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공감/드라마#TV2014. 3. 20. 15:48

 

 

 

 

 

 

 

현재 미드 워킹데드는 4시즌 14화까지 방영된 상태인데 14화를 보고 다들 어떤 식으로든 충격을 받았을 거라 생각한다. 나도 14화를 보고 충격이 너무 커서 정신을 못차리다가 문득 워킹데드를 보면서 충격적이었던 순간들이 떠올라 '충격적인 순간 Best 4' 를 뽑아보았다.

 

아직 4시즌이 끝나지 않았고, 항상 시즌 파이널에 충격적인 장면이 나왔기에 섣부른 포스팅일 수도 있지만, (그건 따로 포스팅하면 되는 것이고) 일단 14화에서 받은 충격이 너무나 컸다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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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위 : 리지, 동생을 죽이다 (4시즌 14화)

 

 

 

 

솔직히 이 장면은 워킹데드 뿐 아니라 다른 드라마를 포함시켜 따진다해도 순위에 들 정도로 수위가 높은 충격과 공포를 주는 장면이었다. 쥐를 해부해서 벽에 못질하고, 토끼를 웃으면서 칼로 찌르고, 워커에 비정상적인 애정을 가지고, 아직 아기인 주디스의 입을 막으면서 미소짓는 등의 행동 등으로 이상하다고는 생각했지만 이 정도일 줄이야;;

 

리지가 애초에 타고난 반사회적 인격장애(사이코패스)를 타고 태어났던건지, 아니면 비정상적인 환경으로 인해 변한건지는 모르겠지만 정신적인 문제가 심각한 것만은 분명해보였다. 워커에 대한 애정이 동경으로까지 이어져 동생을 워커로 만들겠다고 칼로 찌른 리지..본인은 선의의 행동이라고 생각하기에 그 누구보다도 위험한 사람일수밖에 없다. 그래서 리지를 죽인 캐롤의 행동은 얼핏 잔인해보이지만 제대로된 치료나 격리를 기대할 수 없는 상황에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고 본다.

 

어른보다 더 잔인한 모습으로 모두에게 충격을 준 리지..어찌보면 너무나 불쌍한 아이일수도 있겠다.

 

 

 

 

2위 : 소피아가 헛간에? (2시즌 7화)

 

 

 

 

그토록 많은 사람들이 찾아헤매던 소피아가 워커가 되어 헛간에 있었다는 사실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그 당시 생존 그룹에게 소피아를 찾는 건 단순히 실종된 아이를 찾는 게 아니었다. 너무나 절망적인 현실에서 한없이 연약한 어린 여자아이가 없어지고, 그 아이를 찾는 선한 행동을 함으로써 점점 사라져가는 인간성을 붙잡을 수 있었고, 또한 아무 희망이 없던 상황에서 아이를 찾을 수 있다는 희망을 갖는 것만으로 아이를 찾는 이들에게 삶의 의지를 주었을 것이다.

 

그런 소피아가 여태까지 쭈욱 집앞 헛간에 다른 워커들과 함께 있었다는 것도 충격적인데다가 헛간의 워커를 다 처리하고 다 끝났구나 방심하던 찰나에 워커가 된 소피아가 헛간에서 걸어나오던 모습은 너무나 놀라웠기에 더욱 기억에 남는 장면이다.

 

 

 

 

3위 : 가버너, 본색을 드러내다 (3시즌 16화)

 

 

 

 

잔인무도했던 가버너지만 그래도 지 편에게만큼은 그 모습을 숨기고 살뜰하게 보이려고 노력해서 흔하디 흔한 이중인격 정도로만 생각했었다. 그런데 지 맘에 안든다고 한 편까지 마구잡이로 쏴죽이는거 보고 미친놈으로 인정~!!

또한 워낙 자제도 잘하고 머리도 잘 굴리던 놈이라 이런 모습까지 보일 줄은 몰랐기에 꽤나 충격적이었고, 그 장면 자체도 꽤나 잔인하고 충격적인 장면이었다.

