 안 보고 참고 참다가 종영하고 몰아서 보는 기쁨과 비슷한 기쁨이 있을 듯하다. 그리고 앞에서 열거한 지루함이 느껴질 새도 없을 것이다.

 

비류연이 사부에게 배우는 과정이 정말로 상세하게 친절하게 나온다. 그리고 사소한 단어까지 상세하게 한문이 곁들여 나온다. 그게 또 쓸데없이 진지한 척하는 것 같아 웃긴다.

 

내가 사부와 함께 살게 된지 어언 6개월! 그 6개월 동안 나는 매일 장작패기와 빨래를 해야만 했다. 그동안 나는 계속해서 지옥의 근육통이라는 이름의 감옥에 갇혀 엄청난 고문을 당했지만 2대 비전(秘傳)인 뇌령심법(雷靈心法)과 영사심결(靈絲心訣) 배운 후 꾸준히 수련, 수행, 연습, 노력, 근면, 성실한 결과 지옥의 근육통이라는 감옥에서 간신히 탈출할 수 있게 되었다. 비전(秘傳)을 수련한지 6개월 후의 일이었다. 간신히 지옥의 근육통이 주는 고통에서 벗어난 나에게 사부는 이제 겨우 기초를 배울 수 있게 되었구나!라는 어마어마하게 잔혹한 말을 나에게 던졌다. 나는 당연히 '그럼 이제껏 내가 한 짓은 도대체 뭐였냐?'고 화를 꾸욱 참으며 사부에게 정중하게 얘기했다.

사부 왈,

"응? 그거야 당연히 단순한 가사활동(家事活動) 아니냐! 당연한 걸 뭣하러 물어보냐!"

꼭 별 쓸데없는 걸 다 물어본다는 표정으로 사부는 말했다. 그때 그 심정이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허무했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는 비류연의 사기를 위한 준비 과정을  감상해보자.

 

마을 가운데에 위치한, 퀴퀴한 책냄새가 풀풀 풍겨나오는 책방을 빠져나오는 비류연의 손에는 두권의 낡은 고서(古書)가 들려 있었다.그의 어깨와 머리 위에는 뿌연 먼지가 소복히 앉아 있었다. 세시진 가량을 먹물, 곰팡이 냄새가 진동하는 먼지구덩이 속을 뒤진 대가로 비류연는 드디어 자신이 원하던 자료를 찾아낼 수가 있었다. 한권은 당나라 시대에 쓰여졌다는 고서(古書)로써 '원숭이도 할 수 있는 사기술'이라는 제목을 가진 책이었고, 다른 한권 역시 같은 시대에 쓰여진 '당신도 고수가 될 수 있다!' 라는 제목을 가진 책이었다. 두 권 모두 같은 저자(著者)에 의해 쓰여진 책으로 그 사람의 이름은 성은 '사(詐)', 이름은 '기군(欺君)'으로 사기군(詐欺君)이라는 당시대의 유명한 저명인사였다. 그는 이 두권의 책을 차가운 감옥 속에서 집필했다고 전해진다. 그는 그의 사상과 행위가 올바르지 않다는 이유로 감옥에 쳐넣은 국가에 대한 울분을 삭이며 자신의 모든 것을 이 두 권의 책에 담았다고 한다.

비류연은 책방 안에서 오랜시간 동안 '필승사기론(必勝詐欺論)' '비법공개! 절대사기법!(秘法公開 絶對詐欺法)', '입문! 사기완전초보(入門 詐欺完全初步)', '대중사기론(大衆詐欺論)', '강호 사기 대백과(江湖 詐欺 大百科)', 그리고 '백일고수완성(百日高手完成)', '완전해부! 고수란 무엇인가!', '고수탄생이론(高手誕生理論)' 등의 관련 서적을 탐독해 보았지만 지금 자신의 손에 들려있는 두 권의 책보다 쉽고, 우수하고, 뛰어난 책을 발견해내지는 못했다. 이 두 권의 책을 그 쓰레기 더미같은 책방 안에서 발견이 아니라 발굴(發掘)해낸 것은 정말이지 비류연의 노력과 근성이 가져온 성과였다.