 

이렇게 본색을 드러내었다가 4시즌에서 다시 차분하게 변하나 싶더니 역시나 광포한 모습(허셀 죽이기)을 보이는 것으로 그냥 원래 미친놈이라는 걸 증명한다;

 

물론 이렇게 꽤나 미친 가버너도 워커들의 세상이 오기 전에는 평범한 남편이고 아버지였다는 사실~

내가 살고 있는 이 현실에서도 제도나 법 때문에 본색이 드러나지 않았을 뿐 수많은 가버너가 존재한다. 실제로 반사회적 인격장애인 소시오패스가 10명 중 4명 꼴이라고 하니 남을 짓밟고 은근히 즐거워하는 인간들~참 많을 것이다.

 

 

 

 

4위 : 모든 인간들은 잠재적 좀비였다 (2시즌 12화)

 

 

 

 

이 장면은 좀비에게 물리거나 상처로 감염되면 좀비로 변한다는 좀비 영화의 기본 설정을 뒤틀어 신선하면서 놀랬던 장면이었다. 이미 모든 인간이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되어 있기에 어떤 방식으로든 죽으면 좀비가 된다는 건 좀비에게 물리면 좀비가 되는 감염성으로 공포를 주었던 설정보다 더 무서운 설정이 아닐 수 없다. 이 장면 이후로 좀비로 변하는 다양한 상황 연출이 가능해졌으니 이 설정을 생각해낸 사람은 진정 천재인 듯??

 

드라마 상에서 이 설정이 가장 처음 적용된 사람에 셰인이었다. 셰인은 좀비에게 물리지 않고 칼에 찔려 죽었음에도 좀비로 변해 1시즌에서 박사에게 이야기를 들어 이 사실을 알고 있었던 닉에게 확신을 주게 된다.

 

이 설정 덕분에 4시즌의 감기(?) 바이러스 사건도 굉장히 위험천만한 상황으로 변할 수 있었다. 병에 걸린 사람들은 치료해야하지만 동시에 환자들이 (치사율이 높음) 언제든지 워커로 변해 치료하던 사람을 죽일 수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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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인간이 워킹데드와 같은 상황에 처하면 더 충격적인 사건들도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더 충격적인 사건들도 얼마든지 환영(응?)하지만 하나 바램이 있다면 그래도 아직까지는 인간미가 남아있는 주인공들이 드라마를 계속 이끌어갔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뭐 그동안 정도 많이 들었고 ㅎㅎ

 

관련글 ☞ 미드 '워킹데드'의 캐릭터 분석 by Y

 

 

 

 

 

 
 
 
 

 

 

Posted by Y&S
생활공감/드라마#TV2013. 3. 29. 00:11

 

 

 

좀비를 소재로 한 미드 '워킹데드'

 

 

현재 3시즌의 마지막으로 숨가쁘게 가는 중인 워킹데드의 시즌별 감상을 말해보자면,

1시즌은 영화를 보는 것 같은 높은 퀄리티와 작은 에피소드로 알차게 꾸며져 마치 '베틀스타 갤럭티카'의 시즌 0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그만큼 인기 미드의 시작을 확실하게 알렸다고 본다.

 

2시즌은 좀비와 인간의 대결이라기보다는 생존자들에게 남아있는 좀비가 창궐하기 전의 세상에서의 가치관과 그 이후에 새롭게 요구되는 가치관 사이의 치열한 다툼을 다양한 형태로 보여준 에피소드였다. 과격한 새 가치관의 소유자였던 셰인이 죽으면서 과격함은 어느 정도 없어졌다고 본다.

 

3시즌은 이제 그룹이 자신들의 생명을 지킬 수 있는 울타리가 되어 더 잘 살아남기 위해 다른 그룹을 해치는 자들과 아닌 자들의 싸움이 부각되어 2시즌처럼 역시 좀비는 부차적인 문제로 등장한다.

물론 비중이 낮은 캐릭터는 언제라도 좀비에게 희생될 수 있으니 좀비의 무서움은 여전히 존재한다.

3시즌은 16화까지라고 하니 아직 못 본 3화가 남아있어 그 끝이 상당히 궁금하지만, 좀비로 상황이 정리될 것이라는 건 짐작할 수 있다. 그리고 좀비보다 무서운 건 인간의 탐욕이라는 걸 보여주는 악역의 가버너의 비중이 상당히 높게 나온다.

 

워낙 좀비가 소재인 영화, 드라마, 만화 등을 좋아하기에 절대로 놓칠 수 없었던 미드 '워킹데드'의 주요 캐릭터에 대한 나의 의견을 끄적거려 보겠다.

 

 

 

 

원래 공감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을수록 평범한 캐릭터가 되기 쉽다.

하지만 릭은 모든 행동이 공감이 가는 보편타당한 캐릭터임에도 상당히 매력적인 캐릭터이다. 가끔 독선적이어도 응원해주고 싶고, 미친 모습을 보여도 안타까울 뿐이고, 민폐를 끼친다 하더라도 밉지 않다.

릭은 영화로 보자면 고난과 역경을 골고루 겪으면서 성장하는 주인공에 해당하는 캐릭터이다.

인간에 대한 연민과 정의감과 카리스마를 지닌 평면적인 인물에서 가장 친했던 친구의 배신과 아내의 배신, 많은 중압감과 책임감으로 점점 본인 원래의 성격을 잃어버리고 생존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으로 변하고 있지만, 여전히 자신을 되돌아보는 현명함을 잃지 않았다.

릭이 앞으로 어떻게 변해갈지는 모르겠지만 그의 현명함을 잃지 않길 응원하고 싶은 캐릭터이다.

 

 

가버너

 

그는 가버너(주지사)라는 별칭으로 불리고 있으며 겉으론 평화로운 분위기의 마을을 통치(?)하고 있다.

그는 아무리봐도 얄미울 정도로 한결같은 모습을 보이는 전형적인 악역 캐릭터다. 워낙 일관되게 잔인하니 딸을 향한 절절한 마음조차도 동정심을 불러일으키지 못한다.

아마도 릭에 대한 동정심이 크다 보니 대결 구도에 있는 가버너가 더 미워보일 수도 있는 거겠지만, 하는 짓마다 맘에 안드니 어쩔 수 없다. 하지만, 나름 악역을 선호하는 사람들에게는 매력적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3시즌 중간까지만 해도 개과천선한다거나 뭔가 복합적인 성격을 보여 더 입체적인 캐릭터로 분해 공감대를 일으킬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지만 지금으로서는 제발 죽었으면 좋겠다는 마음만 간절한 걸 보면 '넌 그냥 나쁜 놈이야~!'

 

 

대릴

 

대릴은 '로빈 훗'이다. 일단 석궁이 주무기인 데서 비슷한 점이 있고, 약자(소녀, 아기, 힘없는 자들)에게 강한 동정심을 보이고 도와주려는 모습이 그렇고, 위험한 상황에서도 몸을 사리지 않으면서 용기있게 나서서 일을 깔끔하게 해결하는 모습이 정말 비슷하다.

대릴은 말을 아끼고 행동으로 보여주기에 보면 볼수록 완소 캐릭터다.

나도 위험한 상황이 되면 릭보다 대릴을 먼저 찾을 것 같다. 말로는 구박해도 상황은 확실하게 정리해주고 뒷처리까지 깔끔하게 해줄 것 같은 느낌이 든다ㅎ

형인 멀을 보면 저런 형 밑에 저런 된 놈(?)으로 큰 것도 기적인 듯 ;;

 

 

안드레아

 

안드레아는 인권 변호사였다는데 보면 볼수록 진화가 더딘 캐릭터다.

남들은 전부 새로운 상황에 적응하여 나름의 가치관을 새롭게 세우고 있건만, 그녀만 옛날 세상에서 살고 있는 듯 보인다.

사람들 사이에 보이지 않는 규칙이 있었던 과거에 얽매여 어떤 상황이던지 대화로 풀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라니~믿어지지 않는다. 그녀는 지금 나도 안할 생각을 하고 있다.

그녀는 희한하게도 어떤 상황에서도 의지할 수 있는 사람을 하나씩 만드는 재주가 있는데 데일과 미숀, 가버너가 그렇다. 가버너는 예외로 한다고 해도, 데일과 미숀은 진정 그녀를 위했던 사람들이었는데 그녀 스스로 그들을 중요시 여기지 않아 결국 잃어버린 경우다. 소중한 사람을 알아보지 못하고 놓치는 전형적인 바보라 할 수 있다.