 

비뢰도에서 나오는 많은 이름 중에 보는 순간 배꼽을 잡았던 재치있는 이름 중에는 변태남, 비연태, 곽영희, 관철수 등이 있었다. 그 재치가 비뢰도가 모두 완결되는 순간까지 유지되길 바라며 나는 아직도 비뢰도의 다음 권을 기다린다.(에휴~~)

 

 

 

 

 

 
 
 
 
Posted by Y&S
생활공감/책#만화2013. 1. 12. 18:46

 

 

 

 

책 소개

 

윤현승의 판타지 장편 소설 <하얀 늑대들>, 제 1 권. 드래곤을 부르기 위해서는 다섯 명의 전사가 필요하다. 잠을 깨우는 무녀, 가장 빨리 나는 자, 가장 빨리 걷는 자, 털빛 하얀 늑대, 그리고 하늘 산맥에서 온 마법사. 인간이 가지고 있는 상식과 감각을 빼앗는 하늘 산맥의 숲에서 벌어지는 하얀 늑대들의 외로운 전투. 전설 속에 감춰져야 할 고대의 적들이 일어나고 있다.

 

하얀 늑대들은 인터넷 연재 사이트 드림워커에서 연재되다가 디앤씨미디어에서 12권으로 된 일반판과 1권의 외전이 나오고, 2009년 1부당 2권으로 된 4부짜리 양장본으로 출판되었다.

 

작가 소개

 

윤현승

데뷔 - 1999년도 다크문

작품 - 다크문, 헬파이어, 흑호, 하얀늑대들, 더스크 워치, 라크리모사, 뫼신사냥꾼, 살해하는 운명카드

 

 

 

 

20년 전부터 하이텔 등의 PC 통신 시절에 연재되던 '드래곤 라자', '세월의 돌', '저주회사 효연철학원', '코스모스 스토리', '퇴마록', '극악서생', '비뢰도' , '쿠베린' 등의 환타지 소설들을 읽어온 나한테는 솔직히 요즘 환타지 소설은 그다지 매력적이지 않다. 드래곤 라자의 이영도에게 싸인을 받고, 비뢰도를 아직까지도 기다리며, 저주회사 효연철학원의 뒷 이야기가 미치도록 궁금한 나에게는 그 시대의 소설들이 아직도 현재진행형 중이기 때문이다.(물론 재작년부터 게임 소설 '달빛조각사'에 미쳐있긴하다. 예전에는 이렇게 가벼운 게임 소설은 없었던 것 같으니 예외로 하자. 쿨럭;;)

 

'하얀 늑대들'은 아주 고전은 아니지만 그래도 1.5세대에는 속하는 윤현승의 환타지 소설이다. 만화방에서 우연히 접하게 된 이 소설은 이젠 나에게는 '드래곤 라자'에 버금가는 으뜸가는 환타지 소설이 되어버렸을 정도로 애정이 가는 소설이다. 이 소설은 일단은 캐릭터가 잘 잡혀있다. 등장하는 모든 캐릭터의 성격이 손에 잡힐 정도로 뚜렷하다. 캐릭터로 몇년을 인기를 끄는 무한도전을 생각해보면, 캐릭터가 얼마나 중요한지 알 수 있는데, 캐릭터가 잘 잡혀있다는 건 그만큼 소설이 재미있다는 이야기도 된다. 또한, 이 소설은 스토리가 탄탄하게 잘 짜여져 있다. 하얀 늑대들의 세계에는 드래곤, 엘프가 등장하며 마법과 기사가 있고, 고대로부터의 힘이 나온다. 마치 반지의 제왕에서처럼 세계를 모두 어둠의 세계로 만들려는 고대로부터의 악과 거기에 맞서는 엘프, 드래곤, 인간이 나오며, 처음에는 작은 에피소드에서 시작하여 나중에는과 맞서 싸우게 되는 거대한 전투로 모든 이야기가 마무리되는 것까지 비슷하다. 하지만, 하얀 늑대들에 대한 내 편애에 입각하여 감히 표현하자면, 하얀 늑대들이 반지의 제왕보다 더 내용이 쫄깃쫄깃하고 재미졌다.

 

 

 

 

벌써 5번 이상은 처음부터 끝까지 읽어보았지만, 이 소설 읽을 때마다 새롭게 재미지다. 정말 강추하고픈 환타지 소설이다.

 

 

 

 

 

 

 

 
 
 
 
Posted by Y&S
생활공감/책#만화2013. 1. 12. 00:38

 

 

 

 

 

주동근님의 웹툰 [지금 우리학교는]은 좀비 만화다.


처음엔 좀비영화를 워낙 좋아해서 무심코 좀비소재 웹툰이라기에 봤던건데

그 흡입력에 빠져들어 단번에 100편정도까지 보고(그 당시는 완결이 아니었다.)

이미 본 웹툰임에도 얼마 전 생각나서 잠깐 몇 회정도 본다는게 또다시 몇 시간 동안 앉아서 끝까지

정주행 했을 정도로 한번 보기 시작하면 멈추기 힘든 중독성 강한 만화임에는 틀림없다.

 

게다가 워낙 무서운 영화나 스릴러물을 즐겨보고, 평소 꿈도 잘 꾸지 않는 내가

이 만화를 보고나서 관련꿈을 꾸었을 정도로 후유증도 상당하다.

 

사실 좀비라는 소재가 워낙 외국에서 시작되기도 했고 [처녀귀신=한국]이라는 공식처럼 [좀비=미국]이라는

인식이 강했기에 우리나라는 왜 좀비영화가 없지라는 생각을 몇 번 하긴했어도

실재로 만들어지길 기대하지 않은건
아시아인의 얼굴에 좀비라는 그 괴기스러운 캐릭터가 전혀 상상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 만들어지면 그 옛날 전설의 고향에서 나오던 내다리내놔를 외치며

누군가를 열심히 한다리로 뛰어 쫒아가는 어설픈 분장의 모습을 연출해내진 않겠지만

왠지 상상만으로도 공포보다는 3류 코미디 느낌이 물씬 풍길것 같다고 해야하나...

 

 

 

 

[지금 우리학교는]은 웹툰이라는 특성상 이러한 나의 우려를 없애고 좀비라는 소재를 충분히 살려

서서히 조여오는 심리적 압박감을 매우 세밀하게 조정해 나간다.

 

원래 외화라는 좀비영화들은 보는내내 저건 먼나라 얘기라는 와닫지 않는 정서와 환경에 철저히 3자라는 입장을 고수할수 있었다면 [지금 우리학교는]은 캐릭터 한명한명이 친근하고 환경이 밀접해있기 때문인지

작가가 이끌어가는 스토리에 더욱 빠져든다.

 

제목에서처럼 스토리의 주 무대는 학교다. 우리 누구나가 생활해봤던 곳 학교.
좁은 학교에 갇혀 일어나는 일이기 때문에 선생님이고 주변친구들이고 하나 둘 좀비가 되어 덥쳐올때

그들은 모두 한번쯤은 일면식이 있는 사람들이다.
옆 반 학생이라던가 체육 선생님이라던가 그냥 모르는 누군가에게 당할때보다 훨씬 심적 고통이 크게 마련이다.
나와 친했던이가 이성을 잃고 나를 잡아 먹으려하는 그런 상황에 대한 공포를 작가는 충분히 잘 이끌어냈다.
만화에서 술래잡기라는 놀이에 이러한 부분을 적절히 표현해낸 문구가 있다.

 

 

술래잡기.
술래에게 잡힌자는 술래가 된다.
그런데 가장 두려운것은...
우린 술래가 누구인지 모른다는것...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은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수있을듯한 비슷한 듯 다른 개성을 가진 학생들이다.
그 중엔 친구를 중요시 여기며 협동하려하는 학생도 있고, 자기만을 생각하는 이기적인 학생도 있고,

두려워하거나 의심하는 학생, 게다가 반쯤 미친놈도 있다.

이들이 각기 학교내에 갇혀

위기상황속에서 어떻게 대처하여 살아남는지가 [지금 우리학교는]의 주요 스토리이다.

 

이미 도시 전체가 오염되고 사방이 좀비천지인 곳에서 그들이 어떻게 살아남고 탈출하는지...

무서운 웹툰이 보고싶다면 꼭 추천하고픈 만화이다.
그리고 그들 중 누가 끝까지 살아남을지...다 보기 전에는 예측하려 하지 마라.