물론 데일의 경우에는 안드레아를 향한 집착이 살짝~보였지만 말이다.

 

 

글렌

 

글렌은 어떤 상황에서도 영리하게 상황을 헤쳐나갈 수 있는 재간이 있는 사람이다.

초반엔 워킹데드 같은 암울한 분위기의 드라마에서 그가 나오는 장면마다 웃을 수 있어 유일하게 생동감으로 팔딱거리던 캐릭터였는데, 시즌이 진행될수록 예외없이 유쾌하고 정직하고 순수했던 그도 변해간다.

가끔은 초반의 그가 굉장히 그립다.

마음 속으로 한국인을 응원하는 맘에 '제발 죽지마~'를 계속 외치고 있는데,

아직까지 드라마의 진행을 보아 죽을 것 같진 않지만..글쎄..(제발 죽이지 말아 주세요ㅠ)

 

 

매기

 

글렌에게 푹 빠져있는 매기다. 매기에게는 가족에 대한 애정과 글렌에 대한 사랑 외에는 딱히 말할 만한 게 없다는 게 살짝 아쉽다. 동생인 베스가 독립적으로 변하는 듯한 모습이 살짝 보이는 것에 비교하면 더 아쉽다.

 

 

미숀

 

미숀의 칼질(?)을 처음 봤을 때는 워킹데드 판 킬빌을 보는 줄 알았다.

워낙 첫 등장이 카리스마 작렬이라 미숀이 말하는 모습을 봤을 때는 너무 평범해보여 깜짝 놀랐었다는;

이대로 릭의 그룹의 일원이 되었으면 하는 맘이 들게 할 정도로 맘에 드는 캐릭터지만 안드레아는 좀 떼놓고 왔으면 한다는~

 

 

 

멀은 워킹데드에서 바퀴벌레에 버금가는 생존력을 자랑한다.

나쁜 짓을 아무리 해도 대릴의 형이기 때문에 많은 부분을 용서받고 있지만, 본인은 그것도 모르는 듯하다.

미국 공식 페이지에서 다음 예고편인 듯한 장면을 보고서야 겨우 용서하려는 맘이 생겼다.

3시즌 보는 내내 했던 말 '진짜 대릴 형이라 봐준다~!'

 

 

허셸

 

3시즌에서 2시즌의 데일의 역할을 대신하고 있는 침착한 허셸 아저씨 역시 완소 캐릭터이다.

어떤 상황에서도 그룹의 리더인 릭을 지지하는 이런 사람이 한 명 정도는 있어야 하지 않을까..

게다가 백업으로서도 믿음직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목발 신세의 노인이지만 그룹에서는 소중한 일원이라고 볼 수 있다. 덤으로 허셸 아저씨는 소중한 의사(수의사이긴 하지만)이시다.

 

 

 

아버지인 릭의 모습을 점점 닮아가고 있는 칼이다.

전투력도 점점 상승하고 있지만, 아직 어리기에 그 모든 모습이 결국엔 안쓰러운 캐릭터이다.

'소피아는 아직 살아있을 거예요'라고 순수하게 말할 수 있었던 그때의 모습으로는 다시는 못 돌아가겠지..

 

 

 

아래는 이미 고인이 되어버렸지만 나름 비중있던 캐릭터들이다.

 

로라

 

로라는 워킹데드 최고의 민폐 캐릭터다.

3시즌에서 릭과 칼에게 외면당하고, 아이를 살리고 죽는 위대한 어머니의 모습을 보였지만 아직도 용서가 안된다.

사실 2시즌의 모든 갈등은 그녀가 시작하고, 조종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게다가 죽고 나서도 릭에게 나타나 민폐를 끼치고 있다는;;

로라가 남편이 죽었다고 생각해서 셰인과 만난 것까지는 어찌어찌 억지로 이해한다손 쳐도, 그 후에 두 남자 사이에서 끊임없이 갈등을 고조시키는 기술은 아무리 생각해도 최고였지 싶다.