 

 

 

 

 

 
 
 
Posted by Y&S
생활공감/책#만화2013. 1. 7. 02:11

 

 

 

 

 

책 소개

 

매력적인 세기말적 비전/드미트리 글루코프스키 지음

『METRO 2033』은 지하철역이 하나의 도시가 된다는 기발한 상상력에서 출발한 판타지소설이다. 실제 모스크바 지하철 노선도에 근거하여 생생하게, 실제적으로 새로운 세계를 느낄 수 있도록 한다. 2033년 각 지하철역은 작은 국가가 되었다. 그리고 각 노선을 따라 새로운 세계가 만들어졌다. 세상의 마지막 전쟁 후 인간은 모두 지하철로 숨어들었다. 지하철의 각 역들은 이제 하나의 도시가 되었고, 작은 국가가 되었다. 아직도 지상은 사람을 태워버릴 듯한 방사선이 나돌고 인간들은 이제 남은 인류를 위해 마지막 전투를 준비해야 하는데…….

 

『METRO 2033』의 돌풍은 다양한 외전들을 나오게 하며 게임 제작까지 이어졌고, 20개국 번역출간 등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이 소설은 인류의 멸망이나 마찬가지인 상황에서 살아남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보면 영화 「2012」와 비슷하고, 그 기괴함에 견준다면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나무」시리즈와 비슷하고, 인간의 진화나 과학적인 면을 보자면 로빈 쿡의 「돌연변이같은 소설과 비슷한 면이 있다. 어디선가 본 듯한 내용이 많다는 말이다. 하지만, 전반적인 암울한 분위기나 지하철 통로에서 벌어지는 공포스러움, 세기말적인 분위기에서 인간들의 모습 등은 정말 이 소설만의 독특한 분위기를 만든다.

 

난 이 소설을 정말 안 어울리게도 분당 율동 공원에 놀러가 고즈녁한 분위기의 연못 옆의 정자에서 읽었다. 매미 소리가 들리고, 금붕어들이 물을 튀기면서 놀고, 생동감 넘치는 나무와 풀들이 만발한 곳에서 인류 멸망 후의 인간들의 마지막 전투 이야기 책을 읽으면서 처음에는 집중이 안됐었다. 책의 첫 부분은 어떻게 핵전쟁으로 방사선이 가득한 지상을 피해 사람들이 지하철 역에서 살아갈 수 있었는지, 어떤 식으로 살아가는 지에 대해서 설명한다. 하지만, 주인공인 아리티옴의 여정이 시작되면서 주변 풍경은 내 머리속에서 사라지고 주인공과 함께 그 여정을 같이하기 시작했다. 검은 존재에 대한 문제에서 시작된 아리티옴의 여정은 다른 지하철 도시의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돌연변이를 만나게 되면서 점점 절정에 이르다가 마지막에 가서는 놀라운 반전이 있어 안타까웠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공포 심리가 세밀하게 묘사되어 한 편의 공포 영화를 보는 기분이 들게 한다.

 

이 소설은 2010년 북미에서 FPS/서바이버 호러 장르의 동명의 게임으로 출시되었다. 이 게임은  '현존 하는 최고 사양의 게임'으로 불릴 정도로 그래픽이 좋으며, 소설과 같은 세계관을 가지고 같은 스토리로 구성되어 있다. 그리고,  후속작 <메트로 : 라스트 라이트> 게임은 올해 3월에 출시될 예정이다.

 

 


 게임 METRO 2033

 

 

「메트로 2033」은 추리소설+공포소설+과학소설+환타지 등등의 모든 장르를 혼합한 듯해 나한테는 종합 선물 세트와도 같다. 그리고 좀 더 널리 읽었으면 하는 생각이 들어 주위 사람들에게도 추천하고픈 소설이다.

 

 

 

 

 

 
 
 
 
Posted by Y&S
생활공감/책#만화2013. 1. 2. 18:45

 

 

 

 

책 소개

 

우리 어머니들의 삶과 사랑을 절절하고 아름답게 그려낸 신경숙의 소설『엄마를 부탁해』. 2007년 겨울부터 2008년 여름까지 '창작과비평'에 연재되어 뜨거운 호응을 받았던 작품으로, 작가가 <리진> 이후에 펴내는 여덟 번째 장편소설이다. 연재 후 4장으로 구성된 원고를 정교하게 수정하고, 100여 장에 달하는 에필로그를 덧붙였다.

 

소설의 이야기는 시골에서 올라온 엄마가 서울의 지하철 역에서 실종되면서 시작된다. 가족들이 사라진 엄마의 흔적을 추적하며 기억을 복원해나가는 과정은 추리소설 같은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면서 전개된다. 늘 곁에서 무한한 사랑을 줄 것 같은 존재였던 엄마는 실종됨으로써 가족들에게 새롭게 다가오고 더욱 소중한 존재가 된다.


각 장은 엄마를 찾아 헤매는 자식들과 남편, 그리고 엄마의 시선으로 펼쳐진다. 딸, 아들, 남편으로 관점이 바뀌면서 이야기가 펼쳐질 때마다 가족들을 위해 평생을 헌신해온 엄마의 모습이 생생하게 되살아난다. 각자가 간직한, 그러나 서로가 잘 모르거나 무심코 무시했던 엄마의 인생과 가족들의 내면을 섬세하게 그려내고 있다.

 

 

 

 

작년에 서점에 갈때마다 베스트셀러 소설 부문에 항상 올라와 있던 「엄마를 부탁해」는 계속 호기심을 일게 하고 읽고 싶은 맘이 들게 하는 소설이었지만 제목 자체가 너무 통속적이라 뻔한 이야기를 싫어하는 나로써는 쉽게 손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네티즌이 추천한 베스트 10'에 이 책이 올라온 걸 보고 생각난 김에 ROOM을 구매하면서 곁다리로 같이 구매하게 되었다. 내가 이 책을 읽게 되었던 재작년은 아버지가 갑자기 돌아가신 해였다. 사랑했던 가족의 죽음에서 상실의 아픔을 경험했고익숙했던 자기 자리에서 새로운 자리를 찾아가야 하는 과정에서 식구들 각자가 모두 일종의 혼란 상태에 빠져있었다. 그런 상태에서 이 작품을 읽었으니..소중한 사람이 갑자기 사라졌을 때의 상실감이 더 와닿아 더 미친듯이 울었고, 더 마음이 찢어들 듯이 아팠다. 아마 어린 시절 읽었던 「나의 라임오렌지 나무」때 이후로 가장 많이 울었던 책이었을 것이다.

 

책의 내용의 주를 이루는 실종에 대해서 보자면 가족의 실종시 언젠간 찾을 지도 모른다는 희망을 가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남아 있는 사람들에겐 죽음보다도 더 잔인한 일이 아닐까..게다가 실종된 가족이 정신까지 온전하지 못한 어머니라니..아마도 신경숙 작가는 우리네 마음을 찢어지게 하려고 작정을 한거 같다. 책을 읽은 후 일년이 넘었는데도 아직도 책 표지만 봐도 마음이 저릿저릿한 것이..이 작품은 꽤 마음 속에 남아 있을 거 같다. 더불어 어짜피 헤어질 수밖에 없는(그것이 죽음이 되었든, 다른 이유가 되었든) 소중한 사람에게는 미리미리 잘하고 나중에라도 후회할 짓 같은건 미리미리 하지 말아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Posted by Y&S
생활공감/책#만화2012. 12. 26. 19:15

 

 

 

 

책소개

 

태어나서 한 번도 방 밖에 나가지 못한 소년의 이야기

감금 상태에서 태어나서 방 한 칸과 엄마, 방 안의 물건들만을 현실로 알고 자라난 다섯 살 소년의 이야기『룸』. 24년간 지하 밀실에 감금되었던 소녀의 충격 실화에서 모티프를 얻은 작품으로, 작가는 '피해자와 그녀의 아이들은 어떤 삶을 살아가게 될까'에 초점을 맞추었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이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본 작품들을 주로 발표했던 작가가 끔찍한 범죄에 노출된 상황에서 증오스러운 납치범의 아이를 낳게 된 여성과 그런 환경에서 태어나 자란 아이의 심리를 아이의 솔직하고 단순한 눈을 통해서 섬뜩할 정도로 생생하고 솔직하게, 때로는 따뜻하게 그려낸다.