 

 

셰인

 

셰인은 '남자는 단순해~!'라고 말할 때 모델로 삼아도 될 정도로 단순하기 그지없는 캐릭터다.

게다가 본능에 충실하고, 한번 마음 먹은건 끝까지 밀어붙이는 남자다.

하지만 이런 남자의 장점인 의리는 어디다 팔아먹은지 오래인데다가 비겁하고 비열하기까지 하다.

결국 머리나 침착함에서 앞서는 릭에게 거꾸로 당하는 굴욕을 당하고 죽어버린다.

 

 

데릴

 

데릴은 워킹데드를 통털어 죽음이 가장 안타까웠던 캐릭터다.

나이에 어울리지 않게 안드레아에게 집착하는 면이 있긴 했지만, 그의 성격상 큰 문제는 없었을 것이고, 그가 없어짐으로 인해서 사라진 많은 미덕들과 셰인의 본성을 제일 먼저 알아챈 눈치가 더 아쉬울 뿐이다.

항상 최선을 찾으려 노력했던 모습들은 마치 워킹데드에서 결국 사라져버린 이전 세상의 가치관의 대표자처럼 보이게 했었다. 그가 살아있었다면 지금의 워킹데드의 전개는 많은 면에서 달라졌을 것이다.

 

 

 

주요 캐릭터에 대한 이야기를 마무리하면서...

워킹데드는 아직까지는 전체적으로 별 불만 없이 볼 수 있는 소중한 드라마다. 그래서 바라는게 하나 있다면 지금의 분위기를 계속 이어져가줬음 하는 점이다. 내용이 산으로 가버려 초반 시즌과 후반 시즌의 분위기가 따로 노는 건 정말이지 노노~ 비추다. 이런식으로 전개되어 망해버린 미드를 많이 봤기에 애정하는 미드인만큼 안그러길 진심으로 바란다.

 

관련글 ☞ [미드] 워킹데드 1~4시즌 가장 충격적인 순간들 (스포있음) by Y

 

 

 

 
 
 
 

 

 

Posted by Y&S

 

 

 

나는 좀비영화를 좋아한다.
뭐 매니아 이런것까진 아니더라도 가끔 좀비영화를 찾아서 볼 정도니까 일반인보단 좀 더 좋아한다.

 

 

어느날 갑자기 세상은 미쳐있고, 안전하다고 믿었던곳이 안전하지 않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친구가...가족이 나만두고 언제 어떻게 위험에 처해 죽을지 모른다.
그들이 좀비에게 당해 죽었을 때 그 슬픔을 비통해하기도 전에 그들은 내가 사랑했던 모습으로 되살아나

나를 죽이려한다.
내가 살려면 그런 그들을 죽이고 도망치고 또 도망쳐야 한다.

완벽히 안전한곳은 없고 인간에게 필요한 물과 식량,

차를 탄다면 휘발유를 구하기 위해 온갖 위험이 도사리는 곳에서 끊임없이 움직여야 한다.
가장 큰 공포는 이것이 언제 끝날지 모른다는 것. 기약이 없다는 것이다.

 

이것만큼 인간에게 근원적인 공포를 제공하는 재료가 있을까?

 

좀비영화의 기본적인 재료는 똑같다.
거기에 약간의 스토리를 넣고 (왜 좀비들이 생겨났는가하는 이유라도 보여주면 다행이다.)
사회적 동물이라는 인간이 극한의 공포에서 어떻게 반응하며, 이런상황이라면 당신은 어떻게 살아가겠는가라는

물음을 던져준다.

 

물론 영화라는것을, 가상세계라는 걸 알기때문에 나는 실제로 안전한곳에서 화면을 통해

내가 저런상황이라면 어떨까를 잠깐동안 상상하며 그 스릴을 만끽하는 것이다.

 

아마 좀비영화를 즐기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러지 않을까?
그렇기때문에 식상한 재료임에도 좀비물이라는 독특한 장르가 하나로 자리매김하여

꾸준히 제작되고 있는게 아닌가 싶다.