 

 

 

 

룸을 접하게 된 계기는 작년에 한 기사에서 '사람들이 추천한 올해의 책'이었나..그 비슷한 제목의 10권 정도의 책 리스트에서였다. 아이의 입장에서 서술하였기 때문에 내용이 어렵다거나하진 않다. 하지만, 아이의 눈으로 본만큼 가슴아픈 장면도 더 슬프고, 잔인한 장면도 더 잔인하고, 흥분도 더 크게 느껴졌다. 아이의 시점으로 범죄와 그 탈출 과정을 그렸다는 것이 이 책의 최고의 장점인거 같다.

 

책을 읽기 시작한 후 한번도 쉬지 않고 끝까지 앉은 자리에서 다 읽어버렸다. 그만큼 책의 몰입도와 재미는 대단했다. 뒷 이야기가 궁금해서 도저히 화장실을 가거나, 뭘 먹거나, 쉬거나 할 수 없을 정도였으니.. 영화에서처럼 기승전결이 뚜렷해서 정말 영화로 제작되면 좋을 듯하다.

 

책을 읽는 내내 엄마보다도 아이에게 더 애정이 가고, 눈길이 가는건 당연하겠지만, 같은 여자로써 오랜 세월 감금당한 채로 계속된 성폭행에 아이까지 출산하여 길러냈다는 건 분명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의 여정이었을 것이다. 오스트리아에서 있었던 실화를 모티브로 하였다니, 실제 피해 여성은 얼마나 그 고통이 컸을까..하지만 작금의 우리 나라 실태를 생각해보면 책이 현실로 되는 것도 어쩌면 금방일지 모른다는 생각에 한숨만 나올 뿐이다.

 

 

 

 

 

 
 
 
 
Posted by Y&S
생활공감/책#만화2012. 12. 13. 17:42

 

 

 

얼마 전에 정말 오래간만에 만화방에 들렀다.
10대 사춘기 때 열심히 다니고 그 후 30대 전후반에 몇 번 들른게 다이므로 당연히 아는 만화가 몇 없었다.
예전 만화는 소장본이라도 다시 나와야 만화방에 비치되고, 내가 보던 초판본이야 어느 만화소장팬의 서랍장에서나 찾을 수 있지 않을까?(물론 난 그런 사람을 알고 있지만, 칩거 생활 중인 그녀를 만나기란 하늘의 별따기로 힘들다는 현실ㅠ)

'두 사람이다'

이 만화를 고른건 어쩌면 나로서는 당연한 선택이었다.
강경옥이란 내 나이 또래의 여자라면 익숙한 작가의 작품이었는데다가 이제는 나이가 먹을대로 먹어 더이상 순정만화는 공감할 수 없는 이야기가 되버린 탓이다.

얘기가 나온김에 순정만화만큼 슬픈 경우도 있다. 바로 사랑 이야기가 나오는 소설의 경우이다. '다락방 시리즈', '상실의 시대', '폭풍의 언덕', '테스' 등등... 사춘기나 20대 초반에는 두근거리다 못해 튀어나올거 같은 심장을 부여잡으며 읽었던 많은 사랑이 포함된 소설이 이제와서는 나의 비공감 대상이 되어 버린 경우가 허다하다. 그때의 순수한 마음은 없어지고 따지기 좋아하는 나이든 사람만 있는 듯해서 슬프기도 하다.

 

'두 사람이다'는 스릴러다. 순정만화 작가가 그리고 썼다고 해서 모두 순정만화인건 아닌듯..
이 만화는 요사이 웹툰 중 강풀의 미심썰물과 비슷한 느낌을 주는 만화이다. 내용은 영화 '두 사람이다'를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나는 영화를 보지 않았다. 그러므로 내 기억 속에 고이 간직된 사춘기 시절 읽은 내용이 다이다. 다시 읽은 만화가 나를 실망시킬까 살짝 걱정도 됐지만 결론은 더할나위없는 만족 그 자체였다. 나이가 먹어서 보아도 공감이 가는 대사, 촌스럽지 않은 세련된 내용, 스토리를 풀어가는 과정이 많은 경험을 쌓고 많은 것을 보아온 나도 충분히 즐길만한 만화였다. 예전의 추억을 되살리면서 지금도 만족할 수 있다면 최고의 즐길거리가 아닐까?

 

 

약간은 촌스러운 그림체이지만 내용만은 만족스러워 기쁘기 한량 없는 Y 쿠쿠

 

 

 

 

 
 
 
 
Posted by Y&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