 

각설하고 난 이런 수많은 좀비물중에서 가장 인상깊은 장면은 주인공이 운이 좋은건지 나쁜건지

정신을 잃었다 깨어나보니 세상이 온통 좀비천지가 되있더라...는 상황이다.

세상이 왜 갑자기 이렇게 된건지, 가족이나 친구, 사랑하는 사람이 어떻게 됐는지도 알지못한채

세상에 마치 나 혼자만 남겨진듯한 상황.

(물론 이런상황이 되기 전 왜 이렇게 되었는지를 관객에게 먼저 살짝 보여주지만 주인공은 모른다.)

이때 주인공이 느낄 상실감과 허탈감.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것인지에 대한 불안감이 와닫으면서도

화면밖의 관객으로서 내가 저입장이 아니라는 묘한 안도감과 함께 

주인공이 좀비라는 존재와 어떻게 첫대면을 하고 이해할것인지

이미 그들을 알고있는 3자의 입장에서 호기심 가득 지켜보게 되는 것이다.

 

 

 

신기하게도 이런 장면이 삽입됐던 좀비영화는 전부 대박났다.
유명하기 때문에 내가 알고있는 건지도 모르겠으나

꽤 많은 좀비영화를 봤음에도 이런 장면이 뚜렷하게 기억나는건 세 작품밖에 없다.


그럼 '이장면 어디서 봤는데...'라고 생각되는 세 영화를 비교해 보자.

 

 

 

1.28일후 (28Days Later...)-2002년 작


좀비영화를 거론하면 [새벽의 저주]와 함께 가장 먼저 빼놓을 수 없는 영화.
좀비가 느리게 걷는게 아닌 달리는 좀비라는 최초의 설정으로 더욱 긴장감을 느끼게 했지만

이 작품은 좀비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는걸 절실히 보여주는 영화이다.
이러한 인간성에 좀 더 초점을 맞춘탓인지 분위기 자체도 어둡고 침체되어있으며

후반부로갈수록 좀비영화 특유의 긴장감이 살짝 떨어지는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앞 부분은 매우 임팩트가 크다.

카메라는 소름끼치도록 고요한 도시의 풍경과 세상에 홀로 남겨진듯한 주인공의 모습을

매우 신중히 따라다니며 여러각도에서 잡아낸다.
특히나 장소가 바뀔때마다 주인공이 보이지도 않을만큼 아주 먼 거리에서 보여주며

세상에 그 밖에 없다는걸 부각시키는데

이 7~8분 정도의 장면이 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만들어내는데 크게 기여하지 않았나 싶다.


나는 기억력이 별로 좋지 않은탓에 수 많은 좀비 영화를 보고나면 일주일만 지나도 내용이 가물가물하다.

대부분의 좀비영화가 스토리보다는 좀비에게 쫒고 쫒기는 스릴만을 위한 B급영화이기도 하지만
어떤 장면이든 거의 비슷한 느낌이기때문에 크게 임팩트가 남지 않는다는 것인데

10년이 지나도 정확히 기억에 남아있는 장면이 있다면

[새벽의 저주]에서 온통 좀비로 둘러싸인 쇼핑몰에서 여유롭게 유흥을 즐기며 지내던 사람들의 모습과

바로 이 [28일후]의 주인공 남자가 홀로 방황하는 장면이다.

 

 

거의 숨은그림찾기처럼 주인공의 모습이 잘 안보일정도로 멀리 촬영된게 많다.

 

 

 

2.레지던트이블1,2 (Resident Evil)-2002년,2004년 작


아마 보지않은 사람이 거의 없을정도로 좀비영화를 가장 대중적으로 만든 영화가 아닌가 싶다.

게임을 원작으로 해서인지 스토리도 탄탄하고 화려한 액션과 볼거리가 풍부한 이 영화는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좀비라는 주제를 벗어나 내용이 점점 산으로 간다는것만 빼면 상당히 볼만한 영화이다.

(3편 이후부터는 좀비에 대한 특유의 긴장감보다는 그냥 좀비가 출현하는 액션영화;;)

어쨌든 앨리스라는 주인공이 1편과 2편 둘다 사건이 벌어진 후 깨어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1편의 첫부분은 아직은 세상에 바이러스가 퍼지지 않은 비밀지하연구센터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펼쳐지는거라

성격이 좀 다를수도 있지만

집 자체가 도심과 떨어진 외딴곳이고 세상과 연결되는 장면없이 영화배경이 오로지 집과 지하연구실이며

이미 사건이 벌어지고 그곳을 아무것도 모른채 탐험해야 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비슷한 느낌이 들기 때문에

집어넣었다. (집에서 정신을 잃었다 아무것도 모른채 깨어나는 이장면은 속편에서 종종 떡밥을 던지는 용도로 사용된다.)
또한 모든일이 잘 마무리 되었다고 믿었던 영화의 마지막에

깨어나보니 좀비세상이 되어버린 장면은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게다가 시각적으로 점점 멀어지며 폐허가 되다시피한 도시를 상당히 효과적으로 보여주지 않았나 싶다.
28일후가 정적인 느낌이라면 레지던트이블은 좀더 역동적이랄까...

 

하지만 1편 마지막에서 한껏 기대감을 가지게한것과 다르게 실제로 제작된 2편은

한 도시가 폐쇄되고 그 안에서 탈출하기 위한 내용을 다룬것으로 1편에서 보여주었던 장면을 그대로 사용하고도

직후 너무도 많은 사람을 출현시켜서인지 그 특유의 긴장감이 전혀 느껴지지 않아 실망이 컸다.
그냥 1편을 못 본 관객을 위해 예의상 나온듯한 장면이랄까... 

 

 

 

1편 앞부분

 

 

 

 

1편 마지막부분 

 

 

 

 

2편 연결부분(앨리스의 얼굴이 나오기 전까진 똑같다)

 

 

 

 

3.워킹데드(The Walking Dead)-2010년


영화가 아닌 미국 드라마이지만 충분히 영화의 시각적효과와

드라마라서 풀어낼수있는 디테일한 스토리는

좀비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아니더라도 그 매력에 충분히 빠지게 만들었다.

대부분의 좀비영화들이 그렇듯 스케일이 커질수록 마무리를 맺기 힘들다.

이미 좀비세상이 되어버린곳에서 희망을 찾아 돌아다니는 사람들에게 그 희망을 살짝 보여주거나(28일후)

우여곡절끝에 희망에 다가섰더니 아니였거나(새벽의저주).
영화의 짧은 시간제한상 그 이후의 상황은 관객의 상상력에 대부분 맡겨버리지만

워킹데드는 그렇게 되어버린 세상에서

인간이 어떻게 희망을 갖고 삶의 터전을 만들어갈것인지 좀더 현실적으로 접근한다.  

이 드라마 역시 시작은 릭이라는 경관이 총을 맞고 병원에 입원했다가 깨어났더니 나만빼고 온 세상이 변해있더라...에서 시작된다.
28일후와 매우 흡사한 모티브지만 분위기는 다르달까...

 

묘하게 침착해보여 이질감을 느끼게 했던 [28일후]의 '짐'과 달리 '릭'에게서는 현 상황의 당혹감이라든가

찾을 가족에 대한 그리움같은 감정이 좀더 충실히 겉으로 드러난다.

 

 

 

내가 본 순서대로 나열해보자면 28일후->레지던트이블1->워킹데드였다.

난 당연히 [레지던트이블]이 [28일후]를 모방한줄 알았다. 레지던트이블이 훨씬 현대적인 느낌이 드니까...
근데 알고보니 둘다 2002년 제작된 작품인걸 보면 참으로 교묘한 우연이라 해야 할지...

어쨌든 설정만 비슷하지 표현해낸 방식이 다르고 주는 느낌 또한 다르다.

 

 

마지막으로 항상 보면서 의문이였던건 이 장면들 어디까지가 실제 촬영이고 어디까지가 그래픽인걸까?

(도시를 전부 저렇게 해놓을수는 없는 일이니...)

 

근데 그게 모 중요하다고 나도 참 별 시덥잖은 생각을 하고 사는구나 -_-;;

 

 

 

 

 
 
 
 
Posted by Y&S